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효진 인천도시공사 사장 "미단시티 카지노 개발사업 직접 나설 것”
2017.09.11 02:02
수정 : 2017.09.11 02:02기사원문
【 인천=한갑수 기자】"인천도시공사가 미단시티 카지노 개발사업에 직접 나서겠습니다. 그동안 해외 투자 유치를 위해 불합리하게 진행됐던 사업을 정상화시켜 개발을 앞당기겠습니다"
황효진 인천도시공사 사장(사진)은 미단시티개발㈜을 중심으로 추진했던 인천 영종도 카지노를 비롯해 복합리조트 개발사업에 직접 나서겠다고 선언했다.
미단시티 개발 특수목적법인(SPC)인 미단시티개발㈜는 지난 8일 만기 도래한 3372억원의 대출금을 상환하지 못해 인천도시공사와 2015년 체결한 지급금합의서에 따라 토지 공급계약이 자동 해지됐다.
지급금합의서에는 대출 전부 또는 일부 대지급 사유 발생 시 계약이 자동 해지되도록 명시돼 있다. 대지급 뿐 아니라 EOD(기한이익상실, 금융기관이 채무자의 신용위험이 높아져 대출금을 만기 전에 회수하는 것) 사유 발생 또는 지급시기 1년 유예 시에도 자동 해지된다.
인천도시공사는 미단시티개발㈜이 갚아야 할 3372억원을 대신 갚아주고 미단시티의 남은 땅을 모두 가져온다. 결국 미단시티는 공급.개발할 땅이 없어지기 때문에 청산 또는 정산 절차를 밟을 수밖에 없다는 게 황 사장의 설명이다.
황 사장은 "미단시티개발㈜에서 인천도시공사가 차입금을 대지급해주면 1년 뒤 갚겠다고 연장을 요청했으나 행정안전부의 채무상환보증을 금지하는 법령에 위반돼 연장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미단시티개발㈜은 2007년 합작법인 설립 이후 직접개발 없이 제3자에게 토지만 재매각하는 업무를 수행해 왔으나 핵심 앵커시설이 없어 매각부진으로 정상적인 자금조달이 이뤄지지 않아 2011년부터 공사의 신용공여로 5차례에 걸쳐 대출금 리파이낸싱을 지속해 왔다.
이 과정에서 공사는 지급보증 등 무한책임을 지고 단독으로 173억원 증자를 했으나 공사 지분은 26.9%에 불과했다. 나머지 주주들은 증자를 포기했다. 황 사장의 표현을 빌리면 '공사는 무한책임을 지고 수익은 일부만 가져가는' 불합리한 구조였다는 것이다.
미단시티개발㈜은 자본금 893억원을 모두 소진해 자본잠식 상태가 됐다. 지난 10년간 금용비용과 회사 운영비로만 약 3300억원을 지출했고 현재 부채만 7450억원에 달한다.
황 사장은 그동안 계약을 사전에 해지하지 못한 것은 해지에 따른 후폭풍 우려 때문이라고 털어놨다. 계약 해지 시 예전에 수입으로 계상된 것이 취소돼 당기 순손실 1200억원이 발생하고 대출금 상환 자금 5000억원을 조달해야 해 부채비율이 30% 높아지는 등 공사 신용도에 문제가 생긴다는 것이다. 황 사장은 이번 3372억원의 대지급 및 계약해지로 당장은 공사 재정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으나 장기적으로는 부동산 가격이 많이 오른 만큼 오히려 1000억원 이상 이익을 거둘 것으로 내다봤다. 부동산 매각 당시 3.3㎡당 200만원이었던 조성원가를 다소 상회하는 수준에서 거래했으나 현재는 400만원으로, 가격이 2배 정도 높아졌다. 또 지난해부터 계약 해지에 대비, 인천시에서 자산 출자를 받고 여유자금 마련 등 철저히 대비해 왔다는 전언이다.
황 사장은 "미단시티 업무를 인천도시공사가 자동 승계하기 때문에 카지노를 비롯한 복합리조트 건설사업은 전혀 문제 없이 안정적으로 진행될 것"이라고 말했다.
kapsoo@fn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