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 '검색시대' 가고 '추천시대' 왔다
2017.08.09 18:37
수정 : 2017.08.09 18:37기사원문
검색의 시대가 가고 추천의 시대가 왔다. 국내 대표 인터넷기업들이 인공지능(AI) 기반 개인 맞춤 추천 서비스를 잇따라 선보이면서, 필요한 정보를 쉽게 찾기 위해 검색하던 기존 인터넷 모바일 활용 문화가 AI 추천 서비스로 빠르게 전환되고 있는 것이다.
'추천의 시대'가 열리면서 각 인터넷 업체들이 보유한 데이터를 가공하는 기술이 새로운 유망산업으로 부상하고 있다.
이 때문에 네이버나 카카오 등 주요 인터넷 업체들은 AI 기반 서비스를 확대하면서 데이터 분석과 데이터 과학 전문인력 확충에 열을 올리고 있다. 확보해 놓은 데이터를 개인 사용자에 맞춰 선별, 가공, 분석할 수 있는 능력이 결국 서비스의 경쟁력을 좌우하기 때문에 데이터 관리와 분석 전문 인재 모시기가 사업의 핵심이 되고 있는 것이다.
■네이버, 디스코.에어스로 '취향저격'
9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네이버와 카카오 등 주요 인터넷 업체들은 잇따라 AI 추천 서비스를 선보이고 있다. 가장 대표적인 서비스는 네이버의 '디스코'다. '디스코'는 이용자들의 관심주제에 맞는 콘텐츠를 추천해주는 애플리케이션(앱)이다.
'디스코'는 이용자가 관심주제를 설정하고 해당 주제에 속하는 콘텐츠에 대해 '좋아'나 '싫어' 같은 피드백을 제공하면 스스로 이용자의 취향을 학습해 관심이 있을만한 콘텐츠를 추천해준다. 이용자의 사용량이 많으면 많을수록 더욱 고도화된 추천이 가능하다는 것이 네이버 측의 설명이다.
이 외에도 네이버는 AI 기반 추천 서비스를 기존 서비스와 접목하는 작업도 진행중이다. 네이버의 에어스(AiRS)는 모바일 네이버 이용자들이 관심있을만한 뉴스를 개인 특성에 따라 제공하는 서비스다.
■카카오도 '루빅스'.'토로스'로 맞춤 서비스 고도화
카카오도 AI를 접목한 서비스를 선보이고 있다. 뉴스 추천 기능은 '루빅스', 콘텐츠 추천 기능은 '토로스'라고 불린다. 루빅스는 이용자의 뉴스 소비 패턴을 분석한 뒤 개인에 최적화된 뉴스를 보여준다. 포털 다음의 첫 화면에 루빅스가 적용된 맞춤 뉴스가 보여지는 것이다.
'토로스'는 이용자의 콘텐츠 취향을 파악해 맞춤 콘텐츠를 추천해주는 기능이다. 카카오페이지, 다음웹툰, 카카오TV 등에 적용돼 있다. '토로스'는 이용자가 이용한 콘텐츠를 파악한 뒤 이 콘텐츠를 즐긴 다른 사용자가 어떤 콘텐츠를 이용했는지를 분석, 이용자에게 새로운 콘텐츠를 추천해준다.
해외 기업 가운데 추천 서비스를 가장 잘 활용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 기업은 넷플릭스다. 동영상 서비스 넷플릭스는 이용자가 영상을 보면 그 취향을 분석, 이용자가 좋아할만한 동영상을 추천하다. 단순히 어떤 영상을 봤는지만 분석하는 것이 아니라 어디까지 영상을 봤는지, 언제 영상을 보는지, 영상의 평점은 어떻게 주는지 등 세분화된 분석 기법을 적용하는 것으로 알려져 잇다.
■데이터 확보는 기본, 가공.분석 능력이 경쟁력
추천 서비스가 속속 등장하면서 인터넷 기업들의 성패는 얼마나 정확하게 이용자들의 취향에 맞는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느냐가 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기존 검색의 시대에는 많은 정보를 확보하는 것이 경쟁력이었다면 이제는 오히려 많은 정보는 도움이 되지 않는 다는 분석도 나온다. 많은 것보다 특정 개인에게 맞는 정보를 제대로 분석하는 것이 경쟁력이라는 것이다.
특히 데이터의 중요성도 강조되고 있다. 이용자의 성향을 파악하기 위해서는 그 이용자에 대한 데이터를 많이 확보해야 하고, 확보한 데이터를 잘 가공하고 분석하는 능력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인터넷 기업들이 추천 서비스를 앞다퉈 제공하는 것도 결국 이용자들이 이 서비스를 많이 활용해야 더 정확한 맞춤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업계 한 전문가는 "4차 산업혁명의 원유라고 불리는 데이터를 확보하는 것 만큼이나 데이터를 어떻게 가공하고 분석하느냐가 기업의 성패를 좌우하게 될 것"이라며 "최근 주요 IT 기업들이 빅데이터 전문가, AI 고급 인력 영입을 위해 거액을 투자하고 기술 고도화에 나서는 것도 결국 데이터 분석 능력을 확보하기 위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jjoony@fnnews.com 허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