“경찰 성과주의가 인권침해 원인…경찰노조 설립 허용해야”

      2017.07.24 16:01   수정 : 2017.07.24 16:01기사원문
경찰의 지나친 성과주의, 실적주의가 인권침해의 근본 원인이라는 내부 비판이 제기됐다. 일선 경찰관들은 경찰노동조합 설립만이 인권침해를 해소할 수 있는 유일한 해법이라고 입을 모았다.

24일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에서 열린 경찰개혁위원회와 ‘폴네띠앙’(polnetian) 간 간담회에서 일선 경찰관들은 “실적주의로 인한 경찰 내부의 인권침해가 결국 시민의 인권을 침해하는 가장 큰 문제”라고 지적했다.

폴네띠앙은 일선 경찰관 온라인모임으로, 지난 2000년 7월 설립 이후 경찰 내부에서 개혁적인 목소리를 내왔다.

폴네띠앙 회원 양모 경정은 “성과주의로 인해 실적을 점수화하고 있는데 지역마다 다른 치안환경을 고려하지 않은 지표가 문제”라며 “예를 들어 점수로 인정되는 범인 검거율을 높이기 위해 범죄라고 볼 수 없는 사소한 행위들을 입건하고 범죄자로 만드는 경우가 있고 교통단속 실적에만 치중해 단속 건수만 채우면 할 일을 다 했다는 생각에 정작 필요한 곳에 치안력을 집중하지 않고 나머지 경찰활동은 무시되는 경우도 있다”고 꼬집었다.


양 경정은 “경찰 내부에서는 감찰조직이나 상급자의 직원들에 대한 인권침해 문제도 있다”며 “실적주의에 대해 비판하면 파면이 되기도 하는 등 억울한 이유로 징계나 불이익을 받는 경우가 굉장히 많은데 내부적으로 인권침해를 받다 보면 시민을 대하는 경찰의 인권의식도 낮아질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폴네띠앙은 경찰노조 설립을 해결책으로 제시했다. 성과 지표 및 기준 등을 만들 경우나 징계위원회가 회부될 경우에 노조가 참여해 내부 인권침해 요소를 제거해야 한다는 것이다.

양 경정은 “무엇보다도 경찰노조 설립을 허용해야 한다”며 “노조를 허용하면 지휘관의 일방적, 편파적 부당함이 상당부분 줄어들 수 있어 감찰조직 개혁에도 큰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역설했다.

또 다른 폴네띠앙 회원 이모 경장은 “실적주의가 좋은 면도 있지만 일선에서는 열심히 했는데도 실적을 인정받지 못해 억울하고 사기가 떨어지는 경우도 있다”며 “노조 등 정식으로 문제를 제기하고 시정을 요청하는 창구가 분명히 있어야 한다”고 요구했다.


이 경장은 “내부 인권이 중요한줄 알아야 타인의 인권도 소중한줄 안다”며 “성과주의가 제대로 잘 평가되지 않는 것에 대해서 말할 수 있는 이른바 내부 갑질을 바꿀 수 있는 제도 마련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jun@fnnews.com 박준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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