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보다 젊게… 호르몬을 깨워라

      2017.11.16 20:25   수정 : 2017.11.16 20:25기사원문

요즘엔 나이보다 얼마나 젊음을 유지하고 있느냐가 더 중요해졌다. 나이가 젊다고 어려보이는 것도 아니고 나이가 많다고 늙어보이는 것도 아니다.

안철우 강남세브란스병원 내분비내과 교수는 16일 "사람은 25세가 되면 성장이 멈추고 노화가 시작된다"며 "이 시기부터 몸 속 호르몬을 어떻게 관리하는지 어떤 상태인지에 따라 젊음과 노화가 결정된다"고 설명했다.



■호르몬, 노화에 큰 영향

호르몬의 기능이 떨어지면 몸이 늙기 시작한다. 노화란 호르몬의 발생, 분비, 조절에 변화가 생기면서 호르몬의 분비량이나 기능이 감소해 비정상적으로 되는 것을 의미한다.
호르몬 기능이 떨어지면 제일 먼저 신체 기관의 활력이 떨어진다. 또 신체에 상처가 났을 때 치유하는 몸의 회복력과 외부에서 침입하는 질병을 막는 면역력도 떨어진다.

몸이 약해지면 외부의 자극, 염증에 반응하기 힘들어진다. 그러면 취약한 부위에 병이 생기는 것이다. 병든 상태에서는 호르몬 기능이 떨어지고 노화가 촉진되는 악순환이 이어진다.

사람의 몸에는 60조개가 넘는 세포가 있다. 이 세포들이 제 역할을 하도록 신호를 보내 지시를 내리는 게 호르몬이다. 호르몬은 다른 영양소와는 달리 사람이 스스로 만들어내고 분비하는 물질이다. 이 호르몬은 온 몸을 순환하는 혈액에 섞여 함께 이동한다. 보통 호르몬 하면 여성 호르몬과 남성 호르몬을 떠올린다. 하지만 몸 속에 존재가 증명된 호르몬은 100가지가 넘는다. 이 호르몬을 어떻게 관리하느냐에 따라 젊음과 건강상태가 달라지는 것이다.

■혈관 건강을 챙겨라

사람의 노화는 혈관에서 시작된다. 우리가 음식물을 섭취하면 몸에서 당분으로 분해되고 이 당분은 혈액으로 들어가 혈당수치를 상승시킨다. 인슐린은 혈액 속에 있는 당분을 몸 속에 필요한 세포에게 전달하는 운전자 역할과 세포의 문을 열어주는 열쇠 역할을 한다. 이 호르몬에 문제가 생기면 당분이 세포에 들어가지 못해 혈당이 높아진다. 고혈당 상태가 되면 혈액의 점도가 높아지면서 끈적끈적하게 된다. 이 때문에 혈전이 잘 생기게 된다. 또 끈끈한 혈액으로 혈관이 압력을 받아 안쪽 벽이 손상되고 탄력도 떨어지게 된다.

안 교수는 "인슐린의 분비와 작용이 원활하면 혈액이 맑아지고 대사과정이 순탄하게 이뤄진다"며 "젊게 살려면 비만, 당뇨병, 고혈압, 고지혈증, 심혈관 질환 등 대사증후군에 걸리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젊음 유지, 3대 필수 호르몬

젊고 건강한 삶을 위해 가장 중요한 호르몬은 인슐린, 성장 호르몬, 멜라토닌이다.

호르몬 건강을 위해 가장 먼저 바꿔야 할 것은 먹는 것과 습관이다. 호르몬 건강을 위해서는 칼로리보다 '당 지수(GI)'가 높은 음식을 피해야 한다. 당 지수가 높은 음식은 혈당을 빠르게 올리는 음식을 말한다. 탄수화물은 당 지수가 높은 편이다. 그중에서 빵이나 과자 같은 밀가루 음식, 흰 쌀밥, 설탕, 액상과당은 당 지수가 아주 높다. 같은 칼로리라도 당 지수가 높으면 혈당이 급격하게 올라가 인슐린 호르몬이 과다하게 분비된다. 이는 췌장을 피로하게 만들어 당뇨병을 유발하게 된다. 과일을 섭취할 때도 당 지수가 낮은 딸기나 사과가 좋고 수박이나 감은 당 지수가 높으므로 균형을 맞춰 섭취하는 게 좋다. 살코기, 콩류, 잡곡, 견과류, 해조류, 생선, 유제품 등이 당 지수가 낮은 식품이다.

적절한 운동은 성장 호르몬 분비에 도움이 된다. 유산소 운동보다는 근육이 만들어지는 근력운동을 할 때 분비가 왕성해진다. 특히 하체 근육이 약해지지 않도록 하는 게 중요하다. 하체 근육에서 분비되는 아이리신이라는 호르몬은 나쁜 지방을 좋은 지방으로 바꿔줘 인슐린 저항성을 줄여주므로 대사증후군이 예방된다. 평소 쉽게 할 수 있는 근력운동은 △의자 잡고 서서 발뒤꿈치 들기 △팔짱 끼고 앉았다 일어났다 하기 △의자 등받이 잡고 앉았다 일어나기 △의자에 앉아 다리 올리기 등이 있다.

운동할 시간이 없다면 30분간 빨리 걷기를 하는 게 좋다. 운동은 5일 이상 하루 30분 이상 하도록 한다.

마지막으로 멜라토닌 호르몬은 잠을 잘 자야 분비된다. 잠을 잘 못자면 멜라토닌 분비량이 감소하고 야간에 분비되는 성장 호르몬 분비도 방해받는다. 멜라토닌 호르몬 분비를 위해서는 늦어도 밤 10시~11시에는 잠자리에 들어야 한다. TV나 스마트폰의 블루라이트는 수면에 방해되므로 보지 않는 것이 좋다. 잠자리에 들기 전에는 침실의 조명을 어둡게 하고 따뜻한 물로 짧게 반신욕해 스트레스와 긴장된 신경을 완화시켜준다.
잠이 오지 않아도 잠자리에 눕는 시간은 일정하게 습관을 들이는 게 좋다. 하루 평균 수면시간은 7~8시간이 적당하다.
숙면을 위해서는 저녁에 카페인이 들어간 커피나 차 종류, 초콜릿과 당분이 많은 음식은 섭취하지 않는 것이 좋다.

pompom@fnnews.com 정명진 의학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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