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대통령, 베이징대 강연 "북핵은 중국에도 큰 위협, 한중 공조체제 구축 강조"

      2017.12.15 17:45   수정 : 2017.12.15 17:59기사원문


【 베이징(중국)=조은효 기자】 "두 사람이 마음을 함께하면 그 날카로움은 쇠를 절단할 수 있다(二人同心 其利斷金.이인동심 기리단금)."

문재인 대통령은 방중 사흘째인 15일 역경(易經) 계사상전(繫辭上傳)에 나오는 '이인동심 기리단금'을 인용, 북핵문제 해결을 위한 한.중 공조체제 구축을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오전 한.중 대학생 3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중국 명문 베이징대 연설에서 올해 북한이 총 15차례 탄도미사일 시험발사와 6차 핵실험을 감행했음을 언급하며 "북한 핵과 미사일 문제는 비단 한국만의 문제가 아니며 북한과 이웃하고 있는 중국의 평화와 발전에도 큰 위협이 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한국과 중국이 같은 마음으로 함께 힘을 합친다면 한반도과 동북아의 평화를 이뤄내는 데 있어 그 어떤 어려움도 극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전날 시진핑 국가주석과의 정상회담에서 도출한 '북핵문제 4대 원칙'(한반도 전쟁불가론.한반도 비핵화.대화와 협상을 통한 평화적 해결.남북관계 개선 필요성)을 거듭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우리는 한반도 평화 정착을 위한 중요한 전기를 맞고 있다"며 내년 2월 평창동계올림픽이 그 기점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달 13일 유엔 총회에서 중국을 비롯해 157개국 공동제안으로 올림픽 기간 휴전결의안이 표결 없이 만장일치로 채택된 점을 상기시키며, 북한의 올림픽 참여와 도발 중지에 중국의 역할이 있을 것임을 시사했다. 전날 한·중 정상회담에서 중국은 북한의 평창동계올림픽 참가가 남북관계 개선과 동북아 긴장완화에 기여할 것이며, 이를 위해 한국과 함께 노력해 가기로 한다는 입장을 처음으로 표명했다. 청와대와 외교안보라인은 북한의 도발 중지와 평창동계올림픽 참가에 중국의 역할이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문 대통령은 연설에 이어 이날 오후 중국 공산당 서열 3위이자 중국 내 '조선통(북한통)'으로 꼽히는 장더장 전국인민대표회의 상무위원장을 별도로 접견했다. 이 자리에서 문 대통령은 현 북한 상황에 대한 중국 지도부의 의견을 경청한 것으로 전해졌다. 장 위원장은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과의 깊은 인연을 바탕으로 지난 2012년 방북 당시 후계자 신분이던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을 만나본 몇 안되는 중국측 고위인사다.

한편, 문 대통령은 이날 연설에서도 양국 관계를 '운명공동체'로 묘사했다.
경제협력을 통한 번영의 동반자라는 의미의 '운명공동체'라는 단어는 이번 방중기간 공식연설과 정상회담 모두발언 등에서 총 세번 사용됐다.

이 같은 구상을 기반으로 문 대통령은 베이징에서의 마지막 일정으로 경제분야를 총괄하는 리커창 국무원 총리(서열 2위)와 면담을 갖고, 관계 정상화에 따른 실질적인 경제협력 조치에 대해 논의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밤 베이징을 출발, 중국 일대일로의 거점이자 임시정부청사가 있는 충칭으로 이동했다.

ehcho@fnnews.com 조은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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