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광물자원공사' 회사채 디폴트 위기, 결국 국민 혈세 쏟나

      2018.01.04 14:51   수정 : 2018.01.04 14:51기사원문
한국광물자원공사가 발행한 3조원대 회사채가 디폴트(채무 불이행) 위기를 맞고 있다. 광물자원공사는 사채 발행한도 4조원을 거의 소진한 데다 5월에 돌아오는 해외사채 5억 달러를 갚아야 하는데, 현재로서는 갚을 능력이 없기 때문이다. 당장 신용보증을 서고 있는 정부가 국민세금으로 메꿔야 할 형편이다.

하지만 '혈세낭비' 논란이 불가피해 정치권의 집중포화가 예상된다.

■5월 해외사채 5억불 만기...차환여력 없어
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말 광물자원공사 자본금을 2조원에서 3조원으로 확충하는 한국광물자원공사지원법 개정안이 국회에서 부결돼 회사채 디폴트 위기감이 커지고 있다.
회사채 차환발행을 위해서는 자본금 한도를 늘려야 하는데, 국회 부결로 난감한 상황에 처했다. 공공기관들의 회사채 발행한도는 자본금의 2배다. 여기에다 광물자원공사는 사채발행 한도 4조원을 거의 소진, 잔여한도가 2700억원에 불과한 상태다.

현재 광물자원공사의 회사채 발행 잔액은 국내 및 해외사채를 포함해 총 3조7158억원이다. 이 중 1조7000억원은 국내 사채, 나머지는 해외 사채다. 문제는 오는 5월에 돌아오는 해외사채 만기다. 해외사채 5억달러(약 5650억원)를 차환해야 하는데, 현재로서는 여력이 없는 상황이다. 업계에서는 리파이낸싱이 안된다면 5월 부도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만약 광물자원공사가 파산할 경우 정부가 공사를 대신해 연기금, 기관들에 사채 원금을 고스란히 상환해야 한다. 즉 국민 세금으로 갚아야 한다는 것이다.

■공기업, 정부보증 믿고 무분별한 사채 발행 우려
중앙공기업의 회사채 파산 가능성이 불거지면서 이들에게 부여한 초우량 신용등급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광물자원공사는 중앙공기업의 지위를 가지고 정부가 신용보증을 서고 있다. 중앙공기업의 발행 회사채는 특수채다. 이 때문에 재무상태가 좋지 못해도 신용평가사는 광물자원공사 회사채에 대해 AAA등급을 부여하고 있다. 재무상황과 상관없이 자본잠식 상태인 한국광물자원공사에도 최상의 등급이 부여된 것이다.

실제로 신용평가업계는 자본금 확충법안 부결에도 정부의 신용보증 때문에 회사채 신용등급을 강등하지 않고 있다. 즉 파산하더라도 정부가 회사채를 대신 갚아주기 때문에 손실을 볼 염려가 없다는 입장이다.

연기금이나 증권사 등 기관들은 정부 보증을 믿고 대거 투자에 나섰고, 광물자원공사는 사채 발행량을 늘려 나간 것이다. 공기업 특수채 발행이 무분별하게 이뤄지는 것은 바로 이 때문이다.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신용도 AAA를 부여받는 공기업 특수채 발행잔액은 지난해 11월 기준으로 234조6348억원에 달한다. 10년전인 2008년 1월 113조2357억원에 비하면 2개 넘게 늘어난 것이다.
특수채 발행이 늘어난 만큼 연간 이자부담도 상당하다.

khj91@fnnews.com 김현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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