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속되는 한국당 막말 논란, '지지율 유지 vs. 중도층 이탈'
2017.09.23 08:00
수정 : 2017.09.23 08:00기사원문
원내 제1야당인 자유한국당의 막말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다.
당내 중진인 정진석 의원이 노무현 전 대통령의 자살이 검찰조사 뒤 부부싸움 끝에 진행된 것이란 주장을 하면서 막말 논란은 다시 수면 위로 부각됐다.
'젠더폭력이 무엇이냐'는 발언으로 논란을 빚었던 홍준표 대표와 달리, 대여투쟁 과정에서 나온 당내 막말이 계속 터지면서 지지율 유지에 효과가 있는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23일 정치권에 따르면 한국당 주요 인사들은 이달에만 논란이 될 수 있는 발언들을 다수 쏟아냈다.
대여투쟁과 본회의 표결 직후,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나온 막말 논란으로, 지지율 추이에는 큰 영향이 없다는 점에서 막말 공세가 두드러질 수 있다는 전망이다.
한국갤럽에 따르면 9월 3주 한국당의 지지율은 11%로, 8월 5주 당시 지지율 8%에 비해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지난 11일 김이수 헌법재판소장 임명동의안 부결 직후 일부 한국당 의원은 "다음은 탄핵이다"라면서 대여투쟁 막말 논란을 야기했다.
이어 15일 대구에서 열린 '전술핵 재배치 대구·경북 대국민보고대회'에서 김문수 전 경기도지사는 "김정은의 기쁨조가 문재인 맞다"며 "김정은 기쁨조는 물러가라"고 말했다.
김 전 지사는 문재인 대통령 외에도 김명수 대법원장 등까지 김정은의 기쁨조라고 비판했다.
이재만 최고위원도 문 대통령에 대해 대북 인도적 지원을 지적하며 "문 대통령이 적폐대상이며 매국행위"라고 말했다.
이후 지난 20일 정진석 의원이 막말 행렬에 동참했다.
박원순 서울시장이 이명박(MB) 전 대통령을 검찰에 고발하면서 MB에 대한 검찰수사가 시작될 조짐을 보이자 MB정권에서 청와대 정무수석을 지냈던 정 의원이 발끈한 것이다.
정 의원은 "노무현의 자살이 이명박 때문이란 말인가"라며 "노 대통령 부인 권양숙씨와 아들이 박연차씨로 부터 수백만불 금품뇌물을 받은 혐의로 검찰조사를 받은 뒤 부부싸움 끝에 권씨는 가출을 하고, 그날밤 혼자남은 노 대통령이 스스로 목숨을 끊은 사건"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이것이 이명박 대통령 책임이란 말인가. 그 한을 풀겠다고 지금 이 난장을 벌이는 것인가"라고 비판했다.
이같은 정 의원의 주장에 여당과 국민의당에서도 즉각 사죄를 요구하는 등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정치권 관계자는 "대여투쟁 과정에서 나온 막말 논란은 지지층을 모으는 효과도 있지만 과할 경우 역효과가 날 수 있다"며 "오히려 여권 지지층만 결속시킬 수 있고 중도층 마저 등을 돌릴 수 있어 절제된 대응이 필요할 듯 하다"고 지적했다.
hjkim01@fnnews.com 김학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