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진성 헌법재판소장 후보자 “북한은 주적… 국보법 폐지는 반대”
2017.11.22 17:18
수정 : 2017.11.22 17:18기사원문
■후보자 소신과 철학 집중
이날 국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특별위원회의 헌재소장 후보자 인사청문회에서 야당은 청문회가 흠집내기로 일관되고 있다는 일부 여론을 의식한 듯 신상 문제가 아닌 그간의 사법적 판단을 중심으로 다양한 사회적 이슈에 대한 후보자의 소신과 철학을 묻는 데 집중하는 모습을 보였다.
앞서 보수 야당의 반발 속에 헌재소장 임명동의안이 부결된 김이수 재판관과 달리 양승태 전 대법원장이 지명해 헌법재판관에 임명된 이진성 재판관은 대체적으로 보수 성향으로 분류된다. 2012년 8월 헌법재판관 인사청문회 당시 개인 신상과 관련해서는 별다른 잡음 없이 여야 합의로 청문보고서가 채택된 바 있다.
"국민의 기본권 신장에 노력해주신 데 감사드린다"고 운을 뗀 권석창 자유한국당 의원은 "후보자의 재산증식 과정이나 카드결제 내역 등을 살펴봤지만 큰 흠은 없다고 생각한다"고 이 후보자의 헌재소장 지명에 대해 대체로 긍정적 평가를 내렸다. 그러면서도 야당은 안보관을 집중적으로 캐물으며 진보인사들로 꾸려진 친정부 성향의 사법적 결정을 이 후보자가 내리지는 않을까 경계하는 모습도 드러냈다.
송희경 자유한국당 송희경은 북한을 주적으로 생각하는지와 국가보안법 폐지에 대한 견해를 물었다.
이 후보자는 "그렇게(주적으로) 보고 있다”면서도 국보법 폐지에 대해서는 “독소조항도 있고 오.남용된 적도 많다. 법 전체로 볼 때는 폐지하기보다 잘못된 조항을 제외하고서 나머지를 적절히 운용하고 남용을 방지하는 방향으로 가야 한다”고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낙태죄 폐지 및 대체복무 긍정적 입장
반면 여당 의원들은 문재인 정부가 개혁 과제의 일환으로 추진 중인 '적폐청산' 이슈에 대한 질의를 하며 보수 야당을 견제하는 모습을 보였다.
김해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현재 검찰이 수사중인 보수 정권 당시 군 사이버사령부 댓글 공작 의혹을 연상케 하듯 “군의 정치관여는 헌법에 대한 중차대한 도전이 아니냐”고 질의한 데 이어 '문화계 블랙리스트'와 관련해서도 견해를 물었다. 이 후보자는 “(군의 정치관여 문제는) 당연히 헌법 위반이며 자의적으로 (문화예술인을) 분류했다는 것은 표현의 자유에 대한 침해가 될 것”이라고 답했다.
사회적 이슈인 낙태죄 위헌 여부에 대해서는 “낙태는 일반적으로 태아의 생명권과 임신한 여성의 자기결정권이 충돌하는 문제로 이해되지만 그 2가지가 과연 충돌하는 것인가 의문이 있다”며 “미국 연방대법원이 했듯이 (임신 후) 일정 기간 내에는 낙태를 허용하는 방향도 가능하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또 다른 사회적 아젠더인 양심적 병역거부에 대해서는 “아르메니아에서는 다른 나라와 전쟁하는 중에도 대체복무를 허용한 사례가 있다”며 병역법의 개정 필요성을 우회적으로 역설했다.
mountjo@fnnews.com 조상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