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지는 변기통에, 변기 위에는 올라가지 마세요”

      2017.12.30 13:00   수정 : 2017.12.30 13:00기사원문

“휴지는 변기에 버려주시고 변기 위에는 올라가지 마세요.”
일본 도쿄 신주쿠역에 위치한 스타벅스 화장실에 한글로 적혀 있는 문구다. 물론 영어와 중국어로도 적혀있다. 위치상 관광객들의 왕래가 많은 곳이라 그런지 친절하게 그림까지 그려져 있다.



이 안내판에 눈이 간 이유는 변기에 올라가지 말아달라는 부탁을 해서다. 공공장소에서 신발을 신은 채 변기 위에 올라가 볼일을 보는 사람들에게 하는 부탁이다.
가장 기본적인 매너를 신신당부하는 안내판에 한글이 적혀 있다는 사실에 조금 화끈거렸다.

일본에서는 공공장소 곳곳에서 한글로 기본적인 매너를 지켜달라는 글을 볼 수 있다. “낙서를 하지 마세요”, “만지지 마세요”, “휴지는 변기에 버려주세요” 등이 대표적이다. 스타벅스에서는 영어가 들어가 있었지만 주로 한글과 중국어로만 적혀 있는 경우가 많다.

일본에 처음 왔을 때 음식점 화장실에 휴지통이 없어 당황했던 적이 있다. 그 음식점 화장실 벽 한켠에도 한글로 “휴지를 변기에 버려주세요”라고 적혀 있었다. 어렸을 때부터 휴지를 변기에 버리지 말라는 교육을 받고 자란 세대라 그런지 “변기가 막히면 어쩌지”라는 걱정이 늘 앞선다.

일본인 친구는 “과거에는 휴지 재질이 안 좋아 변기가 막혔지만 이제는 재질이 물속에서 분해돼 막히지 않는다”고 나를 안심시킨다. 하지만 조금 불안했는지 “그렇다고 휴지를 많이 넣으면 안된다”며 “그럼 막힌다”고 덧붙였다.

한국에서도 ‘휴지통 없는 화장실’ 문화가 곧 시작된다. 행정안전부는 국민의 위생을 위해 2018년도 1월 1일부터 ‘휴지통 없는 화장실’을 전면 시행한다. 공공화장실에서 휴지통을 찾아볼 수 없게 된다는 것이다. 공중화장실 휴지통에 버려진 휴지들이 미관상 좋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각종 악취를 유발했기 때문이다.
위생용품을 버려야 하는 여성들을 위해서는 여성화장실에 위생용품 전용 수거함이 설치된다고 한다.

“매너가 사람을 만든다”라는 영화 속 대사처럼 기본적인 공중도덕을 지키면 한결 질서있는 사회가 만들어 질수 있다.
오는 2018년에는 청결해진 공중화장실과 성숙해진 공중도덕을 기대해본다.

sijeon@fnnews.com 전선익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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