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SUV 앞세워 美 ‘재고 제로’ 도전
2018.01.14 19:19
수정 : 2018.01.14 21:26기사원문
【 오렌지카운티(미국)=성초롱 기자】 현대자동차가 올해 미국시장에서 목표를 지난해보다 4.5% 가량 높은 71만6000대로 설정했다. 스포츠유틸리티차(SUV)와 제네시스를 주력으로 개인 판매를 늘린다는 전략이다. 특히 미국시장 고질적인 문제로 지적돼 온 재고를 내년까지 '0'으로 만들어 내실있는 성장을 이끌어내겠다는 방침이다.
이경수 현대차 미국법인(HMA) 법인장(부사장.사진)은 지난 7일(현지시각) 미국 오렌지카운티 HMA 본사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지난해 미국 시장에서 바닥을 치고 올해부턴 올라갈 것으로 확신한다"며 '미국 판매 전략'을 발표했다. 올해 미국시장 전체 자동차 수요는 작년에 비해 2% 가량 줄어들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현대차는 오히려 성장한 71만6000대를 목표치로 잡았다.
이날 이 법인장이 미국시장 성장을 목표로 공개한 전략은 'SUV'와 '재고 관리'로 함축된다.
우선 올해 소형 SUV 코나를 시작으로, 현재 투싼과 싼테페 2종에 불과한 SUV 라인업을 2020년까지 8종으로 확대한다는 목표를 밝혔다. 그는 "지난해 판매가 하락한 것은 픽업트럭을 포함한 SUV가 65%를 차지하는 현지 시장에 발빠른 대응을 못했기 때문"이라며 "코나를 기점으로 판매를 회복할 것"이라고 말했다. 당장 현대차 미국법인은 올해 1월부터 코나 판매를 시작하고, 다음 달 열리는 미국프로풋볼(NFL) '슈퍼볼' 광고에도 코나를 앞세워 판매 촉진에 나선다. 내년에는 중형 SUV LX2(프로젝트명)와 엑센트를 기반으로 한 소형 SUV QX(A세그먼트), 후년에는 JX 고급형 등을 출시할 계획이다.
소형 픽업트럭 콘셉트카인 싼타크루즈 도입도 추진하고 있다. 이 법인장은 "본사에 픽업트럭의 필요성을 요청했고, 승인이 떨어져 개발 중"이라며 "대형 픽업트럭의 경우 일부 브랜드에 대한 충성도가 강하기 때문에 새로운 차급의 소형 픽업트럭으로 승산이 있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재고 관리 역시 성장을 위한 최우선 과제로 꼽았다. 이 법인장은 "지난 9월 취임 후 가장 심각한 문제가 재고였다"며 "한국과 미국 앨라배마 공장에 생산을 줄여달라고 요청했고, 올해 7월부터는 한국에서 들여오는 차량의 재고를 완전히 없애고 수입해서 바로 판매하는 구조를 갖출 것"이라고 말했다. 생산 중심의 영업 구조였던 기존 해외법인 판매 시스템을 판매 중심의 생산 구조로 바꾸겠다는 것이다. 그는 "시장 수요에 따른 생산을 통해 이르면 내년 상반기 앨라배마 공장 생산 재고를 포함한 현대차 미국내 재고 '제로(0)'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과거 한국 본사 생산 계획에 맞춰 차량을 받다보니 물량 소화를 못한 딜러들이 렌터카 등 플릿(Fleet) 시장에 공급하는 구조가 형성돼, 중고차는 물론 신차 가치 하락까지 어어질 수 밖에 없었던 악순환의 고리를 끊겠다는 설명이다.
이 법인장은 신차 출시, 재고 관리 등을 통해 결국 개인 판매를 확대하는 것이 중장기적인 성장을 위해 중요하다는 입장이다. 실제 현대차 미국법인은 올해 개인 판매 목표를 61만6000대로 작년보다 13.2%나 높여 잡았다. 반면, 법인판매는 작년 14만대에서 올해 10만대로 28.6%나 낮췄다.
그는 "법인판매 확대로 시장 점유율은 유지했지만, 잔존가치와 판매가격이 떨어졌다"면서 "개인판매를 13% 가량 확대해 중고차 가격을 확보하면 수익성이 오를 것으로 기대한다"고 전망했다.
개인 판매를 위한 또 다른 전략으로 고급브랜드 '제네시스'의 현지 판매 확대도 적극 추진할 계획이다.
이 법인장은 "현재 현대차 딜러망에서 판매 중인 제네시스의 독립 판매도 오는 5~6월께 도입된다"며 "이를 통해 내년부터 현지시장에서 제네시스의 성장이 눈에 띌 것"이라고 자신했다.
longss@fn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