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그선
2017.07.31 17:25
수정 : 2017.07.31 17:25기사원문
1~5m 물 위를 나는 배를 위그선이라 한다. 영어 'Wing in Ground effect ship'의 약어다. 지면이나 수면 가까이 새가 날 때 날개가 양력(揚力)을 높여주는 '지면효과' 덕분에 적은 에너지로 멀리 날 수 있는 원리를 응용한 것이다. 위그선 개발은 이미 1920년대 핀란드 등에서 시작됐으나 1960년대 소련의 기술자 로티슬라프 알렉세이예프에 의해 본격화됐다. 그러나 소비에트 체제 붕괴 이후 러시아의 위그선 투자는 크게 위축됐다.
위그선은 항공기와 배의 장점을 모두 갖춘 미래형 운송수단이다. 기존 고속선보다 3배 이상 빠른 시속 200㎞로 달리면서도 요금은 항공기보다 훨씬 싸게 책정할 수 있다. 독일.미국.중국.호주 등 여러나라가 위그선 개발에 열을 올리는 이유다. 우리나라도 1993년 러시아와 기술교류를 통해 위그선 개발에 나선 이래 1996년 한국기계연구원이 1인승 시제품 '갈매기 1호'의 시운전에 성공했고 2001년에는 4인용 위그선을 개발했다.
국산 위그선이 내년 하반기부터 울릉~포항, 울릉~부산 광안리를 오갈 예정이라고 한다. 8인승 M-80 제조업체인 아론비행선박산업이 위그선 운영업체인 울릉도 위그코리아와 공급계약을 맺었다. 위그선은 여객선으로 3시간 이상 걸리는 울릉~포항을 1시간 10분, 울릉~부산 광안리를 1시간30분에 주파한다. 요금은 울릉~포항 편도 기준 15만원으로 잠정 결정됐다.
위그선은 누가 빨리 상용화하느냐의 싸움이다. 싱가포르는 최근 세계 최초로 위그선을 상업용 선박으로 등록했다. 우리나라에선 상용화가 2010년부터 추진돼 왔지만 법적 근거 등 관련 제도의 미비와 안전 문제로 번번이 미뤄졌다. 이번에는 상업용 운항이 성공했으면 좋겠다.
ljhoon@fnnews.com이재훈 논설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