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랗거나, 하얗거나.. 눈이 그린 그림, 제주의 겨울
2018.01.11 19:19
수정 : 2018.01.11 19:19기사원문
제주도는 깨끗한 자연 환경과 섬이라는 지형적 특성상 볼거리도 많고 먹을 것이 풍부하다. 그래서인지 맑은 공기와 바다, 조용한 시골 분위기와 함께 제주도에만 있는 맛집을 즐기기 위해 제주도를 찾는 여행객이 많다. 특히 연초를 맞아 1월 제주도 여행을 계획하는 관광객들이 현저히 늘고 있는 추세다.
눈꽃 속에 핀 제주..마방목지 푸른초지는 지금 눈썰매장
아이스링크처럼 변한 산정호수와 그 위에 살포시 쌓인 눈. 그 주위를 둘러싼 나무들이 소담스러운 겨울옷을 입고 있다. 한라산 정상까지 고된 산행을 하지 않더라도 활짝 핀 눈꽃을 볼 수 있는 선물이 사라오름에 보물처럼 숨어있다.
사라오름은 여름 장마철에는 데크까지 물이 찰랑거리며 아름다운 풍광을 만들어내고, 겨울에는 하얀 겨울왕국으로 변신해 또 다른 매력을 발산한다. 아는 사람만 방문하는 '비밀의 숲'인 셈이다. 한라산 성판악 등반코스 남측에 위치한 사라오름은 오름 분화구에 물이 고여 있는 산정 화구호다. 성판악 등산로 입구로부터 5.8㎞ 지점에서 사라오름 방향으로 600m만 가면 된다. 왕복 4~5시간 정도 소요되는데, 호수를 둘러 나무데크가 설치돼 있어 걷기에 편하다. 눈길 등산이므로 아이젠 등 안전장비는 필수다.
제주의 대표적인 눈꽃여행 장소로 꼽히는 1100고지. 차를 타고 갈 수 있어 접근성이 좋다. 특히 1100고지 습지에 마련된 자연생태 탐방로를 걸으며 눈꽃을 피우는 나무 사이를 걷고 있으면 마치 겨울왕국의 주인공이 된 것 같은 느낌이 든다. 팔각정 부근에서는 어른이나 아이 할 것 없이 눈썰매를 타며 동심으로 돌아간 사람들을 만날 수 있다. 푸른 초장에서 풀을 뜯는 말들을 감상하던 포토스팟 마방목지는 겨울에 썰매장으로 변신한다. 겨울에는 말을 풀어놓지 않기 때문에 1월을 지나 눈이 충분히 쌓인 마방목지는 천연 눈썰매장이 된다. 겨울철 제주도민들의 자동차 트렁크에는 썰매와 스노체인이 필수라는 말이 있을 만큼 겨울철 제주는 눈을 즐길 수 있는 곳이 많다. 썰매를 대여해주기도 하니 겨울철 놀이를 즐겨볼 만하다.
청초한 아름다움과 향기를 내뿜는 수선화. 한겨울 매서운 추위 속에서도 꽃을 피우는 강인함을 보고 있으면 제주로 유배 온 추사 김정희가 왜 특별히 사랑했는지 느낄 수 있다. 1월부터 제주에는 수선화가 피어나는데 제주 사람들은 지천으로 깔린 수선화를 보고 '아무짝에도 쓸모없는 마늘'이란 뜻으로 '말마농'이라고 불렀다고 전해지기도 한다. 서귀포시 대정읍에 있는 서귀포 김정희유배지, 대정읍 대정향교와 산방산 사이 도로변, 제주시 한라수목원 곳곳에 심어놓은 수선화를 볼 수 있다. 1월에 열리는 한림공원 수선화 축제에서는 만개한 50만송이의 수선화를 볼 수 있다.
이것이 사는맛, 노천탕과 복국.. 바닷바람 맞으며 온천 퐁당
따뜻한 물에 반쯤 몸을 담그고 산방산을 바라보거나 바닷바람을 맞으며 해수탕을 체험해보는 건 어떨까. 작지만 확실한 행복을 느끼는 건, 바로 이런 순간이 아닐까. 제주는 해수, 온천 등 다양한 물을 체험해볼 수 있는 목욕탕이 많다. 깨끗한 수질을 자랑하는 제주의 물로 따뜻하게 반신욕을 한다면 혈액순환 개선은 물론 매끈한 피부로 거듭날 수 있다. 산방산 탄산온천과 해미안에는 노천욕을 할 수 있는 공간이 있다. 청정제주 바닷물을 활용한 해수탕을 원한다면 해안가에 위치한 해수랜드, 도두해수파크, 해오름해수피아, 삼양해수사우나, 제주워터월드 등이 있다. 대규모의 시설이 아니어도 된다면 작고 아담한 동네목욕탕도 많으니 동네 주민들과 함께 도란도란 목욕해보는 것도 나쁘지 않다.
한라산이 차가운 북서풍을 막아주고 따뜻한 해풍 덕에 겨울에도 따뜻한 하효마을도 꼭 둘러볼만한 곳이다. 11월부터 귤빛으로 물드는 하효마을은 제주에서도 특히 맛있는 감귤이 나는 곳으로 유명하다. 따뜻한 바람을 느끼며 오밀조밀한 마을을 걷다 보면 귤나무를 심어놓은 집들도 보인다.
옛것을 쉽게 허물고 새로운 건물을 짓는 것이 익숙한 시대. 낡은 감귤창고, 소나 말의 마구간으로 쓰던 축사, 옛 밀가루공장 등 기능을 잃어버린 옛날 건축물들이 대대적인 수리를 거쳐 카페나 레스토랑 등으로 탈바꿈하고 있다. 재생건축물이라고 이름 붙여진 창고 카페들이 많이 생겨 인기를 끌며 제주다움을 체험하는 공간이 되기도 하고, 또 포토스팟이 되기도 한다. 예쁘게 꾸민 큰 헛간에 온 것 같은 느낌의 친봉산장, 전분공장을 개조해 만든 카페 앤트러사이트, 동백이 필 때 더 아름다운 카페 와랑와랑, 귤창고를 개조해 만든 뉴저지 등 투박하지만 빈티지한 감성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한 번쯤 가볼만한 곳들이다.
깊은 바다를 맛보는 것처럼 깊고 시원한 국물 맛이 그립다면 복국이 제격이다. 독성이 강한 복어는 고단백질 저열량인 데다 무기질과 비타민이 풍부해 다이어트에도 좋은 생선으로 알려져 있다. 메티오닌과 타우린이 풍부해 숙취 제거에 좋으며, 무엇보다 제주산을 으뜸으로 친다. 제주산 참복은 일본 등 다른 나라에서도 인기를 끌 정도로 맛이 좋다. 특히 10월에서 2월 사이에 많이 잡히는데 겨울의 복어는 육질이 쫄깃하고 독성이 약해지는 시기라 인기가 높다.
제주 4.3평화공원.. 70년 아픔, 이제 평화를 이야기할 시간
아름다움을 경험할 때 눈물이 나는 건 그 너머에 아픔이 숨겨져 있는 것을 알기 때문이다. 제주가 그렇다. 에메랄드빛 찬란한 제주의 땅 아래에는 70여년 동안 켜켜이 쌓인 제주의 아픔이 있다. 4.3의 기억은 그렇게 날이 선 채 70년이라는 시간을 베어왔다. 그리고 2018년 제주는 그 숨죽였던 아픔을 위로하며 변화하려는 갈림길에 서있다. 4·3 희생자들의 넋을 달래기 위해 만들어진 제주4.3평화공원과 제주4.3평화기념관. 2018년 4.3 70주년을 맞아 제주를 찾는다면 꼭 한 번 방문해야 할 곳이다.
희생자들의 아픈 이야기 1만4000개가 빼곡하게 쌓인 제주4.3평화공원(사진)에서 상처입은 사람들의 치유를 빌어주자. 제주4.3평화기념관은 최근 내부공사를 마치고 새롭게 단장해 관람객들이 4.3을 더욱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했다.
여행하고 싶지만 반려견 때문에 걱정이라면, 제주 여행이 답이다. 제주에는 반려견과 함께 숙박할 수 있는 펜션과 카페 등의 시설이 마련돼 있어 쉽고 편하게 여행할 수 있기 때문이다. 복잡한 도시 속에 늘 갇혀 있던 반려견에게 작은 여행을 선물해주자.
애견펜션은 반려견과 함께 머물 수도 있고, 따로 재울 수 있는 곳도 있으니 원하는 곳을 선택하면 된다. 카페와 펜션이 함께 운영되며 잔디마당과 반려견들의 놀이터가 마련돼 있는 모두올레, 독채 펜션으로 반려견이 마음껏 뛰놀 수 있는 단독 마당이 있는 맘앤도그, 독채 펜션이나 게스트하우스에서 함께 투숙이 가능한 샌디애견하우스 등이 있다. 개편한세상, 개다방, 놀멍쉬멍고르멍 등 반려견과 함께 이용할 수 있는 애견카페도 많다. 어느 때보다도 애견인들이 행복해질 수 있는 황금개띠해. 반려견과 함께 여행하며 소중한 추억을 쌓아보는 건 어떨까.
yccho@fnnews.com 조용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