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출산 문제는 국가의 위기.. 장관급 인구처 신설 목소리"
2017.11.16 17:37
수정 : 2017.11.16 22:57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와 사단법인 서울인구포럼이 16일 서울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공동 주최한 '제1회 서울인구심포지엄'에서 주요 인사들은 저출산·고령화의 심각성을 지적하며 문재인정부가 인구 문제를 최우선 국정과제로 삼아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은 "우리나라는 초저출산 현상을 겪고 있다. 이 현상이 지속되면 경제성장은 물론 국가의 지속가능성까지 담보할 수 없게 된다"고 지적하며 "단기 특효약은 없다.
양승조 국회 보건복지위원장은 "대한민국에 33만명만 살면 어떤 풍경이 그려질까"라는 물음으로 저출산.고령화에 대한 문제의식을 환기시켰다.
양 위원장은 "모든 문명이 끊길 것이다. 누가 KTX를 운영하고, 병원은 또 누가 운영하겠느냐"면서 "삼성경제연구소는 2500년 33만명의 인구만 남는다는 통계를 발표했고, 입법조사처는 2750년이 되면 0명이 남는다고 했다"고 설명했다. '인구 33만명의 대한민국'이 예측 불가능한 미래가 아니라는 의미다.
이어 양 위원장은 "저출산 문제는 내수부진을 떠나 국가의 위기, 국가의 존망과 관련된 것"이라며 "저출산 극복에 초점을 두고 모든 국가적 역량을 쏟아부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국회 저출산.고령화대책특별위원장을 지낸 자유한국당 나경원 의원은 "인구 문제는 출산, 보육, 교육, 일자리, 주거 등 모든 문제를 아우른다. 이를 단계적.전체적으로 점검해야 한다"면서 인구처 장관 신설을 제안했다. 대통령 직속 위원회만으로는 부족하다는 게 나 의원의 생각이다.
아울러 나 의원은 "결혼을 좀 더 쉽게, 좀 더 빨리 할 수 있는 사회문화의 변화가 필요하다"면서 프랑스의 팍스(PACS.시민연대협약) 제도를 우리나라에 어떻게 접목할 수 있을지 고민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팍스 제도는 동거를 새로운 가족 형태로 수용하는 것으로, 동거만 해도 아이를 낳을 경우 자녀 양육수당과 주거비 지원을 받을 수 있다.
이재인 서울인구포럼 대표는 "백약이 무효한 듯 보이는 게 인구 문제이지만 뜨거운 불길로 집중한다면 머지않아 해결의 실마리를 잡을 것"이라며 "아이 키우기 좋은 사회환경을 만들고, 자식농사가 세상에서 가장 보람찬 일이라는 가치관도 되찾을 수 있도록 하는 일종의 사회운동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전재호 파이낸셜뉴스 회장은 개막사에서 "인구가 줄고 고령화가 심해지면 여러가지 문제가 생기고 국가 경제도 활력을 잃어간다"고 말했다.
전 회장은 인구 감소를 '내려가는 에스컬레이터'에 비유한 일본종합연구소 모타니 고스케 수석연구원의 말을 인용하며 "내려가는 에스컬레이터는 거슬러 오르기가 쉽지 않다. 만약 잠시라도 걸음을 멈추면 아래로 쭉 미끄러지고 만다"고 꼬집었다.
특별취재팀 심형준(팀장) 차장 김학재 (이상 정치부) 김서연 차장(경제부) 정상희(건설부동산부) 이환주 오은선(생활경제부) 한영준 송주용(산업2부) 남건우(증권부) 권승현(산업부) 김유아 최용준(사회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