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텔도 '자율주행車 시장' 출사표

      2017.08.10 18:28   수정 : 2017.08.10 22:02기사원문

세계적인 자율주행차 개발 경쟁을 지켜만보던 인텔이 업계 핵심 기술을 보유한 기업을 사들이면서 본격적으로 경쟁에 합류했다. 강력한 반도체 기술을 갖춘 인텔은 올해말까지 그동안 경쟁자들이 선보였던 어설픈 수준이 아닌 '완전 자율주행차'를 만들겠다고 선언했다.

비즈니스인사이더 등 외신들에 따르면 인텔은 9일(이하 현지시간) 성명을 내고 앞으로 100대의 자율주행차를 제작할 예정이며 첫 시제차량이 올해 안에 도로주행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인텔은 '4단계'에 해당하는 자율주행차를 제작한다고 예고했다.

■완전 자율주행차로 업계 주도권 노려

미국 도로교통안전국(NHTSA)은 지난 2013년에 향후 정책 결정을 위해 자율주행차의 수준을 정의하는 기준을 발표했다. NHTSA는 자율주행차를 0~4단계까지 5가지로 나눴는데 0단계는 가속, 브레이크, 조향, 기타 구동기능을 포함하는 자동차의 필수 통제기능을 모두 사람이 조작하는 단계다. 1단계는 이 가운데 1가지 이상이 자동화된 수준으로 크루즈 컨트롤 같은 기능이 포함된 일반 자동차들이 여기 속한다. 2단계는 최소 2가지 통제기능이 자동화된 단계다.
3단계는 특정 상황에서 운전자가 차량의 통제권을 완전히 자동화 시스템에 넘길 수 있는 수준을 말하며 여기서부터 정책상 '자율주행차'로 구분된다. 4단계는 좀 더 발전된 형태로 출발부터 도착까지 자동차가 주행환경 및 모든 안전과 관련된 주행 기능을 스스로 통제할 수 있는 완전 자율주행차로 분류된다.

NHTSA의 기준을 적용하면 지금 일반 도로를 운행 중인 상용차 가운데 자율주행차는 없다고 봐야한다. 미 테슬라는 2015년 10월 모델S에 '오토파일럿'기능을 장착하면서 자율주행차를 세계 최초로 상용화했다고 주장했지만 해당 기능은 NHTSA 분류상 2단계에 불과하다.

이번에 자율주행차 경쟁에 새로 끼어든 인텔이 단박에 4단계 기술을 구현하겠다고 장담한 것은 그만큼 자신이 있기 때문이다. 이번 발표는 8일 모빌아이 인수가 마무리 된 직후에 나왔다. 모빌아이는 이스라엘 스타트업(창업초기기업)으로 자율주행차에 필수적인 카메라 및 센서, 환경인식 프로그램 등을 개발하는 업체다. 테슬라와 오토파일럿을 공동 개발하기도 했다. 뿐만 아니라 BMW 등 자율주행차 업계 상당수가 모빌아이의 기술력에 기대고 있다.

■점차 치열해지는 경쟁, 완성차 업계 맹추격

153억달러(약 17조원)에 모빌아이를 인수한 인텔은 모빌아이의 센서 및 소프트웨어 기술과 인텔의 반도체 기술이 결합되면 강력한 시너지효과가 난다고 보고 있다. 자율주행차가 성공하기 위해서는 주변 환경을 정확하고 빠르게 인식해야하는 만큼 강력한 정보처리프로세서가 필요하다. 인텔은 여러 완성차 브랜드의 차량 100대를 골라 자율주행 시스템을 장착할 계획이며 완성차를 직접 만들기 보다는 시스템 판매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그러나 인텔은 치열한 경쟁을 각오해야 한다. 이미 다른 반도체 업체인 엔비디아는 도요타와 자율주행차 개발을 위해 협력하고 있으며 퀄컴 역시 전용 프로세서 개발에 뛰어들었다. 지난 2014년부터 자율주행차 개발을 시작한 애플은 지난 6월 발표에서 자율주행 시스템 개발에 집중하고 있다고 밝혔다.

정보기술(IT) 기업보다 뒤늦게 뛰어든 자동차 업계의 추격도 매섭다. 지난해 오토파일럿 사용 중 발생한 사망사고로 이미지에 타격을 입은 테슬라는 자율주행 트럭을 내세워 전화위복을 노리고 있다. 9일 폭스뉴스에 의하면 테슬라는 현재 미 캘리포니아주 및 네바다주와 자율주행 트럭 주행실험 일정을 논의 중이다. 독일 브랜드 아우디는 지난달 11일 신차 'A8'을 공개하고 내년부터 시판하는 A8에 세계 최초로 3단계에 해당하는 자율주행 시스템을 장착한다고 설명했다. 이외에도 포드와 도요타는 오는 2020년까지 자율주행차를 상용화할 계획이며 BMW는 2021년에 완전 자율주행차를 생산하기로 했다. 이외에도 다임러, 닛산 등 수많은 완성차 업체가 상용화시기를 놓고 경쟁중이다.


한편 지난 2009년 글로벌 기업중 가장 먼저 자율주행차에 뛰어들었던 구글은 완성차 업계에 뒤쳐지는 분위기다. 구글은 지난해 해당 사업부를 웨이모라는 이름으로 독립시키며 상용화에 박차를 가하는 듯 했으나 올해 우버와 자율주행차 특허분쟁에 휘말린 상태다.
또한 아직까지 구체적인 상용화 모델 정보를 공개하지 않고 있다.

pjw@fnnews.com 박종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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