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워있는 사랑니가 네 개 난 환자…지옥을 체험할 '발치' 어쩌나
2017.07.27 10:32
수정 : 2017.07.27 10:32기사원문
사랑니는 사람에 따라 상하좌우에 각각 1개씩 나는데 4개 모두 정상적으로 나는 사람은 극히 드물다. 인류가 진화하면서 턱뼈와 이 사이에 공간이 충분하지 않아 눕거나 매복되어 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 가장 극단적 사례… 누워있는 사랑니가 네 개나?
최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올라온 사진이 네티즌들의 눈길을 끌고 있다. 이 네티즌이 올린 사진은 사람의 입 정면 엑스레이로 치열 구조를 엿볼 수 있다. 이 사진을 살펴보면 옆으로 누운 사랑니가 한두 개도 아닌 양쪽 각각 두 개씩 총 네 개의 사랑니가 난 걸 볼 수 있다.
이 사진을 본 네티즌들은 "전생에 무슨 잘못을 했지?", "사진만 봐도 아프다"라며 대체로 충격을 금치 못하는 반응이다.
한 네티즌은 자신이 비슷한 일을 겪었다면서 "동네병원갔더니 사랑니도 문제지만 함치성 낭종이 있다고 해 대학병원으로 옮길 것을 권유받았다. 그리고 3개월 정도 기다리다 전신마취를 하고 수술했으며 3~4일 정도 입원했다. 낭종 제거하면서 신경을 긁어내기에 약간 턱 쪽에 마비도 있었다"라고 자신의 경험을 남겼다. 치과 진료라 하기엔 매우 큰 수술임이 짐작 간다.
확인 결과 해당 사진은 2014년 4월 미국 온타리오주의 한 치과병원이 운영하는 홈페이지에 올라온 사진으로 밝혀졌다.
이 사진의 주인공은 당시 19세 미국 여성으로 병원은 환자의 사랑니가 옆으로 누운 상태로 병원을 찾아왔다고 전했다. 이 여성은 어금니와 사랑니 사이에 음식물 찌꺼기가 매우 많이 껴 불평을 하고 있었으며 이미 염증이 유발해 큰 고통을 호소했다고 적었다.
서울 모 치과 김동환 원장은 이 사진을 보며 "이런 모습은 처음 본다"라며 운을 뗐다. 이어 "보기엔 이상해 보일지라도 치아가 있어야 할 자리에 났다. 하지만 위로 솟아야 할 치아가 네 개나 옆으로 누운 흔치 않은 사례"라고 소견을 남겼다.
그러면서 "다만 밥 먹고 사는데는 문제가 없다. 어금니(6번 치아)가 있으니 생활에 큰 지장은 없을 것으로 보이지만 장기적으로 사랑니가 옆을 밀면서 치열이 어긋날 수 있어 하나는 발치를 하고 하나는 교정을 통해 바로 세울 수 있다"고 권고했다.
■ 사랑니, 뽑아야 하나 말아야 하나?
사랑니의 발치는 구강악안면외과 영역에서 가장 흔한 술식 중 하나로 꼽힌다. 하지만 치료 빈도나 의학적 발치 술식의 발달과는 별개로 최근 20년 동안 증상이 없는 매복치를 발치하는 것이 옳으냐 하는 문제는 여전히 논란거리로 남아있다.
사랑니는 제3대구치라고도 불린다. 대한구강악안면외과학회가 2013년 한 해 동안 연세대학교 치과대학병원 구강악안면외과에서 발치한 하악 제3대구치를 대상으로 한 조사에 따르면 발치한 총 치아의 수는 557개였으며 환자 수는 362명, 평균 나이는 31.48±12.23세였다. 연령별 분포에서는 20대가 전체의 54.2%를 차지하였으며, 그 뒤로는 30대, 40대, 10대의 순서로 발치 빈도가 높았다
사랑니의 가장 빈발한 진단명은 치관주위염으로 전체 54.6%를 차지했으며 치아우식증 및 치주염도 각각 10.2%와 2.3%로 나타났다. 특별한 병명이 없는 경우에도 발치한 비율은 30.5%나 됐다.
대게 사랑니는 똑바로 나지 못하고 비딱하게 올라오는 경우가 많다. 제대로 나왔다 하더라도 가장 뒤쪽에 있다 보니 관리하는 것이 쉽지 않다. 그래서 충치가 잘 생기고 잇몸이 부어 통증을 유발한다. 더욱이 이웃하고 있는 치아에 손상을 입힐 수도 있다. 때문에 당장에 특별한 질환이 없는 경우라도 앞으로 생길지 모를 손상에 대비해 발치를 하는 경우가 이에 해당한다.
전문가들은 사랑니가 올바른 양치질과 제대로 관리만 된다면 유용한 치아임에 틀림없지만 아프고 불편하기 전 가까운 치과로 방문해 검진과 상담을 받고 의사의 진단을 받는 걸 조언했다.
demiana@fnnews.com 정용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