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담대 묶자 신용대출로 우회… 가계대출규제 '풍선효과'

      2018.01.03 17:51   수정 : 2018.01.03 22:23기사원문

정부의 가계대출 규제의 풍선효과가 곳곳에서 감지되고 있다. 주택담보대출 규제로 개인신용대출이 증가세를 보이고 있으며, 가계부채 대책의 일환으로 가계대출을 죄면서 중소기업 대출이 지속적으로 늘고 있다.

3일 은행권에 따르면 5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우리.KEB하나.NH농협)의 개인신용대출 잔액은 지난해 말 기준 97조3686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7조2186억원 증가했다.

정부가 8.2 부동산 대책과 10.24 가계부채 종합대책등을 발표한 지난해 개인신용대출이 7조원 이상 증가한 것이다.

정부가 주택담보대출을 규제하자 신용대출로 우회한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지난해 인터넷전문은행 등을 중심으로 개인신용대출이 늘어난 것 역시 증가요인으로 꼽히고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주담대의 수요가 신용대출로 쏠릴 경우 평균 금리가 높은만큼 가계부채의 질이 나빠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가계대출 규제의 여파로 중소기업 대출 잔액 역시 높아지고 있다. 지난해 은행권.비은행권 모두 중소기업 대출잔액이 큰폭으로 증가했다. IBK경제연구소의 2018 중소기업 대출시장 전망보고서에 따르면 은행권의 경우 2017년 1월부터 11월까지 예금은행의 중소기업 대출순증액은 44조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21.2% 증가했다. 상호금융권, 저축은행 등 비은행 예금취급기관 중소기업 대출순증액 역시 지난해 10월까지 27조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35.6% 증가했다. 보고서는 "고강도 부동산 규제로 인해 가계대출 수요가 억제되며 중소기업 대출 풍선효과가 지속될것으로 예상된다"고 내다봤다.


특히 개인사업자대출은 사실상 개인대출과 비슷한 성격이지만 중소기업대출로 분류돼 주택담보대출비율(LTV).총부채상환비율(DTI)LT규제 대상으로 잡히지 않는다.

이에 한국은행 역시 정부 가계부채 대책에 따른 풍선효과로 부실 위험이 높은 자영업자 대출이 더 늘어날 수 있다고 지적한 바 있다.
한은은 국회에 제출한 통화신용정책보고서에서 "8.2 부동산 대책 및 10.24 가계부채 관리 대책 영향에 따라 상대적으로 규제가 약한 개인사업자 대출 수요가 늘어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며 "가계대출 규제에 따른 풍선효과를 주의깊게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aber@fnnews.com 박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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