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세 2배로 껑충...학원가, 여름방학 특강생 폭주로 원룸 전쟁
2017.08.01 15:58
수정 : 2017.08.01 15:58기사원문
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여름방학이 시작되자 학생들이 대치동과 강남역 어학원으로 몰리고 있다.
■줄 잇는 해외 한인유학생
SAT나 토플 등 미국대학입학시험을 준비하는 학원은 귀국한 해외 한인유학생들로 문전성시를 이룬다. 강남 A학원 관계자는 "6월 중순부터 일찍 방학을 맞은 해외 한인유학생이 몰려든다"며 "현재 학습정원 절반 이상이 해외 한인유학생"이라고 전했다. 인도에서 생활하는 선교사 부부 아들 윤모군(18)도 이중 하나다. 윤군은 미국대학 진학을 위해 매일 아침 8시부터 오후 1시까지 'SAT 시험대비 6주 특강'을 듣고 있다. 윤군은 "겨울방학에도 SAT 수업을 들으러 이 학원에 올 것 같다"고 말했다.
베이징에서 유학하는 손모씨(21.여)는 여름방학 특강을 듣기 위해 지난 6월 강남지역 어학원에 등록했다. 미국 교환학생을 준비중이라는 손씨가 따야 하는 자격증은 '토플'. 손씨는 "부모님은 중국 선전(深玔)에 계시지만 한국 영어교육이 더 체계적이라는 생각이 들어서 혼자 귀국했다"며 "학원 근처에 머물 방을 얻어 토플공부에 집중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처럼 한국에 거주지가 없는 한인유학생들은 귀국 후 특강기간 머물 수 있는 방을 찾기 위해 부동산 중개업소로 향한다. 그렇다보니 대치동 학원가 일대 중개업소는 분주해진다. 대치동 B부동산 이모씨(59)는 "4월이면 이미 예약이 마감될 정도로 1~3개월 단기매물 거래량이 많다"며 "6~8월동안은 이 일대에 나오는 방이 아예 없다"고 설명했다.
이 때문에 임대료가 2배 가까이 치솟기도 한다. C부동산 양모씨(57)는 "평소 80만원선이던 원룸 월세가 이 시기에는 150만원까지 오른다"며 "요즘은 특강시즌을 노려 단기매물만 거래하는 주인도 늘고 있다"고 전했다.
단기매물 월세가 껑충 뛰어오르자 여건이 안 되는 학생들은 인근 고시원으로 발길을 돌린다. 이마저 한 발 늦으면 공실을 찾기 어렵거나 비싼 돈을 내고 입주해야 한다. 강남 D리빙텔 사장은 "지금은 학원가 수요가 많아 성수기"라며 "싼 방은 다 나갔고 50만원 짜리 방 하나 남아있다"고 설명했다. 강남 E고시원은 "8월 중순 방이 여러 개 나오는데 그 때 다시 오라"고 말하기도 했다.
■커피전문점, 식당 등 특수 톡톡
적게는 주 3회 하루 5시간, 많게는 주6회 하루 9시간 진행되는 여름방학 특강이 성황을 이루자 주변 상권도 덩달아 특수를 누리고 있다. 강남 유명 어학원 뒤편에 자리잡은 한 식당은 학원 수강증을 제시하면 할인해주는 행사를 통해 특수를 톡톡히 누리고 있다. 업주 김모씨(48)는 "6~7월동안 매출이 20% 올랐다"며 "방학 때 일할 단기 알바도 1명 더 뽑았다"고 말했다.
학원가 일대 카페 역시 마찬가지다. 대치동 학원가에 위치한 한 카페는 교재를 들고 있는 학생들로 붐벼 공석이 보이지 않았다. 알바생 송모씨(22.여)는 "5~6월에는 한가한 때도 있었는데 요즘은 손님 받느라 항상 바쁘다. 방학이어서 학원 다니는 학생들이 늘어 그런 것 같다"고 전했다. 시계가 낮 12시 40분을 가리키자 송씨는 "곧 학생들이 마치고 쏟아져 나오는 시간이어서 미리 빵을 채우러 가야 한다"며 바구니에 빵을 담고 나르기 시작했다.
kua@fnnews.com 김유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