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금주 국민의당 의원 '차량 내 아동 방치 금지법'

무더운 날씨에 어린 아이를 차량 안에 방치해 둬 발생하는 사고가 전 세계적으로 늘어나고 있어 심각한 문제가 되고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에도 지난 4월 어린이집 통원버스에 아이들을 방치해 중태에 빠지게 하는 등 관련 사고가 발생하고 있다. 최근에는 한국인 판사·변호사 부부가 미국령인 괌에서 아이들을 차량에 방치했다가 현지경찰에 연행됐던 사실이 알려지면서 우리나라에서는 관련 문제에 대해 너무 무관심 한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이어졌다.

이에 어린 아이를 차량에 방치할 경우 처벌할 수 있도록 하는 법안이 발의돼 주목받고 있다.

■만6세 미만 어린이 차량 내 방치하면 처벌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소속 손금주 국민의당 의원은 최근 운전자 및 동승자가 차량에서 벗어날 때 미취학 아동을 차량안에 방치할 경우 2년 이하의 징역이나 500만원 이하 벌금에 처하도록 하는 내용을 골자로 하는 도로교통법 개정안을 대표발의했다.

모든 운전자들과 동승자들이 아이들을 사고로부터 보호할 수 있도록 하려는 취지다.

현행법에 따르면 관련 사고 발생시 처벌조항이 마땅치 않았다. 아동복지법에 따르면, 자신의 보호·감독을 받는 아동을 유기하거나, 의식주를 포함한 기본적 보호·양육·치료 및 교육을 소홀히 하는 방임행위를 금지하고 있다. 그러나 언급된 ‘유기’의 정도가 심각한 경우에만 해당돼 차량 안에 아이를 잠깐 두는 경우에는 처벌이 어려웠던 것이 현실이다. 아이의 건강 상태에 문제가 생겼을 때에만 비교적 가벼운 범죄인 ‘과실’로 보고 처벌할 수 있었다.

그러나 손 의원이 발의한 법안에 따르면 ‘만6세 미만의 어린이를 보호자 없이 차량 안에 남겨 두지 않을 것’이라는 내용을 운전자 준수사항에 명문화했다. 또 이 같은 의무를 지키지 않았을 시 벌칙 조항도 신설했다.

손 의원은 "특히 혹서기·혹한기 때는 어린아이의 경우 생명이 위태로울 수 있는 심각한 문제라 차량 내 아동 방치의 위험성에 대해 한국사회도 경각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며 "벌칙 조항을 신설해 사고를 예방할 필요가 있다"고 법안 발의 취지를 강조했다.

■'아동 방치는 범죄' 인식전환 중요
차량내에 어린 아이를 방치한 보호자를 처벌하는 규정을 입법화하는 것과 함께 인식개선을 위한 노력이 함께 진행돼야 한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양육자뿐 아니라 주변 사회의 시선부터 먼저 바뀌어야 한다는 지적이다.

특히 관련기관 전문가들은 차량내 아이를 방치해두는 것이 범죄일 수 있다는 인식이 공유돼야 한다고 강조한다. 자녀를 훈육목적으로 때렸던 '체벌'이 시간이 지나며 '아동학대'로 인식이 바뀐 사례처럼 인식개선이 함께 이뤄져야 한다는 조언이다.

아동보호 의식수준이 높은 미국의 경우 어린 아이를 보호자 없이 차량에 잠깐 두기만 해도 범죄로 간주할 정도로 시민의식이 형성돼 있다.

한편, 일각에서는 아이를 혼자 둘 수밖에 없는 맞벌이 부부등이 늘어나는 현실을 감안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가정에만 오롯이 짐을 지울 것이 아니라 맞벌이 부부에 대한 사회적 보호시스템을 먼저 고민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e-mail] 이태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