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협금융, 꽉막혔던 중국진출 다시 속도내나
2017.11.01 17:22
수정 : 2017.11.01 22:18기사원문
1일 농협금융지주에 따르면 지난해 1월 농협금융은 중화전국공소합작총사(이하 공소그룹)와 경제.금융부문의 상호 협력을 약속하는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하지만 지난해 7월 13일 국방부가 사드배치를 결정한 이후 농협금융의 중국시장 진출도 더뎌졌다. 중국 시장에 진출한 한국 기업 및 시중은행들이 매출 저하와 리스크 상승이라는 부침을 겪는 가운데, 설상가상으로 사드보복 장기화에 대한 우려 섞인 목소리도 나오기 시작했다.
때문에 농협금융에게 한.중 양국의 교류 정상화는 중국 진출 확대의 청신호다. 농협금융으로서는 그동안 진행해왔던 프로젝트에 속도를 붙이는 것은 물론 새로운 시장 진출을 모색할 수 있는 환경이 다시 조성된 셈이다. 특히 공소그룹과 맺은 MOU가 올해 말 종료되는 상황이어서 더욱 극적이었다. 농협금융은 종료가 다가오는 MOU 갱신을 우선적으로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또한 강소성과 중경시에서의 내년 출범을 목표로 인터넷 소액대출회사에 대한 지분투자도 검토한다. 공소그룹이 설립한 인터넷 소액대출회사에 대해 지분 30% 내외를 투자할 것으로 전망된다.
아울러 농협금융의 중국시장 최종 목표 중 하나인 중국 내 합자은행 설립을 다시 추진함은 물론, 올해 체결 예정이었던 합자손해보험사 설립을 위한 움직임도 탄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합자은행 설립은 농협금융 중국 시장 진출의 핵심이기 때문에 논의는 더욱 심도 있게 진행될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중국에 국내 은행이 진출할 수 있는 방법은 크게 3가지가 있는데 △독자은행 설립 △중외 합자은행 설립 △지점이나 사무소를 통한 진출 등이다. 농협금융과 공소그룹은 이 중 합자은행 설립을 검토 중인데, 중국 은행법상 중외 합작은행 설립을 위해서는 외국 자본이 전체의 50% 이상 돼야 한다. 때문에 농협금융은 투자 자본 규모 설정과 관련해서도 면밀한 검토 중에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일각에서는 농협금융과 공소그룹의 협력을 통한 중국진출이 다시 활기를 띌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중국 시장에서의 한국 시중은행 경쟁 판도가 요동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한 중국계 은행 관계자는 "농업관련 실물경제.금융이라는 접점이 있는 두 회사의 협력에서 시너지 효과를 기대해볼 수 있을 것"이라며 "중국시장의 한국 은행 법인들의 상황이 어려운 것을 감안했을 때, 비교적 중국 은감위(은행감독관리위원회)의 규제에서 자유롭고 중국 자본의 비율도 늘릴 수 있는 한-중 합자은행이 현명한 선택일 수 있다"고 말했다.
jasonchoi@fnnews.com 최재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