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무원연금 30년간 420조원 들어간다는데…국가채무 40% 관리 가능할까

      2017.12.05 21:36   수정 : 2017.12.05 21:36기사원문
내년 9500여명의 공무원 증원이 결정되면서 공무원 연금 지출이 급증할 것이란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연금은 반드시 돈이 투입돼야 하는 경직성 예산인 만큼 장기적인 국가재정에 부담이 될 가능성이 높다는 주장이다. 정부는 여전히 GDP(국내총생산) 대비 국가채무비율의 40% 내 관리를 자신하고 있지만 정확한 연금 추계는 공개하지 않고 있어 국가재정 불확실성이 가중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5일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내년 국가직 공무원 9475명 증원에 따른 인건비 등 소요예산은 2500억원으로 추산된다. 당초 정부가 예측한 원안(1만2221명) 예산보다 500억원 가량 감소한 수치다.


문제는 기하급수로 늘어날 가능성이 있는 공무원 연금이다.

최근 국회 예산정책처는 2018~2022년간 공무원을 매년 3만4800명을 전원 9급으로 채용할 시 30년 근속 후 퇴진 시 총 327조원 가량이 투입될 것으로 분석했다.

한국납세자연맹도 9급 공무원 한 명을 신규 채용 시 30년간 24억원의 비용이 들어갈 것으로 추산했다. 17만4000명으로 환산하면 총 419조원에 달한다.

예산정책처는 지난 2012년 GDP 대비 국가채무가 2060년까지 218.6%로 커질 것으로 전망한 바 있다.

정부는 여전히 2021년까지 5년간 국가채무비율을 GDP 대비 40% 내로 묶어둘 수 있다고 자신하고 있다. 하지만 공무원 충당부채가 급속도로 늘어나는 가운데 공무원까지 추가로 증원되면서 연금지급 부담도 한층 가중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실제 지난해 공무원 연금 충당부채 규모는 600조5000억원으로 1년새 68조7000억원이나 늘어났다. 이마저도 2015년 공무원 연금 개혁을 통해 부채 증가 속도가 다소 둔화됐다. 충당부채는 미래 지급할 연금액을 현재 가치로 환산해 산정한 금액이다. 국가가 직접 진 빚은 아니지만 연금지급액이 조성액을 초과해 고갈되면 정부는 부족분을 반드시 세금에서 메꿔줄 수 밖에 없다. 향후 국가재정을 위협할 '시한폭탄'인 셈이다.

그럼에도 정부는 여전히 17만4000명 공무원 증원 계획에 따른 연금재정 추계 분석치를 밝히지 않고 있다. 연금 추계는 제외하고, 5년간의 인건비 분만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여야 간사들에게만 제출했을 뿐이다. 성급한 발표로 잘못된 추계가 나올 수 있는 만큼 충분한 검토가 선행돼야 한다는 주장이다. 더불어 총수입이 총지출을 웃돌 것으로 전망되는 만큼 재정건전성에도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정부의 핵심 경제정책의 부실한 예산 추계로 국가재정의 불확실성만 커지고 있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높다.

한국세무학회장을 지낸 홍기용 인천대 교수는 "공무원 증원에 따른 정부지출은 내년 만이 아니라 향후 30년동안 국가재정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사안"이라며 "공무원 연금은 정부 돈이 반드시 들어가는 경직성 예산이기 때문에 만약 조세가 뒷받침되지 않을 경우 국가채무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번 예산안 부대의견에 담긴 공공부문 효율화 방안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도 나온다.
공무원 배치 실적에 따라 여야가 내년에 있을 2019년도 예산안 심사에서 우위를 점할 수 있기 때문이다. 여야 3당은 공무원 효율화를 위해 재배치 실적을 2019년 예산안 심의 때 소관 상임위원회에 보고하기로 했다.


나라살림연구소 이왕재 연구원은 "퇴직인원 수대로 공무원을 신규채용 하기보단 실제 그만큼의 정원이 필요한지 타당성 검토가 필요하다"면서 "장기적으로 공무원 수 및 급여를 현재와 같이 유지할 것인지, 줄여갈 것인지 결정하는 이슈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mkchang@fnnews.com 장민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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