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넘은 구글 위법 행태… 규제 목소리 커진다

      2017.11.23 16:59   수정 : 2017.11.23 16:59기사원문

글로벌 기업 구글에 대한 비난 여론이 확산되고 있다. 최근 국정감사를 통해 구글이 국내에서 수천억원의 매출을 올리고 있지만 세금을 제대로 내고 있지 않다는 세금회피 의혹이 제기된 데 이어 이번에는 이용자 동의 없이 안드로이드 스마트폰 사용자들의 위치정보를 무단으로 가져간 것으로 드러났다.

이에 따라 국회를 중심으로 구글에 대한 규제법안 논의에 속도가 붙을 것으로 전망된다.

국내 기업에 적용되는 규제를 구글 등 글로벌 기업에도 적용하는 내용의 법안이 이미 발의돼 입법절차에 돌입했다. 이번 위치정보 무단수집 사건까지 겹치면서 구글에 대한 규제 목소리가 더욱 커지고 있다.


23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구글은 올해 초부터 지금까지 이용자의 동의 여부와 무관하게 개인 위치정보를 수집한 뒤 구글 본사 서버로 자동 전송했다. 이 같은 사실은 지난 22일(현지시간) 미국의 온라인매체 '쿼츠'가 보도하면서 알려졌다.

구글은 스마트폰과 이동통신 기지국 간 교신정보를 활용해 사용자 위치정보를 수집했다. 기지국 정보를 알면 스마트폰 사용자가 어디서 스마트폰을 이용하는지 확인할 수 있다. 경찰도 구조 등 위급한 상황에서 당사자를 찾을 때 이 같은 기지국 정보를 활용한다. 구글은 위치정보 수집이 있었다는 점을 인정하면서도 "단순히 기능개선을 위해 활용했을 뿐 다른 용도로 사용하지 않았으며 활용 이후 바로 폐기했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국내 법에 따르면 이용자의 동의 없이 위치정보를 수집하는 것은 불법으로 형사처벌 대상이다. 이에 방송통신위원회도 조사에 착수했다. 방통위 관계자는 "구글이 어떤 목적으로 위치정보를 수집했는지에 대한 조사에 착수했다"고 말했다. 방통위 조사결과에 따라 과징금 등의 처분이 불가피하다. 이번 사태를 통해 구글의 위법 경영행태가 다시 도마에 올랐다. 구글은 지난 2014년에도 한국에서 와이파이망의 개인정보를 무단수집한 사실이 적발돼 방통위로부터 과징금 2억1000여만원을 부과받은 바 있다. 불과 3년 만에 다시 개인정보 관련 법을 위반한 것이다.

지난 국정감사에서 지적됐던 세금회피 문제도 다시 거론되고 있다. 구글은 매년 우리나라에서 수천억원을 벌어가고 있지만 서버가 한국에 있지 않다는 이유로 세금을 제대로 내지 않고 있다. 구글은 정당하게 세금을 납부하고 있다고 주장하지만 매출도 공개하지 않은 채 세금을 내고 있다는 주장을 납득하기 어렵다는 것이 업계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이 같은 사실은 한성숙 네이버 대표가 언론 등을 통해 구글에 공개질의하면서 불거졌다. 이달 초 한성숙 대표는 "네이버는 지난해 국내에서 2조5920억원의 매출을 기록했고, 2746억원을 국내에 법인세로 납부했다"며 "구글은 세금을 납부하고 있다고 하지만 정확한 매출도 공개하지 않고 있는데, 한국에서의 매출과 영업이익, 그에 따른 세금납부액을 밝히라"고 촉구했다. 이에 대해 구글은 묵묵부답으로 일관하고 있다.

이처럼 구글에 대한 비판 여론이 확산되면서 국내에서도 구글에 대한 규제가 시급하다는 여론이 확산되고 있다. 이미 해외에서는 구글이 그동안 내지 않은 세금을 받기 위한 절차에 착수하고 있다. 이른바 '구글세'다. 영국은 1억3000만파운드(약 1890억원), 이탈리아는 3억6000만유로(약 3800억원)의 추징금을 구글로부터 받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국내에서도 국회를 중심으로 구글 규제에 나서고 있다. 이른바 '뉴노멀법'이라고 하는 자유한국당 김성태 의원이 발의한 전기통신사업법 개정안에는 국내 사업자에게 적용하는 규제를 구글 등 글로벌 사업자에게도 적용하는 내용이 담겨 있다.

정부도 구글 등 글로벌 기업에 대한 규제 검토에 돌입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를 중심으로 방송통신위원회, 기획재정부, 국세청, 금융위원회 등이 참여하는 범정부 태스크포스팀(TFT)이 운영되고 있다. TFT를 통해 구글 등에 제대로 세금을 부과하는 방안 등이 논의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한 전문가는 "국회 등에서 법안이 발의되고 있지만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등으로 인해 해외사업자를 규제할 수 있는 실효성을 확보할 수 있느냐가 중요하다"며 "가장 먼저 구글이 국내에서 벌어가는 매출에 대한 조사를 시작하고 제대로 세금을 받는 것이 구글에 대한 규제의 시작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jjoony@fnnews.com 허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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