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카지노업 ‘외국자본+규모화+복합 리조트’ 지각변동 예고
2018.01.01 12:24
수정 : 2018.01.01 17:24기사원문
【제주=좌승훈기자】 "카지노는 규모가 작은 8곳보다는 큰 2곳이 낫다“ '투자 귀재' 짐 로저스 로저스홀딩스 회장은 지난 2013년 5월 제8회 제주포럼에 참석, "제주 카지노산업이 발전하기 위해 규모화가 필요하다"고 조언한 바 있다.
짐 로저스 말마따나, 제주 카지노업계가 외국 자본에 의한 규모화 경쟁으로 큰 지각변동이 예상되고 있다.
제주도내에는 총 8개의 외국인 카지노가 있다.
지난 2017년 3월 호텔신라제주 카지노(마제스타) 라이선스를 사들인 NHT컨소시엄을 비롯해 라마다프라자제주호텔(공즈)·하얏트제주호텔(랜딩)·제주칼호텔(메가럭)는 중국계이며, 제주썬호텔 카지노(제주썬)는 필리핀, 제주오리엔탈호텔 카지노(로얄팔레스)는 일본인(재일교포)이 소유하고 있다.
■ 랜딩에 이어 신화련, NHT도 영업장 확대 움직임
외국자본들은 특히, 기존 업체 인수를 통해 규모화, 대형화를 추진하고 있다. 복합리조트 ‘제주신화월드’ 조성사업을 추진하는 람정제주개발㈜이 2014년 7월 하얏트제주호텔 카지노를 1200억원에 인수한 것이나, 현재 제주시 한림읍 금악리에 96만㎡ 규모의 대단위 관광위락단지시설을 추진하고 있는 중국 신화련그룹이 2015년 9월 제주칼호텔 카지노 지분 51.5%를 취득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실제로 람정제주개발㈜는 현재 하얏트제주호텔 카지노를 제주신화월드로 이전하는 내용의 카지노 영업소 소재지 변경 및 영업장소 면적 변경허가를 위한 행정절차를 밟고 있다.
영업장 면적도 기존 803.3㎡에서 5581.27㎡로 변경한다는 것이다. 이는 당초 람정제주개발㈜가 당초 계획했던 1만683㎡보다 절반 가까이 준 것이지만, 기존 랜딩카지노보다 7배 가까이 확장되는 것이며, 현재 도내에서 가장 큰 제주신라호텔 카지노 2800㎡와도 거의 2배 규모이다.
■ 카지노, 특1급→복합리조트…연계 효과도 기대
기존 제주도내 카지노 영업장은 모두 특1급 호텔에 자리잡고 있다. 제주신화월드 계획대로라면, 랜딩카지노는 도내에서 복합리조트 내 첫 카지노 영업장이 된다. 대형화와 함께 리조트단지 내 숙박시설, 테마파크, MICE, 쇼핑스트리트, 한류 공연장 등의 엔터테인먼트 공간과 연계됨으로써 사업장 이전에 따른 시너지 효과가 매우 클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호텔신라제주 카지노를 인수한 NHT컨소시엄의 행보도 눈에 띈다. NHT컨소시엄은 중국전문여행사인 뉴화청국제여행사가 50%, 제이스테판㈜과 ㈜세미콘라이트가 각각 25%의 지분을 갖고 있다.
이 중 제이스테판㈜(옛 세우테크)는 자회사인 ㈜엠제이아이를 통해 제주시 애월읍 평화로 2477 일대에 13만817㎡ 규모의 리조트 건설을 추진 중이다. ㈜엠제이아이는 향후 1200실 규모의 호텔을 뉴화청국제여행사와 운영계약을 맺고, 카지노 영업장도 20년간 임대해 안정적인 수입원을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카지노 면적도 기존 2887㎡에서 1만㎡로 확대한다는 구상이다.
■ 롯데관광개발㈜도 전환사채 발행…카지노 인수 나서
제주드림타워 복합리조트 건설·시행사인 롯데관광개발㈜는 2017년 8월 표준금리 0%에 할인율 없는 전환사채(CB) 발행에 성공하며 400억원의 자금을 확보했다.
롯데관광개발㈜는 해당 자금을 카지노 라이선스 취득과 향후 운영비로 활용키로 했다. 롯데관광개발㈜ 제주도내 8개 외국인 카지노 영업권 중 하나를 획득하겠다는 입장이다.
드림타워는 롯데관광개발㈜이 중국 최대 부동산개발사인 녹지그룹의 자회사 그린랜드센터제주가 각각 59.02%, 40.98% 비율로 공동 개발하는 대형 한·중 합작 프로젝트다. 롯데관광개발㈜는 드림타워(38층, 연면적 30만3737㎡) 위상에 걸맞게 카지노 면적도 규모화 할 계획이다.
업계 관계자는 “현재 도내에서 기존 카지노 라이선스를 취득하거나 계획 중인 업체는 모두 리조트 개발업체”라며 “대규모 리조트 건설을 위한 투자비를 짧은 시간 내 안정적으로 회수하기 위해 카지노가 필수라는 생각을 갖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또 “경쟁력 확보 차원에서 카지노 영업장도 기존 면적보다 크게 확대하겠다는 것인데, 향후 규모화 경쟁에 따른 지각 변동의 파고가 거세질 것”이라고 말했다.
또 롯데관광개발㈜의 기존 카지노 영업권 취득 움직임에 대해 기존 업체가 한정돼 제한적이기는 하나, 지난 2016년 재무적 부담 때문에 매각을 검토했던 모 업체와 물밑 접촉이 추진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현재 제주도는 특별법에 따라 외국인이 5억 달러(한화 5000억원) 이상 투자하면 외국인 카지노를 신청할 수 있는 자격이 주어진다. 그러나 말 그대로 ‘자격’일 뿐이다. 이미 국내 업체의 절반인 8개 업체가 제주도내에서 경쟁하고 있는 데다, 민선 6기 원희룡 도정도 신규 카지노 불허 방침을 고수함에 따라, 복합리조트 개발 업체들은 기존 라이선스를 사들이는 방식으로 카지노 사업 진출을 꾀하고 있다.
jpen21@fnnews.com 좌승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