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전거도 사지 않고 빌린다?' 공유자전거 늘어나며 자전거업계도 긴장

      2018.01.03 15:51   수정 : 2018.01.03 15:51기사원문

국내에 불고 있는 '공유자전거' 열풍에 자전거업계가 긴장하고 있다. 언제, 어디서나 자전거를 빌려탈 수 있는 환경이 갖춰지면서 소비자들이 사는 게 아니라 공유하려고 하기 때문이다.

3일 업계에 따르면 서울시의 공유자전거 '따릉이'는 곧 2만대를 돌파할 예정이다.

지난 2015년 10월 성수, 상암, 여의도, 사대문안, 신촌 등 다섯 지역에 2000대가 시범도입된 이후 2년 만에 10배로 늘어난 것이다.

■지자체·글로벌기업·스타트업, 공유자전거 시장으로
따릉이의 흥행으로 공유자전거는 전국으로 확대됐다. 수도권 지방자치단체와 지방의 광광도시, 행정도시를 중심으로 퍼져나갔다. 경기 고양시의 '피프틴'과 안산시의 '페달로', 대전 '타슈', 세종 '어울링', 경남 창원 '누비자', 전남 여수 '유바이크(U-Bike)' 등이 대표적이다.

공유자전거에 대한 인지도가 높아지며 글로벌 기업의 국내시장 진출도 눈에 띈다.


세계 최초 스마트 공유자전거 기업인 모바이크(Mobike)는 최근 수원시에서 서비스를 론칭했다. 모바이크는 공유 자전거 200대를 광교중앙역, 수원시청역, 매탄권선역 인근에 우선적으로 배치하고 단계적으로 규모 및 지역을 늘려 상반기 중 수원시 전역에서 총 1000대를 운영할 예정이다. 모바이크는 자전거 거치대 및 키오스크(무인 정보 안내 시스템)가 필요하지 않은 무인 대여 자전거 시스템이다. 사용자는 모바이크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주변의 자전거를 검색하고 자전거에 부착된 QR코드를 스캔해 잠금을 해제한 후 이용할 수 있다. 사용 후에는 목적지 인근 공공 자전거 주차 공간에 세워 두면 된다.

서울시에는 공유자전거 서비스를 제공하는 스타트업까지 생겨났다. 스타트업 '매스아시아'는 최근 서울시와 협약을 맺고 민간 공유자전거 서비스 '에스바이크'를 여의도에서 선보인다. 에스바이크는 서울시가 제공하는 거치식 자전거서비스 따릉이 외에 서울시민의 근거리 교통수단에 편리함을 제공하는 민간 공유자전거 서비스를 제공한다.

매스아시아 한완기 대표는 “에스바이크가 국내에 첫 민간 공유자전거로 선보이는 것은 의미가 크다”며 “단순 공유자전거 서비스가 아닌 도시 교통혁신을 시작하는 첫단추가 될 것이며, 서울을 기점으로 중국 및 동남아 시장으로 서비스를 확대할 예정"이라며 포부를 밝혔다.

■자전거업계 긴장속 '윈윈' 기대도
자전거업계는 아직 표정관리를 하고 있지만, 장기적으로 생활용 자전거에 대한 수요가 줄어들 것을 염려하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공유자전거의 확산으로 대중의 자전거 경험이 증가해, 오히려 추후 자전거 매출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업계 다른 관계자는 "이미 공유자전거 광풍이 불고 있는 중국은 생활용 자전거가 공해로 취급받을 만큼 흔해졌다"며 "우리나라도 공유자전거가 이처럼 확산될 경우 국내 생활용 자전거 시장에서 타격을 입을 수밖에 없다"고 털어놨다. 이 관계자는 이어 "그러나 '따릉이' 등 공유자전거가 늘고 자전거에 대한 인프라가 확충되면 그만큼 자전거시장 전체가 커질 것"이라는 기대섞인 전망도 내놨다.
그는 또 "자전거업계는 주요 플레이어 중심으로 매니아를 위한 고가형 제품군이나 전기자전거 분야를 강화하고 있는 추세이기 때문에, 무조건 공유자전거를 적대적으로만 볼 순 없다"고 전했다.

fair@fnnews.com 한영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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