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 단골손님' 호반건설 속내는

      2017.08.18 17:57   수정 : 2017.08.18 17:57기사원문
호반건설이 한국종합기술 인수 실패로 다시 한번 인수.합병(M&A) 시장에서 체리피커임을 입증했다. 진성 인수를 위한 베팅이 아니였기 때문이다. 체리피커는 신포도 대신 체리(버찌)만 골라먹는 사람이라는 뜻으로, 기업의 상품이나 서비스를 구매하지 않으면서 자신의 실속을 차리기에만 관심을 두고 있는 소비자를 말한다.



18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호반건설은 한국종합기술 인수전에서 시장의 예상을 뒤엎고 우리사주조합에 패배했다. 본입찰 당시 호반건설은 인수가격으로 약 600억원을 제시해 우리사주조합과 100억원 가량 차이가 났다.
이에 본입찰 후 추가 가격 제안 시간까지 주어졌지만, 호반건설은 우리사주조합 제시 가격에 미치지 못했다.

IB 업계 관계자는 "호반건설은 한진중공업홀딩스와 채권단이 생각했던 자산가치 플러스 알파 가격이 아닌 자산 가치에 못미치는 가격을 제시했다"며 "매각측은 호반건설의 베팅 가능성을 믿고 추가 기회를 줬는데 소극적으로 접근해 실망이 컸다"고 밝혔다.

호반건설의 소극적인 M&A 행보는 이뿐만이 아니다. SK증권 인수전에서도 큐캐피탈, 케이프투자증권을 제치고 인수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시장에서 봤지만, 막판에 발을 뺐다. 블루버드컨트리클럽 인수전에서도 일부 자문사의 인수자문 타진에 "실사를 적극적으로 진행하지 않아 자문사가 필요 없다"고 답하는 등 인수를 포기했다.

앞서 2015년 금호산업 인수전에서도 낮은 입찰가로 거래완주에 실패했고, 2016년 동부건설과 보바스기념병원 인수도 검토했지만 본입찰에 불참했다. 최근에는 LS네트웍스와 이베스트투자증권 지분 84.6%를 두고 비공개협상을 벌이고 있지만, 가격문제로 이견을 좁히기 쉽지 않은 상황이다.

이와 관련 IB업계에서는 "김상열 호반건설 회장은 무조건 싼 가격이 아니면 안산다"며 호반건설의 신중한 행보는 당연하다는 반응이다. 옛 외환은행 부행장으로 구조조정 전문가인 전중규 호반건설 부회장 등 M&A 인력은 확보했지만, 경험이 별로 없는 만큼 M&A가 있을 때마다 해당 업체 대한 학습 창구로 사용하는게 아니냐는 시각도 나온다.

일각에선 김 회장이 자녀에 대한 승계를 대비해 M&A 경험을 쌓는 것이라는 말도 나온다.
호반건설주택은 100% 출자한 코너스톤투자파트너스를 지난 3월말 신기술사업금융전문회사로 등록했다. 지난 4월말에는 코너스톤투자파트너스가 전자부품 제조회사 상신전자 16만주(5%)를 20억원에 취득하는 등 투자 행보를 시작하기도 했다.
호반건설주택은 김 회장의 장남인 김대헌 호반건설 미래전략실 상무가 85.7%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ggg@fnnews.com 강구귀 기자

Hot 포토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