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영화의 산 증인, 스태프들의 저력 돋보이는 ‘1987’
2017.12.19 18:46
수정 : 2017.12.19 18:46기사원문
영화 ‘1987'이 캐스팅뿐만 아니라, 스크린의 모든 것을 책임지는 스태프 크레딧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우선 틀을 뛰어넘는 발상과 장르 영화의 매력을 극한까지 밀어붙이는 ‘지구를 지켜라!’, ‘화이 : 괴물을 삼킨 아이’의 장준환 감독. 그가 한국 현대사로 눈을 돌렸다는 사실은 영화 ‘1987’에 호기심이 생기게 하는 가장 큰 동력이다.
하나의 장르에도, 기존의 문법에도 갇히지 않는 영화 세계를 가진 장준환 감독이기에 실제 사건과 실존 인물들의 이야기에 기초한 ‘1987’ 또한 쉽게 예측할 수 없는 영화적 재미와 다이내믹함으로 관객을 만날 것을 약속한다.
또한 인물들의 감정과 당시 시대의 공기까지 카메라에 담아야 하는 촬영감독은 김우형이 맡았다. 김우형은 ‘바람난 가족’, ‘그때 그사람들’, ‘만추’와 ‘암살’ 그리고 최근작 ‘더 킹’까지 사건의 긴박함과 인물의 감정, 둘 다를 놓치지 않는 촬영을 선보였다.
장준환 감독에 의하자면 마치 카메라가 또 하나의 배우인 것처럼 ‘1987’에 역동성을 불어넣었다는 평가다. 김우형 촬영감독은 영화 ‘1987’이 때로는 관조적으로 때로는 인물의 내면 속을 깊숙이 들여다보는 것 같이 관객의 시선을 안내할 것임을 예고한다.
한편 그 시절을 선명하게 기억하는 이들은 많은 데에 반해, 정작 당시의 흔적은 남아있지 않아서 영화적으로 가장 재현하기 어려운 시대로 꼽히는 80년대 후반의 공간을 실감나면서도 완성도 있게 만들어야 하는 프로덕션 디자인은 ‘불한당: 나쁜 놈들의 세상’의 느와르의 공간, ‘협녀, 칼의 기억’의 고려시대를 기품 있고 스타일리시하게 만들었던 한아름 미술감독이 맡았다.
그때를 살았던 이들에게는 당시로 돌아가게 하는 설득력 있는 시간 여행이 되어야 하고, 그 시절을 모르는 젊은 관객층에게는 사건이 벌어지는 배경인 동시에 인물의 속성을 보여줘야 하는 난제가 있었다.
차가운 냉기가 섬뜩하게 감도는 남영동 대공분실, 위협적인 카리스마가 관객에도 느껴져야 할 박처장 사무실, 그리고 뜨거운 열기가 하나로 모이는 6월의 광장까지. ‘1987’의 프로덕션 디자인은 그 자체로 드라마틱하다.
모두가 주인공이었던 수많은 캐릭터의 비주얼을 책임진 이들은 ‘박하사탕’, ‘오아시스’, ‘살인의 추억’, ‘형사’, ‘마더’, ‘아저씨’ 등 수많은 한국영화들에서 분장을 통해 캐릭터의 성격까지 고스란히 떠올리게 하는 베테랑 황현규와 ‘곡성’, ‘굿바이 싱글’, ‘터널’, ‘수상한 그녀’, ‘써니’ ,‘추격자’ 등 장르를 불문하고 캐릭터에 최적화된 의상을 선보였던 채경화로 ‘1987’이 실감 그 이상의 강렬한 인상을 갖춘 인물들을 만나게 해줄 것임을 예감케 한다.
/ekqls_star@fnnews.com fn스타 우다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