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재부 vs 행안부 '재정분권' 2차대립 우려

      2018.01.08 20:00   수정 : 2018.01.08 22:31기사원문
서울 강남 집값이 뛰면서 정부의 보유세 개편 논의가 급물살을 탄 가운데 국세와 지방세 비율을 조정하는 재정분권에 불똥이 튈 수도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보유세를 인상하고 거래세를 낮추는 방안이 유력한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지방세의 최대 기간세목인 취득세가 줄면 지방세 수입에 큰 타격을 줄 수 있어서다.

거래세는 양도세와 취득세, 보유세는 재산세와 종합부동산세로 이뤄진다.



8일 기획재정부, 행정안전부 등 관련부처에 따르면 보유세 등 세제개편 전반을 논의할 재정개혁특별위원회가 이달 구성될 것으로 알려졌다.

보유세 인상, 거래세 인하안을 관철시키기 위해서는 취득세 조정을 위해 지방자치단체와 합의가 선행돼야 하는데 지방 반발이 예상돼 진통을 겪을 것이라는 관측이다.

■재정분권 한다더니..오히려 지방세수 줄이나

취득세를 내리면 지방세수의 감소가 불가피하다. 2016년 기준 전체 지방세 75조5000억원 가운데 세목 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취득세는 28.8%인 21조7000억원에 달한다.

이 중 주택비중이 33%나 되기 때문에 7조원을 웃돈다.
기재부는 보유세를 인상하면 그만큼 부동산교부세 형태로 지자체로 배분되기 때문에 취득세를 낮추는 것에 대한 상쇄효과가 있어 지방세에 별 영향이 없을 것이라는 입장이다.

하지만 실제 취득세는 특.광역시나 도 단위의 세목이고 부동산교부세는 자치구나 시.군 단위에 바로 내려지기 때문에 취득세 보전 효과가 없다는 지적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이에 취득세 인하에 대한 형평성 있는 보전안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나온다. 과거 취득세를 인하했을 때에는 지방세수에서 취득세 인하분을 보전하기 위해 지방소비세율을 6%p 인상해 11%로 올린 바 있다.

이미 지방에서는 재정분권을 위해 지방소비세율을 20%로 올려달라고 요구하고 있다.

문재인 정부는 연방제 수준의 지방분권을 위해 현재 8대 2인 국세와 지방세의 비율을 7대 3을 거쳐 6대 4로 바꾸는 재정분권 작업을 추진하고 있다. 이 상황에서 지방세수의 감소는 정부의 국정방향과 배치된다는 평가다.

■재정개혁특별위원회, 기재부 vs 행안부 2라운드?

대통령 소속 지방자치발전위원회도 '범정부 재정분권 TF'를 발족, 내달까지 재정분권안을 만들고 있다. TF는 민간전문가, 기재부, 행안부, 자치단체 관계자 등으로 구성됐다.

이 TF에서 기재부와 행안부는 국세와 지방세의 비율을 놓고 힘겨루기에 들어갈 전망이다.

현재 국세와 지방세의 비율을 최대 6:4까지 지방세 비중을 늘리는게 핵심 내용이지만 부처간 입장 차이가 커 기재부와 행안부가 합의에 난항을 겪을 것으로 보인다.

한편 대통령 직속 정책기획위원회 산하에 신설되는 재정개혁특별위원회도 부처간 힘겨루기 2라운드가 될 수도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실제 조직 설계 협의 과정에서도 기재부 산하에 위원회를 둘지를 놓고 의견이 분분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설립 단계부터 기재부와 행안부가 미묘한 줄다리기를 벌인 것이다. 특별위원회 설치는 대통령령 개정 사항이다.


정부 관계자는 "취득세는 대표적인 지방정부 세원으로 인하하면 지방재정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어 지방의 반발이 예상된다"라고 말했다. true@fnnews.com 김아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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