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권 전자화폐 발행… 우리銀 첫발

      2017.08.16 18:15   수정 : 2017.08.16 18:15기사원문

국내 시중은행에서 발행하는 전자화폐가 금융시장에서 내년에 처음으로 유통된다.

시장에서 시세가 결정되는 가상화폐인 비트코인이나 이더리움과는 달리 기존 화폐와 1대1로 교환되는 국내 첫 전자화폐다. 특히 블록체인 망을 이용하는 만큼 송금과 같은 거래 시 비용이 줄고, 전 세계로 서비스 확장이 가능하다.

특히 어떤 해킹 공격에도 안전한 보안성이 가장 큰 장점이다.

우리은행은 16일 데일리인텔리전스, 더루프 등 핀테크 업체와 '블록체인 및 디지털화폐 사업협력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이 협약을 통해 각 사는 블록체인 기술의 내부 검증을 위해 협력하고, 자체 디지털화폐의 발행, 사용 및 충전을 위해 상호 지원할 예정이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연말까지 블록체인 기반의 디지털화폐 발행, 사용과 충전에 대해 테스트를 진행할 계획"이라며 "향후 해당 기술을 적용한 금융서비스를 점진적으로 확대하겠다"고 설명했다.

우리은행이 구축한 프라이빗 블록체인 네트워크를 기반으로 발행되는 이 전자화폐는 1코인이 1원의 가치를 가진다. 이를 카드나 스마트폰에 충전해 스마트 자동판매기와 가맹점에서의 간편 결제, 간편 송금 등이 이루어지게 된다.

우리은행은 우선 '선불전자지급수단'으로 디지털화폐를 활용할 계획이다. 교통비 지불 등에 활용되는 '티머니'를 떠올리면 이해가 쉽다. 일반 상거래의 지급결제 수단으로 이용하고, 저렴한 비용으로 이체 및 송금도 가능하다는 얘기다.

블록체인 네트워크를 이용하기 때문에 이 전자화폐를 활용하기 위한 전용망을 별도로 구축할 필요가 없어 비용을 절약할 수 있다. 향후 전자화폐를 활용한 서비스는 블록체인이 연결된 국내는 물론 해외로까지 무한 확장이 가능하다. 특히, 기존 은행이 가진 전산망과 달리 해킹 공격에 안전하다는 강점을 지닌다.

이번에 협력을 맺은 데일리인텔리전스와 더루프는 지난 4월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블록체인 시범사업체로 선정돼 디지털화폐인 'U-코인'을 발행하고 있다. U-코인은 현재 서강대학교와 고려대학교, 포항공대 등 3곳 캠퍼스와 인근 가맹점에서 충전 방식으로 사용할 수 있다.

현재 이 대학들은 U-코인을 장학금 지급과 등록금 납부에도 활용하고 지방자체단체로까지 연계를 확장해 가고 있다.

우리은행은 U-코인의 거래 방식을 활용해 은행 자체 디지털화폐를 발행, 충전, 결제, 송금의 단계로 도입한다.
연내 화폐 발행이 성공적으로 마무리 되면 내년부터는 디지털화폐를 상용화 하는 것이 목표다. '위비꿀머니' 등 기존 시스템에도 적용해 고객들에 실질적인 혜택이 돌아가도록 할 계획이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블록체인 네트워크를 활용한 가상화폐지만 제도권 안에서 발행하기 때문에 기존처럼 채굴이나 합의 과정 없이 화폐 거래가 가능하다"며 "서비스 확장의 비용을 절감할 수 있고 보안도 훨씬 강화되기 때문에 고객들에 더 많은 혜택이 돌아갈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seilee@fnnews.com 이세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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