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연휴, 대하와 함께라면 대박
2017.10.05 17:09
수정 : 2017.10.05 17:15기사원문
"손님, 대하 먹고 가~ 지금이 제일 맛있어"
"팔딱팔딱 뛰는 놈들은 3만5천원, 방금 죽은건 2만원이야"
장장 열흘간의 추석 연휴를 맞아 수도권 인근 수산시장과 어시장을 찾는 발길이 늘고 있다.
매년 그렇지만 추석은 대하의 계절. 오랜만에 모인 가족 친지들과 함께 즐기기엔 더할나위 없는 선택이다.
서울 내에도 노량진 수산시장과 가락시장 등에서 대하를 쉽게 즐길 수 있지만, 연휴엔 역시 바닷바람을 쐬는 게 제맛. 가까운 인천, 경기도 쪽 바다로 나가면 가을 바다의 운치를 느끼며 대하를 즐길 수 있다.
제철 맞아 맛이 최고라는 대하라지만, 가격은 모두 제각각. 물론 소비자의 현란한 말솜씨와 상인들의 넉넉한 인심에 따라 가격이 천차만별이다.
지난 4일 찾은 인천의 대표 포구인 소래포구. 지난 화마의 흔적을 지우고 많은 사람들이 대하와 꽃게를 사러 왔다. 대하의 가격은 ㎏당 2만5000원. 추석 전에는 1만5000원이었지만 하필이면 추석 연휴에 맞춰 어획량이 줄었다는 소문. 때문에 일주일새 1만원이 올라버렸다. 잘만 사면 숨이 붙어있지만 힘이 없는 것들은 2만원에도 살 수 있다.
같은날 찾아간 인천 옹진군 영흥면에 위치한 영흥도 수산물 직판장. 크기는 소래포구보다 작지만 아담한 크기에 있을 건 다 있다. 업체별로 식당을 따로 마련해 크게 시끄럽거나 번잡하지도 않다. 굳이 아쉬운게 있다면 가격. 대하 1㎏당 3만5000원으로 부담이 적진 않다. 더욱이 식당을 이용하려면 1인당 추가요금이 발생해 결국 ㎏당 5만원 꼴에 대하를 먹을 수 있다. 하지만 옹기종기 가족들끼리 모여 불편한 의자가 아닌 바닥에 엉덩이를 붙이고 느긋히 먹는 한끼야 말로 꿀맛이 아닐까.
다음날 찾아간 경기 화성군 서신면에 위치한 궁평항. 낚시하는 사람들과 식사를 하려는 사람들이 몰려 다소 번잡스럽긴 하지만 되레 그 사람사는 느낌이 들어 좋은 곳. 지나가던 손님들이 생선 손질을 하던 어부들에게 얼마냐고 묻자 " 1만원에 다 팔게요" 하며 급(?)거래가 이루어지던 곳. 웅장한 수산물 식당들과 어울리지않게 오고가는 흥정과 웃음들이 항구를 가득 메우고 있었다.
궁평항에서 대하 가격은 소래포구와 영흥도의 딱 중간 가격인 ㎏당 3만원. 물론 식당에서 먹을땐 성인 1인당 3천원 아이들 1천원의 자릿세가 있지만 가격 부담에선 어느정도 자유로울 수 있다. 흥정만 잘하면 자연산 대하 몇마리나 흰다리새우 몇마리를 더 얻을 수 있다는건 팁.
인천, 경기 인근 대표 항구들의 대하 가격은 ㎏당 2만5000원부터 3만5000원까지 다양하다. 죽어있는건 ㎏당 1만원에도 살 수 있다. 추석이니만큼 가족들과 맛있는 한끼, 바닷가에서 즐기는 대하가 어떨까? 절반이 지나간 연휴, 아직 대하를 먹지 않았다면 주말에라도 바닷가로 떠나보자.
hoya0222@fnnews.com 김동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