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대통령, "아세안 교류 협력 4대국 수준으로 격상시키겠다"...인도네시아 도착 첫 일성
2017.11.08 23:32
수정 : 2017.11.08 23:32기사원문
【자카르타(인도네시아)=조은효기자】동남아 3개국 순방 중 첫 방문지인 인도네시아를 국빈방문한 문재인 대통령은 8일 "인도네시아를 비롯한 아세안과의 교류·협력 관계를 4대국 수준으로 격상시키고 발전시켜 나가겠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이날 자카르타 도착 직후 첫 공식일정으로 물리아호텔에서 열린 동포간담회에 참석해 취임 직후, 역대 처음으로 박원순 서울시장을 단장으로 하는 '아세안 특사단'을 인도네시아에 파견한 점을 언급하며, "주변 4대국(미.중.일.러)을 넘어, 우리의 시야를 넓혀야 대륙과 해양을 잇는 교량국가로서의 지정학적 이점을 살려나갈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현재 인도네시아 진출 우리 기업이 3000여개에 이르고 있으며, 특히, 인도네시아는 잠수함과 차세대 전투기를 우리의 공동 개발하는 유일한 나라가 됐다"고 설명했다.
문 대통령은 이런 결실에 동포들의 역할과 기여가 컸음을 강조하며 "지난 1960년대 후반 깔리만탄 산림 개발로 시작된 한인사회가 이제 3만1000명에 이르며, 이국땅 맨손으로 건너와 수많은 역경을 뚫고 오늘의 성취를 일구어 낸 동포여러분 한 분 한 분이 아주 자랑스럽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특히, 최근 인도네시아 동포들이 한인회를 중심으로 '평창동계올림픽 모국 방문 추진위원회'를 결성한 점을 전하며, 각별한 사의를 표했다. 그러면서 동포사회를 위한 맞춤형 지원을 비롯해 영사조력 확대, 동포 자녀들의 모국연수기회, 사업기회 확대 등을 적극 지원하겠다고 제시했다.
문 대통령은 "격동의 현대사 속에서도 두 나라가 공통점이 많다"며 "두 나라 모두 식민지배와 권위주의 체제를 겪었지만 그 아픔을 극복하고 민주화와 경제성장의 길을 성공적으로 걸어가고 있다"고 말했다. 인도네시아는 지난 19세기 초부터 네덜란드의 식민지배에 놓였으나 20세기 초 민족주의 독립운동을 전개했으며, 태평양전쟁 당시(1942년)일본에 점령당했으나 일제 패망 직후 독립을 선포했다.
양국 정상간 행보도 사뭇 닮은꼴이다. 지난 2014년 인도네시아 첫 정권교체이자 문민정부 출범을 달성한 조코 위도도 대통령은 가난한 목수의 아들 태어나 가구판매업에 종사하다가 친서민·비(非)엘리트주의를 앞세워 정계입문 9년만에 수하르토 전 대통령의 사위이자 권력 핵심인 프라보워 수비안토를 누르고 대통령에 당선됐다. 그는 당선 직후 "이권(利權) 정치 근절과 경제 개혁으로 인도네시아를 중진국 반열에 올리겠다"고 선언하기도 했다. 문 대통령은 "저와 조코 위도도 대통령은 사람 중심의 국정철학과 서민행보, 소통 등에서 닮은 면이 많다"면서 "위도도 대통령과 앞으로 좋은 관계를 만들어갈 수 있을 것이란 기대가 크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마침 인도네시아 오는데 좋은 일이 있었다. 어제(7일)우리 원양어선이 남태평양에서 스티로폼 뗏목을 타고 표류하던 선원 11명을 구조했는데 그 가운데 10명이 인도네시아 선원이었다. 이번 정상회담도 잘 될 것 같다"고 덧붙였다.
이날 동포간담회엔 교민 300명과 인도네시아인 23명, 수행원 등 총 400여명이 참석했다. 주요 인사로는 승은호 아시아한인회 총연합회장(코린도그룹 회장), 송창근 재인도네시아 한인상공회의소 회장, 빈곤아동 구호활동가 김영휘씨, 수랏 인드리아르소 내각사무처 차관보, 한국 산업연수생 출신 룰리 솔리하툰씨, 조태영 주인도네시아 대사 등이다.
ehcho@fnnews.com 조은효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