혁신 이끌 '7인의 50대 사장'.. 반도체 부문 4명 배출
2017.11.02 17:37
수정 : 2017.11.02 23:04기사원문
2일 단행된 삼성전자 사장단 인사의 키워드는 '세대교체'로 요약된다. 핵심사업에서 탁월한 성과를 보인 50대의 '젊은' 사장들이 경영 전면에 나서면서 세대교체를 통한 과감한 경영쇄신을 단행할 수 있게 됐다. 공이 있는 자에게 상을 주는 '신상필벌'의 인사원칙이 이번에도 적용됐다.
■최대 실적 반도체, 사장 승진도 역대 최다
올해 3.4분기 매출 19조9100억원에 영업이익 9조9600억원으로 사상 처음 영업이익률 50%를 넘긴 반도체 부문에서 전체 사장 승진자 7명 중 4명을 배출하는 기염을 토했다. 반도체 부문에서 한꺼번에 4명의 사장 승진자가 나온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진교영 메모리사업부장, 강인엽 시스템LSI사업부장, 정은승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사업부장, 황득규 중국삼성 사장이 바로 그 주인공들이다. 반도체 부문에선 3명의 사업부장이 모두 사장으로 승진하는 쾌거를 이뤘다.
진교영 사장은 1997년 입사 후 차세대 D램 개발 및 특성연구 업무를 시작으로 2004년 세계 최초 80나노 공정개발, 2009년 20나노 소자개발 등 D램 공정의 한계 돌파를 이끈 D램분야 세계 최고 권위자로 평가된다.
강인엽 사장은 모뎀 분야 세계 최고 전문가다. 2010년 삼성전자에 입사한 그는 시스템LSI 모뎀개발실장과 시스템온칩(SoC) 개발실장을 역임했다. 모뎀 불모지였던 대한민국에서 우수한 성능의 롱텀에볼루션(LTE) 모뎀을 성공적으로 개발, '갤럭시S6'에 탑재시켰다. 후발주자인 삼성전자의 SoC 사업역량을 끌어올린 주역이다.
정은승 사장은 파운드리 TD팀장, 시스템LSI 제조센터장, 반도체연구소장 등 개발과 제조를 두루 경험했다. 그는 반도체 개발과 제조에 대한 풍부한 경험을 바탕으로 세계 최초 18나노 D램, 64단 V낸드, 10나노 로직공정 등 차세대 제품과 미래 핵심 요소기술을 적기에 개발했다.
황득규 사장은 삼성전자 DS부문에서 구매팀장, 감사팀장, 기획팀장 등 스태프 부문을 두루 거쳐 사업을 보는 안목과 대내외 네트워크가 돋보인다는 평가를 받았다. 특히 기획팀장 재임 시절 반도체 중국 시안단지 구축에 기여하는 등 중국 이해도가 높고 대외협력 관련 노하우가 풍부하다.
■美 1위 이끈 팀 백스터, TV 한종희, CFO 노희찬
팀 백스터 북미총괄 사장은 AT&T와 소니를 거쳐 2006년 삼성전자 미국 판매법인에 입사한 영업 마케팅 전문가다. 정보기술(IT) 전자업계 최고 격전지에서 삼성전자의 소비자가전(CE)과 모바일 판매를 12년째 이끌고 있다.
그는 입사 3년 만에 전무로 승진했고, 2011년에는 북미시장에서 'TV 판매 월간 100만대' 기록을 쓴 후 이듬해 외국인 임직원 최초로 부사장으로 승진했다. 올해는 삼성전자의 북미 비즈니스를 책임지는 북미총괄 자리에 오르는 등 승진도 초고속이다.
백스터 사장은 차별화된 마케팅, 고객과의 소통이 강점이며 이를 통해 삼성전자 프리미엄 제품군의 시장점유율을 올리고 기업간거래(B2B) 경쟁력 확보 측면에서도 발군의 기량을 보였다는 평가를 받는다. 회사는 "삼성전자가 북미 TV시장에서 10년째 1위를 달리게 한 주역 가운데 한 사람"이라며 "생활가전과 휴대폰 부문 시장점유율 역시 1위에 올려놓는 데 중추적인 역할을 했다"고 했다.
또한 갤럭시S8이 사상 최대 선주문량을 기록하며 북미 소비자의 신뢰를 얻고 시장 리더십을 확보하는 데도 기여했다. 백스터 사장은 2016년 9월 북미의 럭셔리 가전 '데이코' 인수에 참여했고, 6월 발표한 사우스캐롤라이나주 뉴베리에 생활가전 생산거점을 확보하기 위한 당국과의 조율도 맡았다.
한종희 삼성전자 CE부문 영상디스플레이사업부장 사장은 TV개발 분야 최고 전문가다. 차별화된 제품 개발을 통해 11년 연속 글로벌 TV시장 1위의 위상을 지키는 데 선도적 역할을 했다.
삼성전자의 곳간을 운영하는 최고재무책임자(CFO)에는 노희찬 삼성전자 경영지원실장 사장이 내정됐다. 그는 삼성전자 구주총괄 경영지원팀장, 경영지원실 지원팀장 등을 거쳐 2015년 말부터 삼성디스플레이 경영지원실장을 맡아 온 재무관리 전문가다. 노 사장은 삼성전자로 복귀한다.
■삼성D 대표에 이동훈 사장
삼성전자는 원포인트 조직개편도 이날 발표했다.
삼성전자는 세트 부문의 선행연구를 담당하고 있는 DMC연구소와 소프트웨어(SW)센터를 통합해 '삼성 리서치'로 확대 재편한다.
삼성 리서치는 세트 부문의 통합연구소다. 전 세계 24개 연구거점과 2만여명의 연구개발(R&D) 인력을 이끌어가는 선행 R&D의 허브가 된다. 삼성전자는 부사장급으로 운영돼 왔던 연구소를 사장급 조직으로 격상했다. 신임 CE부문장인 김현석 사장이 연구소장을 겸직한다.
회사는 "하드웨어와 SW로 이원화됐던 연구조직을 통합해 미래 융복합 기술에 대한 시너지를 제고하고 4차 산업혁명의 기반기술인 인공지능(AI), 사물인터넷(IoT), 보안 등 미래 선행기술 확보에 구심점 역할을 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CE부문장이 관장하던 DMC연구소와 IM부문장의 이끌던 SW센터를 합쳐 전사 차원에서 신사업 기회를 모색하고 혁신을 이끄는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한편 삼성디스플레이는 신임 대표이사 사장으로 삼성디스플레이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사업부장인 이동훈 부사장을 승진 내정했다. 지난달 31일 권오현 대표이사 부회장이 대표이사 사임 발표에 따른 후속 인사다. 디스플레이 영업마케팅 전문가인 이 사장은 2015년 OLED사업부장으로 부임해 시장 다변화, 대형 거래처 개척을 통해 글로벌 OLED 시장에서 절대우위를 실현하며 안정적 성장기반을 구축했다. 삼성벤처투자는 전용배 삼성화재 경영지원실장을 사장 승진 내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