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줄을 서시오’ PD “경복궁 입장 위해 제일 빠른 PC방 行”

      2017.10.07 09:07   수정 : 2017.10.07 09:21기사원문




KBS2 추석 특집 '줄을 서시오'가 지난 6일 오후 베일을 벗었다. 개그우먼 이영자와 김숙, 개그맨 김준호와 김준현, 그리고 배우 권혁수와 특별 게스트 김나영은 각각 개성 넘치는 모습으로 등장해 시청자들에게 즐거움을 선사했다. 이들은 사람들이 모이는 맛집이나 명소들을 찾아다니며 본격 먹방을 통해 침샘을 자극했다.



'줄을 서시오'는 각양각색 줄 서는 장소를 찾아다니며 시민들과 함께 줄을 서고, 지루하고 재미없는 줄 서기 시간을 즐거운 경험으로 만들어가는 리얼 버라이어티다. 프로그램을 기획하고 연출한 KBS 정미영 PD는 '줄 서기의 지루함'에 초점을 맞춰 이 프로를 구상했다.
정미영 PD는 2003년 KBS에 입사해 어느덧 15년차가 된 베테랑 PD다. '비타민' '해피투게더' '위기 탈출 넘버원' 등을 연출했고, 편성팀에 배정됐다가 예능국으로 돌아왔다. '줄을 서시오'는 그가 야심차게 준비한 추석 파일럿 프로그램이다.

이날 방송에서는 무엇보다 경복궁 야간개장을 찾은 멤버들의 모습이 눈길을 사로잡았다. 김준현과 이영자는 한복 대여점을 찾아 왕과 중전 역할에 걸맞은 한복을 찾아냈다. 경복궁을 찾은 연인들의 모습을 따라하며 환상의 호흡을 과시한 두 사람은 수많은 시민들과 소통하며 화기애애한 분위기를 만들었다.

정미영 PD는 본 방송을 앞두고 fn스타에 "우리가 경복궁에서도 촬영을 했다. 그런데 협조가 안되더라. 일반인들과 똑같이 예매를 해야 했다. 우리 스태프들이 모두 들어가야 하니까 직접 팀을 짜서 다같이 접속하기로 했다"며 "제일 빠른 PC방에 가서 대기하고 있다가 재빠르게 예매에 성공했다. 3분이 지나자 매진이 되더라"고 말했다.

그는 "김준현 씨와 이영자 씨가 한복 입고 경복궁 안에 들어가니까 사람들이 너무 좋아했다. 사실 일반인들이 많다 보니 통제하고 촬영을 하는 것이 힘들었다"며 "촬영하려면 공간이 있어야 하는데 카메라와 연기자 사이에 사람들이 계속 들어오는 거다. 나중에 찍어놓은 그림을 보니 그래도 예쁘더라. 그리고 서울에 사람이 정말 많구나 싶었다"며 웃었다.







또한 정 PD는 기획 의도에 대해 "줄 서는 거에서 출발했다. 핫플레이스에 가면 줄을 서서 뭘 먹고, 어딜 가나 다 줄을 서는데 욜로 문화와도 통하고 있다. 내가 원하는 걸 가지기 위해서 줄을 서는 건데, 한국 사람들이 빨리빨리 습성이 있다 보니 새치기도 많이 하고 시민의식이 부족한 부분이 있다"며 "나도 아이가 있는데 같이 놀이공원에 가고 줄 서고 하니까 힘들더라. 너무 지루하고 다리가 아프지 않나. 거기에서 착안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일반적으론 촬영할 땐 연예인들은 줄을 안 선다. 평일에 우리 연예인만 넣고 음식점에 제일 맛있는 거 갖다놓고 찍는 게 보통이다"라며 "이번에 한 거는 일반인처럼 똑같이 했다. 공감대 형성이 가장 중요하다고 봤다"고 덧붙였다.

'줄을 서시오'는 맛집에서의 먹방이나 출연자들의 게임도 재미 요소지만, 가장 초점을 맞춘 부분이 '줄 서는 시민들을 연예인들이 즐겁게 해주는 것'이었다.

정미영 PD는 "이 프로그램에서 연예인들의 할 일은 줄을 일반인과 함께 서면서 그들을 지루하지 않게 해주는 게 포인트였다. 개인기도 하고 어필 시간을 가진 뒤에 인기투표를 한다. 꼴찌는 벌칙이 있다. 줄 서 있는 동안 시민들의 마음을 얻고, 기쁨조 역할을 해주는 것이 목표였다"고 밝혔다.

또한 편집에 숨겨진 비화도 전했다. 그는 "처음에는 차 이동신을 편집해서 버리려고 했다. 그런데 이동하면서 무전기로 들으니 너무 웃긴 거다. 라디오를 듣는 줄 알았다"며 "연예인 차량을 뒤쫓아가며 오디오로 상황을 알 수 있게 체크하는 방식인데, 워낙 재치 있는 멤버들이 모이다 보니 스태프들도 덩달아 즐거웠다"고 털어놨다.



끝으로 정미영 PD는 출연진 모두에 대한 애정을 과시하며 "섭외에 공을 들였다. 좋은 연예인들이 출연해줘서 기뻤다.
많은 사람들 사이에서 촬영하는 게 쉽지 않았을텐데도 열심히 해줬고, 서로 호흡도 좋아서 보람 있는 촬영이었다"고 감사를 표했다./uu84_star@fnnews.com fn스타 유수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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