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 정부, 공공부문 일자리 정책 '엇박자'... 정규직 전환 급물살 속 임기제 공무원은 오히려 증원

      2017.11.01 13:22   수정 : 2017.11.01 14:28기사원문
문재인 정부의 공공부문 일자리 정책이 '엇박자'를 내고 있다.

연내 7만4000명의 공공부문 비정규직을 정규직으로 전환하는 등 공공부문 일자리 정책이 급물살을 타고 있다. 한편으로는 정부 각 부처 총액인건비(기준인건비제) 불용액을 이용해 사실상의 비정규직인 '임기제 공무원' 채용을 확대하고 있다.



고용 안정을 위해 공공부문 비정규직을 정규직으로 전환한다면서도 일반 공무원에 비해 고용 안정성이 상대적으로 낮은 것으로 평가되는 임기제 공무원은 증원하는 것이다.

임기제 공무원은 정년이 보장된 일반 공무원들과 달리 수년만 근무한 후 계속 일하려면 새로운 채용 절차를 밟아야 한다.
공무원 단체는 총액인건비제의 즉각 폐지와 임기제 공무원의 정규직화를 요구하며 반발했다.

■공공부문 정규직 전환'급물살'
1일 고용노동부와 노동계에 따르면 정부가 지난달 25일 '공공부문 비정규직 특별실태조사 결과 및 연차별 전환계획'을 발표 이후 공공부문 정규직 전환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이 계획은 올해 말까지 기간제 근로자 5만1000명, 파견·용역 근로자 2만3000명 등 7만4000명이 정규직으로 전환한다.

이를 위해 각 부문별 정규직 전환 심의기구 설치가 본격화되고 있다. 835개 대상 기관 중 10월말 현재 657개소(78.7%)가 정규직 전환 심의 기구 설치를 완료했다.

2020년까지 단계적으로 전환 예정인 파견·용역 근로자 노·사·전문가 협의회는 172개소가 설치가 끝났다.

각 부문별 정규직 전환 결정도 속속 이어지고 있다.

10월말 현재 기간제는 114개소·1만1000여명이 전환 결정이 완료됐고, 파견·용역도 41개소·2000여명이 전환 결정이 이뤄졌다.

고용부는 각 권역별로 1일부터 2주간 부문별 합동 간담회를 개최하고, 각 기관의 정규직 전환이 원활히 이뤄지도록 지원할 계획이다.

고용부 관계자는 "앞으로 2달간 연차별 이행 계획이 차질 없이 이행될 수 있도록 할 것"이라며 "각 기관에서 우수 사례를 참고해 정규직 전환을 추진할 수 있도록 지원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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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기직 공무원 증원... 정책 '엇박자'
공공부문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은 급물살을 타고 있는데 반해 공직사회내 비정규직인 임기직 공무원 증원이 추진되면서 일자리 정책에 '엇박자'가 나고 있다는 지적이다.

행정안전부는 지난 9월 각 부처 총액인건비로 임기제 공무원을 채용할 수 있도록 지침을 변경했다. 이어 국무조정실은 총액인건비를 활용한 임기제 공무원 채용을 골자로 한 지침을 마련했다.

총액인건비의 불용액을 활용해서 임기제 공무원을 채용하고, 그 실적을 기관 평가에 반영하겠다는 것이다.

정부 각 부처와 지방자치단체에 근무하는 임기제 공무원은 성과 평가 및 예산 운용 상황에 따라 언제든 계약 해지가 가능한 사실상 비정규직이다. 하지만 정부는 실적과 자격에 따라 임용되고 신분이 보장되는 '경력직'으로 보고 있다.

공무원 단체는 정부 방안은 정규직과 비정규직 사이 사각지대에 놓인 임기제 공무원의 고용 불안을 확대하고, 총액인건비제의 문제를 심화시키는 처사라고 주장한다.

대통령이 나서 공공기관 비정규직 정규직화까지 천명하고 있는 시점에서 오히려 정부가 비정규직 공무원을 양산한다는 얘기다.

전국의 2만여명의 지자체 소속 임기제 공무원들도 모임을 결성해 처우개선 및 정규직화(일반공무원화)를 요구하고 있다.


전국공무원노동조합 관계자는 "총액인건비제의 즉각 폐지와 임기제 공무원의 정규직화를 이뤄야 한다"며 "요구안이 반영되지 않으면 공직사회내 비정규직 철폐와 기형적인 보수제도의 개혁을 위해 전면적인 투쟁이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ssuccu@fnnews.com 김서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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