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대석 이화여대 교수 "한반도 안정적 관리 위해 美·中과 인식차 줄여야"

      2017.11.08 17:35   수정 : 2017.11.08 17:35기사원문

"외교는 주고받는 것이기 때문에 일방적일 수 없다. 우리가 손해를 본 것은 아니기에 좋은 점수를 줘야 한다고 본다."

8일 최대석 이화여대 교수(사진)는 파이낸셜뉴스와의 인터뷰에서 문재인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정상회담에 대해 이같이 평가했다.

최 교수는 전반적으로 두 정상 간의 회담에 대해 긍정적으로 평가했지만 향후 남.북, 한.미, 미.중 관계 등에 대해서는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그는 '인도.태평양'이라는 단어의 의미에 대해 주목할 필요성이 있다는 점을 강조하면서 우리 정부가 한반도 정세의 안정화를 이끌어가기 위해 신중하게 대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지난 6일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과의 대화 진전 가능성을 시사했다. 한·미 간의 조율이 잘되고 있다는 방증으로 볼 수 있나.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을 언급한 발언들과 비교할 때 북한과의 '물밑 접촉'이 잘 이뤄지고 있다고 언급한 것은 상당히 중요한 발언이다. 그렇지만 한·미 간의 조율이 잘되고 있다고 지나치게 (확대) 해석하는 것은 무리가 있다.
어떤 나라든 북한에 대한 압박과 제재를 가하더라도 북한과의 외교에서 대화채널을 열어두는 것은 상식적인 것이다. 그런 만큼 상식적인 일이 벌어지고 있고 그것(북한의 움직임)을 지켜보겠다는 정도의 의미로 풀이된다.

―FTA 압박 수위는 낮아지고 대신 미국산 무기 구매가 떠올랐는데.

▲외교적 측면으로 볼 때 한국과 미국이 모두가 만족스러운 것이라고 본다. 외교는 상호 간에 주고 받는 것이기 때문이다. 트럼프 대통령의 FTA 관련 발언은 FTA폐기가 아닌 문제가 있다는 정도의 수준이다. 우리도 대북 억제력을 갖추기 위해 미국의 무기를 구매하는 것은 서로가 윈윈하는 것이지, 우리가 손해를 보는 것이라고 보지는 않는다.

―앞으로 미·북, 남북, 미·중 관계는 어떤 변화가 있을 것 같나.

▲한반도 주변의 관계변화는 장기적으로 봐야 한다. 정상회담 한번으로 점치기는 힘들다. 관건은 미.중 정상회담에 걸려 있다. 미.중 관계는 큰틀에서 봐야 한다. 지난 4월 양국 정상은 미.중 간의 문제를 중심으로 탐색전을 벌였다. 시진핑 2기가 출범되면서, 이제는 북핵 압박에 대해 중국이 화답할 차례다. 더욱이 오는 11일 개최될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를 통해 트럼프 대통령이 러시아 푸틴 대통령과 만나는 것도 중요한 변수라고 볼 수 있다.

―트럼프 대통령 방한 이후 우리 외교안보의 과제는.

▲한반도 상황에 대한 안정적 관리가 제일 중요하다. 9월 중순 이후 북한의 도발이 없는데, 내년 초에 열릴 평창동계올림픽까지 한반도의 안정적 관리가 동계올림픽 성공의 관건이기 때문이다. APEC에서 한.중 정상회담을 통해 한반도 안정적 관리의 모멘텀을 가져야 할 것이다. 이를 위해 한.미.중 간의 인식차를 한.미, 한.중 회담을 통해 줄여주는 것이 중요하다.


―트럼프 대통령이 아베 총리의 영향을 받았다는 '인도.태평양'이라는 단어의 함의가 무엇인가.

▲미국이 일반적으로 사용해 왔던 '아시아.태평양' 대신 트럼프 대통령이 '인도.태평양'이란 단어를 사용한 것에 대해 주목할 필요가 있다. 이는 미국의 동아시아 전략이 인도와 호주를 포함한 서남아시아까지 확대해서 본다는 것으로, 중국의 부상을 견제한다는 뜻이 내포돼 있다.
때문에 향후 미국의 대중국 정책의 강경화를 예상해야 한다.

captinm@fnnews.com 문형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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