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20 부채 급증… IMF, 2차 세계 금융위기 경고

      2017.10.12 17:55   수정 : 2017.10.12 17:55기사원문

국제통화기금이 11일(이하 현지시간) 2차 세계 금융위기 가능성을 경고했다. 그동안의 저금리 환경이 주요 20개국(G20) 부채를 급속히 끌어올리는 등 금융시장의 불안 요인이 되고 있다는 분석에 따른 것이다.

파이낸셜타임스(FT) 등 외신에 따르면 IMF는 이날 공개한 '세계금융안정보고서(GFSR)'에서 세계 경제가 오랜 호시절을 보낸 후폭풍으로 장기적인 위험을 높이고 있다면서 이같이 경고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G20 부채 규모는 지난해 135조달러에 이르렀고, 이미 기업과 가계는 원리금 지급에 어려움을 느끼고 있다.

IMF는 세계 경제 회복으로 위험 선호도가 높아진데다 2008년 세계 금융위기 이후 각국 중앙은행의 확장적 통화정책까지 더해져 새로운 금융위기의 씨앗이 뿌려졌다고 분석했다.


IMF 통화자본시장 국장인 토비아스 에이드리언은 "비록 수면은 잔잔한 것처럼 보이지만 수면 아래에서는 변동성이 높아지고 있다"면서 "이대로 내버려두면 세계 경제 회복이 궤도이탈할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에이드리언 국장은 호시절이 '안도감'을 높였고, 이는 시장의 빚잔치로 이어졌다고 지적했다.

IMF는 부채 누적이 지속되면 이는 2차 금융위기를 부를 수 있다면서 비록 2008년 금융위기 당시 충격의 3분의1 정도에 그치겠지만 '광범위하고 심각한' 충격을 몰고 올 것이라고 경고했다.

2차 금융위기가 닥치면 전세계 주가는 15%, 집값은 9% 폭락하고 전세계 국내총생산(GDP)은 1.7% 감소할 것으로 IMF는 예상했다. 특히 신흥시장과 유럽이 미국에 비해 충격이 더 클 것으로 전망됐다. 금융위기가 닥치면 신흥시장에서는 1000억달러가 빠져 나갈 것으로 예상됐다.

2차 금융위기는 G20 국가들의 비금융 부문 부채 증가에서 비롯될 것으로 IMF는 예상했다.

G20의 부채 규모는 지난해 이들 국가 GDP 총계의 235%에 육박하는 135조달러에 이른 것으로 집계됐다. 이 가운데 80조달러는 2006년 이후 증가분으로 저금리 기조에 따른 레버리지 확대가 배경이었으며 미국과 중국이 각각 3분의1씩 늘렸다고 IMF는 밝혔다.

보고서는 대부분 G20 국가들에서 기업과 가계 부채가 너무 비대해져 부채부담이 급속히 높아졌다면서 호주, 캐나다, 중국이 가장 심한 압박을 받고 있다고 지적했다.

금융위기의 씨앗은 또 부채에만 있는 것이 아니라 금융시장의 급격히 끌어올려진 자산가치, 중앙은행의 통화정책 정상화를 어렵게 하는 '금융과 경제 순환간 격차 확대', 저금리하에서의 금융사들의 적정 사업모델 결여 등에서도 움트고 있다고 IMF는 우려했다.


보고서는 전세계 금융시스템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세계 30대 은행과 보험사들의 여건이 2008년 금융위기 당시에 비해 크게 개선됐다고 평가했다.

30대 은행은 2009년 이후 신규자본 1조달러를 확충한 반면 자산은 줄여 당시보다 훨씬 더 건전해진 상태로 평가됐다.


그러나 저금리로 인해 은행과 보험사 모두 수익성이 낮아진 반면 위험성은 높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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