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미쓰비시머티리얼’ 품질 데이터 조작...정부 진압 총력(종합)
2017.11.24 16:46
수정 : 2017.11.24 17:09기사원문
결국 또 터졌다. 닛산자동차, 고베제강, 스바루자동차에 이어 이번에는 전범기업 미쓰비시머티리얼(전 미쓰비시광업)의 계열사 3곳(미쓰비시전선공업, 미쓰비시신동, 미쓰비시알루미늄)이다.
■결국 머리 숙인 미쓰비시머티리얼
타케우치 아키라 미쯔비시머티리얼 사장은 24일 도쿄 도내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고개를 숙였다. 계열사 3곳이 품질 데이터(강도와 치수 등의 검사 데이터) 조작 등의 부정행위로 적발됐기 때문이다. 이들이 속인 거래처는 모두 258개사에 달한다.
닛케이신문에 따르면 미쓰비시머티리얼 계열사 3곳의 부정은 오랜 기간에 걸쳐 지속돼 왔다.
미쓰비시전선공업은 안전 기준을 충족하지 못한 고무 소재 ‘O-링’의 데이터를 조작해 출하해 왔다. 거래처와 계약한 품질 기준에 미치지 못하는 제품을 출하해 온 것이다. O-링은 기름이나 물 등의 누설을 방지하는 제품으로 자동차, 항공기 등 산업계 전반에 걸쳐 폭 넓게 사용되고 있다. 기준 미달 제품이 출하된 가능성이 있는 고객사는 모두 229개사다.
미쓰비시신동은 자동차와 전자기기 등에 사용되는 구리 제품의 경도와 강도 데이터를 조작해 왔다. 닛케이신문은 29개 거래처에 기준미달 제품이 출하됐을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미쓰비시알루미늄에서도 기준미달 제품이 출하됐었다. 타케우치 사장은 이날 “고객사 16곳으로 부적합품이 출하됐었다. 총 매출의 0.3%정도 수준”이라고 말했다. 이어 “지난해 11월 내부 감사에서 발견해 제품의 출하를 중지하고 고객에게 설명을 이미 마쳤다. 모두 해결된 안건이지만 사회적 주목도가 높은 것을 감안해 오늘 공표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조기 진압 위해 팔 걷고 나서는 日정부
일본 정부는 이번 사태가 ‘제2의 고베제강’ 사태로 번지지 않게 하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이번 사태를 두고 이시이 케이이치 국토교통상은 “안전 확보를 최우선으로 하는 교통 사업자와의 계약에 반하는 잘못된 행위”라고 비판했다. 고베제강에 이어 기본 소재 업체가 품질 데이터 조작에 또 다시 연루된 것에 대해 강한 유감을 표하며 “안전을 위해 항공기 제조업체 등 관련 업체들의 피해 사항을 조사할 방침”이라고 설명했다.
세코 히로시게 일본 경제산업성 장관은 이날 국무회의 후 기자들에게 “일본 제품에 대한 신뢰를 배신한 행위”라며 “고객뿐 아니라 사회 전체의 신뢰 회족을 위해 최대한의 노력을 요구하겠다”고 강력히 비난했다.
모테기 도시미쓰 일본 경제재생상도 “사실 규명을 철저히 하고 고객 대응을 신속하게 진행하도록 지시했다”고 말했다.
일본 정부가 발 벗고 나서는 이유는 이번 사태가 ‘제2의 고베제강’으로 번질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항공기 업체인 보잉과 에어버스는 자사 제품에 미치는 영향 조사를 시작했다.
일본 방위성도 다시 비상이 걸렸다. 자위대 항공기나 함선의 엔진 부분에 기준 미달의 제품이 사용됐기 때문이다. 오노데라 이쓰노리 일본 방위상은 이날 국무회의 후 기자회견에서 “현재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부대 안전에 이상이 발생했다는 보고는 없었다”고 말했다.
sijeon@fnnews.com 전선익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