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들 내년 M&A용 채권 더 발행한다

      2017.12.20 17:19   수정 : 2017.12.20 17:19기사원문

【 워싱턴 서울=장도선 특파원 송경재 기자】 수년째 지속되는 저금리 속에 올해 글로벌 채권 발행이 사상 최고를 기록한 데 이어 내년에도 크게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와 블룸버그 등 언론들이 19일(이하 현지시간) 보도했다.

데이터 제공업체 딜로직에 따르면 금년에 은행들이 주선한 입찰을 통해 판매된 채권은 18일 오후 현재 6조8000억달러로 지난해 기록을 넘어섰다. 이는 미국의 주택 모기지 융자기관인 페니매와 프레디맥, 유럽투자은행과 같은 기구들이 발행한 채권, 그리고 모기지 및 자산 담보부 증권과 커버드 본드를 포함한 수치다.

그러나 입찰을 통해 판매된 미국 국채와 영국 길트채, 또는 지방정부 채권은 포함되지 않았다. 올해 글로벌 채권 발행은 AT&T와 마이크로소프트 등 우량기업들이 선도했으며 6조8000억달러 중 55% 이상이 회사채로 밝혀졌다.


콜럼비아 트레드니들의 포트폴리오 매니저 진 타누조는 "2017년에는 고등급 채권으로 많은 자본이 유입됐다. 수요에 의해 주도된 스토리다"라며 "만일 당신이 주권 국가나 기업이라면 지금 같은 금리 상황에서 돈을 빌려야 한다"고 말했다.

채권 발행은 내년에도 계속 활기를 띨 전망이다. 특히 인수합병(M&A) 자금 조달을 위한 채권 판매가 크게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당장 미국 최대 약국 체인 CVS가 보험사 애트나 인수를 위해 400억달러의 회사채를 발행할 가능성이 있다. FT는 미국 은행들이 세제개혁 이후의 M&A 반등에 대비하고 있다고 전했다. 신용평가기관 S&P 글로벌은 "추가 레버리징 위험, 특히 M&A로부터의 위험을" 목격하고 있다고 경고했다. 골드만 삭스의 합병 자금조달 담당 글로벌 헤드 크리스티나 미니스는 "우리가 믿고 있는 것처럼 M&A가 상대적으로 견고할 경우 더 많은 회사채가 발행될 것"으로 전망한다.

JP 모간에 따르면 2018년 미국의 순 국채 발행은 올해 보다 두배 이상 늘어난 1조3000억달러로 2010년 이후 최대 규모로 예상된다. 연방준비제도가 대차대조표를 축소하고 있는 상황에서 미국의 세제개혁에 따르는 재정적자 증가를 고려하지 않더라도 모든 신호들은 내년도 미국 재무부의 자금조달 비용 상승을 가리키고 있다고 블룸버그는 지적했다.

일부 분석가들은 올해 채권시장을 지지한 중앙은행들의 매입이 축소될 수 있다는 사실은 스티븐 므누신 재무장관이 직면한 도전이라고 지적했다. 미국과 유럽 중앙은행이 채권 매입을 줄이거나 보유 채권 매각을 앞두고 있어 시장이 요동칠 가능성이 높아질 수 있기 때문이다. 미 연방준비제도의 경우 내년 3차례 추가 금리인상과 함께 보유채권 규모를 줄이는 본격적인 테이퍼(되감기)에 나설 것으로 예상되고 있고, 유럽중앙은행(ECB) 역시 내년 중에 채권매입을 줄이거나 강경파의 입김이 세질 경우 채권매입 자체가 중단될 가능성이 있다. 시장에 채권이 넘쳐나게 된다는 것을 뜻한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올해 금융위기 이후 최대 규모 자금이 유입된 신흥시장 채권펀드들에게 2018년은 티핑포인트(tipping point)가 될 수도 있다고 경고한다.

EPFR 글로벌 데이터에 따르면 12월 14일 현재 신흥시장 채권펀드로 유입된 자금은 거의 800억달러로 적어도 2009년 이후 최대로 집계됐다.

이 같은 상황에 대해 제이슨 도우를 포함한 소시에떼 제네랄의 전략가들은 12월 보고서에서 "갈수록 불편한 균형"이라고 지적하며 "결국은 (경제 호황기가 끝나고 과도한 부채 등 잠재되어 있던 위험 요소들이 현실화되는 시점인) 민스키 모멘트(Minsky Moment)가 찾아올 것"이라고 말했다.

신흥시장 채권펀드는 2015년 말 이후 19%의 수익을 올려 같은 기간 글로벌 채권지수 수익 12%를 크게 앞섰다.
그러나 IMF는 통화정책 정상화로 향후 2년간 신흥시장 채권펀드로의 자금 유입은 700억달러 줄어들 것으로 추산한다.

IMF는 개발도상국으로 흘러 들어가는 외국 자본의 감소는 신흥시장 국가들의 자금 조달과 부채 연장에 보다 큰 도전을 제기하게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블룸버그 인텔리전스 데이터에 의하면 신흥시장 채권 발행기관들이 안고 있는 총 대외 부채의 절반을 약간 넘는 1조2000억달러는 2022년까지 만기가 돌아오는 채권들이다.

jdsmh@fn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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