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장 뚫린 비트코인… 결국 1000만원 찍었다
2017.11.27 18:17
수정 : 2017.11.27 18:17기사원문
비트코인이 기어이 개당 1000만원을 넘어 1100만원대까지 위협하고 있다. 연초 대비 800%, 1년 전보다는 상승 폭이 10배가 넘는다. 비트코인은 상승 폭이 확대될때마다 '거품' 우려가 높지만, 가격은 꾸준히 상승하고 있다.
27일 국내 최대 가상화폐거래소 빗썸에 따르면 이날 비트코인 가격은 개당 1094만원까지 오르며 개당 1000만원을 넘어 1100만원대까지 위협했다.
■비트코인 떨어지면 더 오른다
해외 비트코인 전문 사이트 '코인데스크'에서도 비트코인은 사상 처음으로 9000달러대를 돌파했다. 이날 비트코인은 개당 최고 9682달러(1053만원)를 기록했다.
비트코인은 이달 중순 700만원대까지 떨어졌으나, 이후 순식간에 사상 최초로 빗썸 내에서 1000만원대를 돌파하며 '가격 하락 뒤에는 더 큰 상승이 따라온다'는 시장의 속설을 또 다시 입증했다.
개당 120만원 안팎이었던 올해 초를 고려하면 비트코인 가격 상승률은 800%에 달한다. 지난해 11월 말에는 비트코인 가격이 개당 88만원대였다. 1년만에 가격이 12배 이상 오른 셈이다.
빗썸 측은 최근의 가격 상승에 대해 "비트코인 하드포크로 7개 이상의 신규 코인 발행이 예고된 점이 반영돼 가격 상승세를 이끌었다"며 "일본이 암호화폐를 기업 자산으로 인정하는 회계기준을 마련한 점도 크게 작용했다"고 분석했다.
미 경제전문방송 CNBC는 "미국 추수감사절과 블랙프라이데이 쇼핑 시즌에 따른 투자자들의 관심 증가로 비트코인 가격이 최고치를 기록했다"며 "추수감사절 휴일에만 미국 최대 비트코인 거래소인 '코인베이스'에서 10만 개 이상의 계정이 추가됐다"고 밝혔다.
■비트코인 가격 폭등 '왜'
'연내 1000만원'으로 봤던 비트코인 가격 전망치가 조기 달성되자, 시장의 이목은 천장을 뚫은 비트코인의 가격이 어디까지 갈지로 옮겨가고 있다. 국제 주류 금융권의 가상화폐에 대한 시각이 점차 바뀌고 있다는 점은 고무적이란 시각이다.
일본회계기준위원회는 최근 비트코인을 기업회계원칙에 반영할 수 있도록 하는 큰 틀의 기준을 마련했다. 일본은 연초부터 가상통화를 결제 수단으로 인정하고, 가상통화 거래를 통해 발생하는 소득에 대해 세금을 매기기로 하는 등 가상화폐를 통제 속에 두기 위한 제도 구축에 속도를 내고 있다.
규제 영향권에 둔다는 의미는 안전 제도 망에 편입시킨다는 의미와도 일맥상통한다. 이에 가상화폐는 규제망이 촘촘해질수록 역으로 가치가 높아져 왔다. 일본 금융 당국의 조치도 같은 맥락에서 비트코인 가치 상승을 불러왔다는 분석이다.
미국 시카고증권거래소(CME)도 지난달 연내 비트코인 선물 상품을 출시하겠다고 밝힌 바 있어 가격 급등을 이끈 바 있다. 테리 더피 CME 회장은 최근 CNBC와의 인터뷰에서 비트코인 선물을 12월 둘째 주 출시할 것이며, 가격 하락에 베팅하는 숏커버 거래도 선보이겠다고 밝혔다.
선물거래가 시작될 시, 상장지수펀드(ETF) 등 추가 파생상품으로 기관 등의 투자자금이 더 몰려 추가 가치 상승도 가능할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다만 가격 상승 기대와는 별도로 비트코인의 지나친 급등세에 대해 우려도 나온다. 블룸버그는 이날 "많은 사람이 동의하지 않음에도 시장 주목 때문에 비트코인이 1000달러까지 치솟았다"며 비트코인의 움직임이 가격 상승세 자체에 도취한 '유포리아' 상황이라고 경고했다.
bhoon@fnnews.com 이병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