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화폐 전망… "중앙은행 발행" vs. "피라미드 사기"

      2017.09.18 17:31   수정 : 2017.09.18 17:31기사원문
【 서울.뉴욕=송경재 기자 정지원 특파원】 비트코인을 정점으로 한 가상화폐가 앞으로 어떻게 될지 도무지 종잡을 수 없는 혼란상을 보이고 있다.

실제 가상화폐는 최근 잇달아 큰 타격을 입었다. 중국이 주식대신 가상화폐를 주고 투자자금을 받아 기업을 공개하는 '가상화폐공개(ICO)' 금지에 이어, 가상화폐 거래소 폐쇄를 결정하자 가치가 급락했다.



설상가상으로 제이미 다이먼 JP모간체이스 최고경영자(CEO)가 비트코인 등 가상화폐는 '사기'라고 주장하고, '피라미드 사기'라는 말까지 나오자 가격은 더 떨어졌다.

그러나 여전히 전망은 엇갈린다. 다이먼 등의 주장을 '음모'로 보는 시각이 있고, 지금 값이 떨어졌지만 비트코인이 결국은 2만5000달러까지 갈 것이라는 낙관도 여전하다.

이런 가운데 '중앙은행의 중앙은행'인 국제결제은행(BIS)이 17일(현지시간) 분기보고서에서 각국 중앙은행도 이제 가상화폐는 더 이상 외면할 수 없다면서 중앙은행이 발행하는 가상화폐인 CBCC 가능성에 대한 분석을 내놨다.

■ 가상화폐 더 이상 외면할 수 없다

BIS는 보고서에서 "비트코인이나 그 자매(가상화폐)들이 법정화폐를 대체할 가능성은 낮다"면서도 "이들 가상화폐는 관련 블록체인 또는 장부배포기술(DLT)의 성공 가능성을 입증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BIS는 가상화폐 성장이 금융시스템 안정성에 위협이 될 수 있기 때문에 각국 중앙은행이 그저 앉아서 이를 무시할 수는 없게 됐다고 지적했다.

BIS는 이제 각 중앙은행은 CBCC를 발행할 것인지, 가상화폐 시스템에서 어떤 역할을 할지를 고민해야 할 시점이라고 밝혔다. 특히 스웨덴처럼 현금사용이 급속히 위축된 나라들은 결정 압박감이 심각하다고 봤다.

보고서는 이를 결정하는 데 있어 그저 가상화폐의 익명성 문제나 결제 시스템의 효율성 제고 등에만 관심을 기울여선 안되며 경제, 금융, 통화정책에 대한 반향까지 함께 고려해야 할 것이라고 권고했다.

사실 각 중앙은행은 가상화폐 흐름에서 크게 뒤처져 있다. 마크 카니 영국은행(BOE) 총재는 가상화폐가 금융에 '혁명'을 몰고 올 수 있다는 평가에 그쳤고, 제롬 파월 미 연방준비제도(연준) 이사는 사이버 공격 취약성, 익명성, 위폐 등 '심각한 정책적 문제들'에 대한 연구가 필요하다고 지적한 바 있다. 네덜란드 중앙은행은 내부 실험용 가상화폐를 만들어 운용 중이기도 하다.

■ 엇갈린 전망

비트코인 전망은 여전히 엇갈린다. 블룸버그는 최근 분석기사에서 비트코인을 여간해서는 죽지 않는(다이하드) 가상화폐라면서 이같은 특징은 중국 당국의 조처에도 크게 달라지지 않는다고 낙관적인 전망을 내놨다.

'비트코인 예수'라는 별명으로 알려진 가장 오래된 비트코인 투자자 가운데 한 명인 로저 버는 "세계 어느 곳에선가 거래소가 있는 한 비트코인은 전세계 어느 곳에서도 유용하다"고 말했다.

연초에만 해도 전세계 비트코인 거래의 90% 이상이 중국내 비트코인 거래소를 통해 이뤄질 정도로 중국의 비중은 높다.

그러나 중국의 거래소 폐쇄 결정으로 비트코인 거래 시장은 이제 일본으로 움직이는 모양새다.

17일 코인텔레그래프에 따르면 일본이 다시 세계 최대 비트코인 거래 시장으로 떠올라 전세계 비트코인 거래소 시장의 50.75%를 차지하게 됐다. JP모간 전무 출신으로 펀드스트래트 글로벌 어드바이저스의 리서치 책임자인 톰 리는 비트코인 가격이 5년 안에 2만5000달러까지 갈 것이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반면 WSJ은 중국과 비트코인은 양립하기 어렵다는 점이 중국 당국의 잇단 조처들로 입증되고 있다면서 올들어 천정부지로 치솟던 가상화폐 거품은 이제 끝에 다다랐다고 전망했다.

WSJ은 중국 비트코인 거래소의 비중이 줄었다고는 하지만 여전히 전세계 비트코인 거래의 3분의 1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데다 특히 무엇보다도 비트코인을 포함한 가상화폐에 대한 중국 당국의 거부감이 고조되는 것으로 보인다는 점이 시장 전망을 어둡게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WSJ은 "비트코인처럼 규제가 느슨하면서 일부 복잡한 금융상품은 자국 통화인 위안 미세조정에 여전히 집착하는 정부와는 결코 양립하기 어려운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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