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노조-사용자협의회 중앙산별교섭 부활할까
2017.08.15 18:15
수정 : 2017.08.15 18:15기사원문
15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노조는 지난 8일 지부대표자회의와 중앙위원회를 열어 2017년 산별교섭을 의결하고, 33개 사측 대표에 산별교섭을 요구했다. 첫 교섭일은 오는 17일로 제시한 상태다.
노조가 요구한 산별교섭은 사용자협의회 해체 이전 6년 동안 이어졌던 대표단 교섭이다. 사용자측 대표 6인과 금융노조측 대표 6인이 만나 전체 사업장을 대신해 공동 교섭을 진행하고 회원사는 이를 따르는 방식이다.
노조의 요구를 수용하려면, 먼저 지난해 해체된 사용자협의회를 재결성해야 한다. 사용자협의회가 해체된 지난해 임금협상은 각 사가 개별적으로 마무리했으며, 단체협상은 아직 논의되지 않은 상태다.
금융노조는 관계자는 "지난해 파행된 2016년 단체교섭 까지 마무리 하려면 하루라도 빨리 사용자협의회를 재결성해야 한다"며 "산별교섭을 복원하는 것은 전 정권이 남긴 금융산업 적폐를 청산하기 위한 첫 걸음"이라고 강조했다.
재결성을 위해선 회원사들의 동의가 필요하지만, 가능할지는 미지수다. 7개 금융공기업을 포함한 33개 회원사의 요구 사항이 모두 다른 만큼 공동 교섭에 따른 실익이 크지 않기 때문이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새정부가 출범한 이후 금융위원장 인선이 늦어졌기 때문에 사용자측은 그동안 단체 교섭에 대한 논의를 최대한 미뤄온 상태"라며 "회원사 서로의 요구 사항이 너무 다르기 때문에 사용자측에선 굳이 공동 교섭을 부활을 원하지 않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하지만 금융노조의 요구를 거절할 명분이 없다는게 가장 큰 고민거리다. 정권 교체 후 사용자측이 주장했던 성과연봉제가 폐기 수순을 밟고 있는 탓이다. 특히 지난 11일 서울중앙지법이 기업은행 성과연봉제 도입을 무효하는 판결을 내리면서 급격히 힘을 잃었다. 사용자측은 공식적인 입장을 밝히진 않았지만 "모든 논의 가능성을 열어놓겠다"는 애매한 답변을 내놨다.
금융권 관계자는 "노조가 요구한 17일 까지는 금융사 대표들의 논의와 협의가 쉽지 않을 것 같다"며 "하지만 노조의 요구를 거절할 근거도 없기 때문에 결국엔 사용자협의회 복원 논의를 진행하지 않을까 예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seilee@fnnews.com 이세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