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제조업 좀 먹는 ‘특채’ 문화,,,‘고베제강’ 이어 ‘도레이’도 품질 조작

      2017.11.28 16:05   수정 : 2017.11.28 16:05기사원문
【도쿄=전선익 특파원】일본 제조업이 ‘데이터 조작’의 수렁에 빠졌다. 고베제강, 미쓰비시머티리얼에 이어 이번에는 최첨단 섬유·화학 업체 도레이다.

도레이의 닛카쿠 아키히로 사장은 28일 오전 도쿄 도내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자회사 ‘도레이 하이브리드 코드’의 품질 데이터 조작을 인정하고 고개를 숙였다.



도레이 하이브리드 코드는 지난 2008년부터 지난해 7월까지 자동차용 타이어나 호스, 벨트 등에 보강재로 쓰이는 이른바 '타이어 코드' 149건(부정 발생률 0.4%)을 조작해 자동차관련 업체 등 13개사에 공급했다. 타이어코드는 타이어 형상을 지켜주기 위한 기초 소재로 타이어의 동체 부분을 형성한다.
강성이 높으면 차의 조종 안정성이 향상하고, 낮으면 승차감이 좋아지는 성질을 갖고 있다.

도레이 닛카쿠 사장은 “고베 제강와 미쓰비시머티리얼의 문제로 품질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는 가운데 정확한 내용을 공표해야 한다고 생각했다”며 “특별채용(特別採用, 특채)하는 관행이 데이터 조작의 동기가 됐다”고 말했다.

닛케이신문에 따르면 제조업에서 특채는 부적격 제품을 취급하는 방법을 뜻한다. 일본내 소재·부품 업체들은 일반적인 관행으로 ‘특채’를 진행했다. 품질 경영 규격 ISO9001에도 이 개념에 관련된 규정이 있다. 고객이 요구하는 품질은 아니지만 불량품이라고 말할 수는 없는 제품을 ‘특채’로 간주하고 납품하는 것이다. 최종 제품의 품질에 영향을 주지 않는 것을 전제로 고객에게 허가서를 발송하고 ‘특채’를 납품해 왔다.

닛케이신문은 ‘특채’는 어디까지나 납기일에 맞추기 위한 응급조치의 일환으로 최대한 빨리 정규 품질 기준에 맞춰야 한다고 설명했다.

도레이 하이브리드 코드는 ‘특채’의 취지를 일탈하고 악용해 부적격 제품의 출하를 지속적으로 이어온 것이 문제다. 앞서 터진 고베제강과 미쓰비시머티리얼의 자회사들도 ‘특채’를 악용한 사례다.

닛케이신문은 “고객으로부터 클레임이 없으면 문제없다”의 안일한 마음으로 규격외 미달품을 정품으로 출하해 왔다고 지적했다.

한편, 일본 경제연합회 게이단렌 회장인 사카키바라 사다유키씨는 도레이 사장과 회장을 지낸 도레이 출신이다.
일본 경제계는 품질 데이터 조작 사건이 도레이에게까지 번진 것을 두고 일본 경제계 전체의 신뢰도에 큰 타격을 줬다며 우려하고 있다.

sijeon@fnnews.com 전선익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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