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틸렌 가격 '고공행진'.. 화학업계 웃는다

      2018.01.15 18:11   수정 : 2018.01.15 18:11기사원문

국내 화학업체들의 주요 소재 제품인 에틸렌의 가격이 최근 강세를 이어가고 있다. 이에 화학업계가 연초 쾌조의 출발을 했다는 평가다. 에틸렌 가격 강세가 올 해 장기간 유지될 것으로 전망됨에 따라 실적 개선도 전망된다.



15일 화학업계와 금융투자업계 등에 따르면 에틸렌 가격은 1월 현재 t당 1300달러를 기록하고 있다. 이달 평균이 1291달러로 지난해 1.4분기 기록했던 1068달러와 비교해 21% 가량 올랐다.

에틸렌은 '화학산업의 쌀'이라고 불리며 화학산업에서 기초 소재로 사용되는 제품이다. 화학업체들이 납사에서 분해 공정을 통해 뽑아내는 기초유분 제품이다. 에틸렌으로 폴리에틸렌(PE), 폴리염화비닐(PVC) 등의 석유화학 제품을 만들어낸다.


이에 에틸렌 가격은 주요 석유화학 제품의 가격에 영향을 미치고, 화학업체들의 수익에도 밀접관 연관을 맺고 있다. 에틸렌의 가격 상승은 기초유분 제품 생산량이 높은 순수화학기업들이 매출과 수익성 확대의 기회를 잡을 수 있다.

국내에선 롯데케미칼이 가장 큰 생산 능력을 보유하고 있다. 롯데케미칼의 에틸렌 생산능력은 국내외 모두 합해 총 332만t 규모다. LG화학 220만t, 여천NCC 195만t, 한화토탈 109만t, SK종합화학 86만t의 생산규모로 뒤를 잇고 있다.

에틸렌 가격의 강세는 당분간 이어질 것이란 분석에 무게가 실린다. 다음 달 중국 춘절 연휴를 앞두고 재고 확충 수요가 일어나고 있는데다 중국 정부의 환경 규제로 공급량이 줄어들 것으로 전망된다.

중국 정부가 폐플라스틱 수입을 금지하면서 새로운 플라스틱 생산을 위한 폴리에틸렌(PE), 폴리에틸렌 테레프탈레이트(PET) 수요가 늘어나면서 에틸렌 가격이 덩달아 오름세를 나타내는 것으로 파악된다.

에틸렌이 PE와 PET의 주요 원료이기 때문이다. 게다가 중국의 환경규제로 공장 가동률이 저하될 것으로 예상돼 중국의 화학제품 수입 수요는 더욱 커질 것으로 관측된다.

업계 관계자는 "중국을 비롯한 아시아 지역에서의 에틸렌 수요가 늘어나면서 제품 가격이 상승했다"면서 "호실적을 달성하기 위한 든든한 바탕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변수는 이처럼 시장 호황에 따라 북미지역과 국내에서의 증설 움직임으로 인한 향후 공급 과잉이다. 공급이 늘고 경기 침체와 맞물릴 경우 가격이 급락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있다.


미국 주요 화학기업들은 에탄가스를 분해해 에틸렌을 생산하는 에탄크래커(ECC) 설비를 오는 2020년까지 최대 약 1300만t 가량 늘릴 예정이다.

국내에서도 최근 호실적을 거둔 정유사들을 중심으로 에틸렌 사업 추진 가능성이 잇따라 제기되고 있는 상황이다.


다만 북미 지역의 생산 물량이 아시아 지역의 수급에 미치는 영향이 제한적이고, 글로벌 수요가 공급량에 맞춰 충분히 늘어나 가격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을 것이란 예측도 제기된다.

gmin@fnnews.com 조지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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