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의 허브, 제주…전기차 1만5000대 시대 '성큼'

      2017.12.31 11:19   수정 : 2018.10.18 14:38기사원문

【제주=좌승훈기자】 바람.여자.돌, 삼다(三多島)의 섬, 제주도가 앞으로는 전기차를 포함해 사다(四多)의 섬으로 불리어져야 할 것 같다.

국내 전기차 시장을 견인하고 있는 제주지역이 전기차 1만5000대 시대를 눈앞에 두고 있다. 제주자치도는 내년에 1070억원을 투입, 전기차 구매 보조금 지원과 충전 인프라 확충, 전기차 연관 산업 육성, 수요자 중심의 전기차 이용 문화 추진 등을 통해 제주가 전기차의 허브로서 위상을 확고히 다져나간다는 전략이다.



이는 원희룡 도정이 역점 추진하고 있는 ‘2030 카본 프리 아일랜드(Carbon Free Island Jeju, 탄소 없는 섬)’프로젝트와 맥을 같이 한다. '탄소 없는 섬' 핵심 사업중 하나가 ‘100% 전기자동차 섬, 제주’다.


지난 11월 말까지 제주도내 전기차 등록대수는 총 8836대다. 이는 전국 전기차 2만3116대의 38.2%를 차지한다. 2위 서울(4279대, 18.5%)과도 갑절 이상 많다. 게다가 현재 도내 전기차 계약물량 4989대 중 미등록 상태의 2093대가 등록되면, 1만929대로 내년 당장 전기차 1만대 시대를 열게 된다.


제주도는 또 내년 전기차 구매 지원에 879억1000억원을 투입한다. 우선 847억1000만원(국비 577억40,00만원, 도비 269억7000만원)의 전기차 구입 보조금을 확보, 총 3634대(승용 3596대, 버스 38대)의 전기차를 민간에 보급활 계획이다.

이에 따라 환경부의 보조금 단계적 축소 방침으로 국비 보조금이 200만원 줄어든 고속 전기 승용차와 화물차(0.5t)는 대당 1800만원 이내에서 지원받을 수 있다. 시속 60㎞의 저속 전기 승용차는 대당 828만원, 전기버스는 대당 1억원이 지원된다.

도의 계획대로라면, 내년 말에 제주도내 전기차 보급대수는 총 1만4553대가 된다.

전기 이륜차 구입 보조금도 25억원이 차종 규모별로 230~350만원 차등 지원된다. 또 전기차 전환 유도를 위해 7억원의 도 자체 재원을 확보, 폐차·수출말소 지원, 수출 물류비(중고차수출단지협의회) 지원, 전기화물차 지원 등도 추진된다.



■ 충전 인프라 확충 역점…전국 첫 폐배터리 자원화 추진

제주도는 특히, 전기차 충전 인프라 확충과 이용 편의 환경 조성에도 116억원을 투입한다.

우선, 전기차 구매자 거주지, 공동주택, 대규모 주차장 등에 완속 충전기 2430기를 추가로 보급해 전기차 운행여건과 충전 편의를 학대해 나가기로 했다.

또 공동주택 주변 주차도로 전봇대를 활용해 중속 충전기를 설치함으로써, 공동주택 충전 인프라 부족 문제를 완화시켜 나간다는 구상이다.

도내 사회복지시설 등에도 급속 충전기 70기를 보급할 예정이다. 아울러 태양광 발전시설을 활용한 전기차 충전소 2개소를 운영함으로써, 장애인을 비롯해 교통약자에 대한 충전 인프라 접근성을 확대해 나가기로 했다.

제주도는 문재인 정부의 국정과제와 연계, 전기차 연관 산업도 적극 육성한다. 올해 30억원을 시작으로 2021년까지 909억원을 투입, 미래 신사업 발굴을 통한 일자리 창출을 적극 나서기로 했다.

특히 전국에서 처음으로 폐배터리 자원화 사업을 추진한다. 내년 9월 문을 여는 전기차 폐배터리 재사용센터를 통해 전기차 폐배터리 에너지저장장치(ESS) 실증사업과 전기차의 전 주기 라이프 사이클 연구기반이 구축될 전망이다.

또 전기차 기반의 자율주행차 시범도시 조성 연구용역을 추진하는 한편, 전기차 충전과 주행 패턴에 대한 빅데이터를 구축함으로써 전기차 통합운영지원센터(TOC) 건립 기반을 다질 계획이다.

제주도는 또 전기차 이용자 모임(EVuff) 토론회 제주 개최, 전기차 서포터즈 운영, 제5회 국제전기자동차 엑스포 및 제5회 제주 전기차 에코랠리 개최(5월), 전기차 운행 안전교육(연 5회) 등 수요자 중심의 전기차 이용 문화 선도 부문에도 12억원을 투입한다.


■ 전기차 생태계 조성 ‘기폭제’ 역할…연관 산업 육성도 중점 추진

김현민 경제통상일자리국장은 “전기차 1만대 시대에 걸맞게 전기차 보급뿐만 아니라, 충전 인프라 확충, 수요자 중심의 전기차 문화를 적극 조성함으로써 제주가 전기차라는 거대한 생태계를 조성하는데 기폭제 역할이 되기를 희망한다”면서 “특히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맞아 전기차 연관 산업 육성을 통해 전기차 정책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적극 제시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한편 국내외 전기차 제조업체들도 제주시장 선점을 놓고 한층 더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시장 규모가 매년 크게 성장하는데다, 제주가 전기차 보급의 최적의 지형조건을 갖추고 있기 때문이다. 제주도는 일주도로 길이가 총 176.1㎞여서, 1회 충전으로도 섬 한 바퀴를 돌고도 남는다.
더욱이 전국에서 가장 많은 충전 인프라를 구축하고 있는 것도 전기차 업계가 제주도를 주목하는 이유다.

jpen21@fnnews.com 좌승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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