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드오션 된 프리미엄 가전시장 "韓 리드 속 춘추전국시대"
2017.09.03 00:01
수정 : 2017.09.03 00:01기사원문
【베를린(독일)=김경민 기자】프리미엄 가전 시장이 무한경쟁 체제로 빠르게 재편되고 있다. 몇년 전까지만 해도 블루오션이던 프리미엄 가전 시장에 각국의 주요업체가 우후죽순 난입하고 있어서다.
이같은 현상은 이달 9월 1~6일 독일 베를린에서 열리는 유럽 최대의 국제 가전전시회 IFA 2017에서 뚜렷하게 나타났다.
■글로벌 트렌드 선도하는 韓
2일(현지시간) IFA 2017에서도 주인공은 단연 한국 업체였다. 삼성전자는 1만1084㎡ 규모로 1600여개 참가업체 가운데 가장 큰 전시공간을 마련했다. 부스에서 만난 서병삼 삼성전자 생활가전사업부장(부사장)은 "이번 IFA에서 최고의 혁신 제품은 삼성전자가 IFA 2017에서 처음 선보인 퀵드라이브(상하좌우 세탁방식의 드럼세탁기)라고 감히 말할 수 있다"며 "현장에서도 굉장히 좋은 반응을 얻고 있어 기대가 크다"고 말했다.
LG전자도 하반기 플래그십 스마트폰인 V30을 IFA에서 공개하면서 현지 언론의 뜨거운 호응을 얻었다. 특히 조준호 MC(스마트폰)사업본부장(사장)은 개막 첫날 행사 매거진 1면 상단을 장식하기도 했다.
LG전자는 'IFA 2017' 전시장인 메세베를린 입구에 부스가 있고, 삼성전자는 후문 쪽 시티큐브라는 별도 공간을 단독 부스를 꾸렸다. IFA 2017의 시작과 끝을 한국 업체가 양분한 것이다.
삼성과 LG는 이번 행사에서 프리미엄 가전의 정수를 선보였다는 평가다. 한 방문객은 "모두가 고급스러운 제품을 자랑하고 있지만 그중에서도 삼성과 LG의 프리미엄 제품은 질적으로 급이 다르다"고 말했다.
■턱 밑까지 쫓아온 中
올해 IFA에 참가하는 중국 업체는 650개사에 달한다. 지난해에는 중국 469개사가 IFA에 참가했는데 해마다 중국 업체수가 증가하고 있다. 한국이 39개, 미국도 66개 등과 수적으로 비교가 안 된다.
그 중에서도 하이얼, 하웨이, 하이센스, TCL, 창홍 등 중국의 '가전굴기'를 대표하는 업체들은 "기술력은 거의 한국을 따라잡았다"고 자신했다.
중국 화웨이의 리처드 유 화웨이 최고경영자(CEO)는 올 초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가전쇼 CES에 이어 이번 IFA에서도 기조연설자로 나서 중국업체의 위상을 전세계에 알렸다.
다만 제품 면면을 보면 한국 프리미엄 제품을 따라기에 급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중국업체도 퀀텀닷발광다이오드(QLED)나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기반의 프리미엄 TV를 잇따라 선보였다. 하지만 같은 성능이라도 화질 수준은 국내 업체와 비교해 눈으로 확인될 정도로 낮은 수준이다. 또 이들은 벽지 TV라든지 디스플레이가 달린 냉장고, 동시에 분리 세탁이 가능한 세탁기 등 CES에서 크게 주목받았던 한국의 기술을 반년만에 복제해 이번 IFA에서 전시했다.
■전통의 명가 유럽·日
유럽 본고장의 슈퍼스타는 밀레였다. 밀레는 지난 CES 보다 몇 배 크고 LG전자와 비슷한 규모인 3000㎡의 전시공간을 차지했다. 행사 기간 내 밀레는 가장 방문객이 북적이는 부스였다. 유럽 현지 언론도 밀레에 쏠려 '쿠킹쇼'나 거래선 접촉에 대해 집중 조명했다. 독일 업체인 밀레는 홈구장의 이점을 톡톡히 누렸다. 밀레는 지난해 약 5조5000억원의 사상 최대 매출을 달성했다.
한국에 추월당한 일본도 왕좌 탈환을 위한 날개짓을 계속했다. 소니는 '엑스페리아 XZ1', 'XZ1 컴팩트', '엑스페리아 XA1 플러스' 등 스마트폰 신제품 3종을 공개했고, 파나소닉은 구글 어시스턴트가 탑재된 인공지능(AI) 스피커 GA10를 전시했다.
km@fnnews.com 김경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