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내달 조기총선 3파전 구도, 고이케 신당이 아베 꺾을까

      2017.09.26 15:42   수정 : 2017.09.26 15:42기사원문
오는 10월 22일 열리는 일본의 조기 총선에서 집권 자민당과 야당 민진당에 이어 고이케 유리코 도쿄도지사가 이끄는 신당이 가세하면서 향후 정국 방향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아베 신조 일본 총리는 일단 신당과 정면 대결을 피한다는 입장이나 신당이 여야를 가리지 않고 핵심 인사들을 흡수하고 있는 만큼 승리를 담보하기는 어려울 전망이다.

교도통신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스즈키 슌이치 일본 올림픽 장관은 26일 기자회견에서 "고이케 지사는 2020년 도쿄 올림픽 개최지의 지사로서 국정에 관여한다면 대회에 영향을 줄 수 있어 곤란하다"고 말했다.

같은 날 스가 요시히데 일본 관방장관은 "어떤 정책을 내놓을 지 예의 주시하겠다"고 밝혔다.

■10월 총선서 도지사 선거 재현할까
고이케 도지사는 방송캐스터 출신으로 1992년 일본 신당 후보로 참의원(상원)에 당선되면서 정치에 입문했다.
그는 2000년 자민당에 입당해 2003년에 환경상에 오른 뒤 2007년에는 여성 최초로 방위상을 맡으며 출세 가도를 달렸다. 고이케 지사는 그러나 2012년 자민당 총재 선거 당시 아베 총리의 반대 진영에 가담하면서 주류에서 밀려났다. 그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난해 무소속으로 도쿄 도지사에 당선돼 올해 7월 도쿄 도의회 선거에서 지역정당 도민퍼스트회를 이끌어 압도적인 차이로 자민당을 꺾었다.

이후 아베 총리의 대항마로 부상한 고이케 지사는 아베 총리가 중의원(하원) 해산과 조기 총선을 선언한 25일 '희망의 당' 창당과 함께 당 대표로 취임했다. 그는 이미 취임 전날 아베 총리를 향해 신당 창당으로 "결투 선언을 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고이케 지사는 취임 기자회견에서 "정치적으로 얽매이지 않고 개혁을 추진해야 한다는 염원에 부응하기 위해" 창당을 결심했다며 도지사 업무도 겸직하겠다고 설명했다. 그는 전국적으로 정치 새내기와 베테랑들을 끌어 모으고 싶다고 덧붙였다. 산케 이 신문은 희망의 당이 이번 총선에 150~160명의 후보를 낼 것이라고 추정했다.
■눈치 보는 아베, 야당은 표심 분열에 울상
고이케 지사는 우익에 가까운 성향으로 일본과 밀접한 타국이 공격당한 경우 일본의 반격을 용인하는 '집단적 자위권'에 긍정적이며 개헌에도 어느 정도 동의하는 편이다. 그는 다만 개헌 시기에서 아베 정권과 이견을 보이는 동시에 원자력 발전과 소비세 인상에 강력히 반대하는 입장이다. 고이케 지사는 이를 바탕으로 여야를 가리지 않고 반(反) 아베 세력을 결집한다는 계획이다.

아베 총리는 25일 NHK에 출연해 "고이케 지사도 개헌에 긍정적이라고 생각한다"며 그가 "강력한 경쟁자"라고 언급했다. 아베 총리는 양자에게 도움이 되는 우호적인 경쟁관계를 바란다고 밝혔다. 니혼게이자이는 자민당 관계자를 인용해 아베 총리가 고이케 지사와 적극적으로 대립할 의사가 없다고 전했다.

반면 제 1야당인 민진당은 3자 구도에 적잖이 부담을 느끼고 있다.
마에하라 세이지 민진당 대표와 자유당의 오자와 이치로 공동대표는 24일 범 야권 연대 결성에 합의했다. 민진당 관계자는 만약 야권에서 지역구 후보를 통일하지 않으면 "아베 정권에 반대하는 표가 갈라지면서 현 정권에 득이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니혼게이자이는 야권에서 민진당과 자유당, 공산당, 사민당 연대를 예상했으나 희망의 당이 나타나면서 계산이 어그러졌다고 분석했다.

pjw@fnnews.com 박종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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