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기불황 조선업계 '빈주머니 여름휴가'
2017.07.31 18:19
수정 : 2017.07.31 21:32기사원문
장기 불황속에 빠진 조선업체들이 휴가비와 성과급 등을 제대로 받지 못하는 우울한 여름휴가에 이번주부터 들어갔다. 장기 수주불황속에서 10년전 호황기때 누렸던 성과급은 찾아 볼 수 없다.
다만 일감이 없기때문에 연휴기간은 최장 19일까지 늘어나는 빈 주머니 장기 여름휴가에 들어가게 됐다.
7월 31일 조선업계에 따르면 현대중공업은 지난해부터 진행된 임단협이 타결되지 못해 올해 성과급을 받지 못했고, 대우조선해양과 삼성중공업은 성과급또는 여름휴가비조차 2년째 책정되지 못했다.
각 조선사들은 직원 개인 연.월차를 소진해 광복절까지 연이어 쉬는 최장 19일의 최장기 여름휴가를 보내게 된다. 상반기에 수주가 일시 회복되는 듯 했지만, 턱없이 부족한 '수주 가뭄'으로 인해 장기 휴가자가 적지 않다. 현대중공업은 7월 31일부터 8월10일까지가 공식 여름휴가 기간이다. 그렇지만 다수의 직원이 8월 11일과 14일에 연.월차 휴가를 내 광복절까지 휴가를 보내게 된다. 회사에서도 일감이 없는 상황인 점을 감안해 개별적으로 연.월차를 적극 소진하라고 권장하고 있다. 올해 임금협상을 아직 타결하지 못해 예년처럼 휴가 전에 격려금을 받지 못했다. 현대중공업은 지난해부터 이어진 임단협 교섭이 2년째 해결되지 못했다. 현대중공업 관계자는 "휴가비는 나왔지만, 임단협 타결 격려금이 나오지 못했다"고 말했다. 현대중공업은 호황기 시절에는 최고 1000여만원의 성과급, 격려금 등을 받기도 했다.
대우조선해양과 삼성중공업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에도 별다른 성과급이 책정되지 못했다. 현대중공업보다 수주 환경이 더 나쁜 것이 주된 요인이다. 대우조선해양은 7월 31일부터 8월 11일까지 2주간 하기 집중휴가에 들어간다.
대우조선해양 관계자는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이번에도 성과급, 격려금이 없다"면서 "다만 휴가비는 연봉에 포함돼 지급됐다"고 전했다.
여름휴가와 별도로 대우조선해양은 조선 대형 3사 중 처음으로 사무직종의 무급 순환휴직을 올해부터 실시중이다.
올해부터 전 임직원이 한 달씩 무급 순환휴직을 실시하기 위해, 임직원들의 동의서를 받고 희망하는 휴직 기간도 제출토록 했다.
삼성중공업은 8월7일부터 11일까지 일주간의 휴가가 예정돼 있다. 회사 관계자는 "공식적인 휴가기간은 일주일이며, 올해도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휴가비는 없을 것 같다"고 밝혔다.
휴가자들의 마음도 편치만은 않다. 올해 하반기에 대대적인 구조조정이 예정돼 있기 때문이다.
현대중공업 군산조선소는 지난달에 이미 가동을 중단해 대량 실직사태에 봉착했으며, 하반기까지 재가동을 장담하지 못한다. 대우조선해양은 조선 3사중 가장 늦은 자구 이행률을 하반기에 바짝 끌어올려야 한다.
삼성중공업은 내년까지 약 5000명 수준의 인원을 감축해야 한다. 지난해 희망퇴직으로 회사를 떠난 인력은 1500명이다. 올해 희망퇴직 규모도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중소.중견조선소들의 상황은 더 좋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현대중공업 군산조선소 협력사들은 사실상 폐업을 준비해야 할 실정이다. 성동조선해양은 2주간 휴가에 들어가지만 이 가운데 1주만 유급휴가로 처리한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