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르기스스탄 출신 서희원 부평 '힘찬병원' 코디네이터

      2018.01.15 20:13   수정 : 2018.01.15 21:40기사원문

【 인천=한갑수 기자】 "해외 환자 유치부터 환자 관리, 가이드 역할까지 해야 합니다. 인천공항에서 환자를 맞이하고 보내는 것도 제 몫이죠."

관절.척추 전문병원인 인천 부평 힘찬병원에서 의료관광 코디네이터로 일하는 서희원씨(42.키르기스스탄 이름 아브라크마노바 스베틀라나·사진)는 산부인과 전문의 출신 의료관광 코디네이터이다.

서씨는 키르기스스탄에서 태어나 국립의과대학를 졸업하고 그곳에서 인턴과정과 산부인과 전문의 수련과정을 마쳤다.

2000년 한국인 사업가와 국제결혼한 후 의사 직업을 포기하고 한국으로 왔다.

지금은 한국과 키르기스스탄이 협정을 체결해 키르기스스탄에서 의사 면허를 따면 한국에서도 활동할 수 있지만 그 당시만 해도 이 같은 제도가 없었다.


서씨는 공장에서 일하다가 2009년 한국관광공사에서 진행한 의료관광 코디네이터 1기 과정을 수료했다. 의사로서는 일하지 못하지만 그래도 의료 분야에서 일하고 싶었기 때문이다. 혹시 사정이 생겨 의료관광 코디네이터를 못하면 간병 일이라도 하려고 간병인 교육까지 받았다.

그는 수료 후 연세대 세브란스병원과 인하대병원 등에서 의료관광 코디네이터로 일했다. 인하대병원에서 일할 때는 매월 외국인 환자 100명을 유치할 정도로 탁월한 능력을 보였다.

다문화가정을 소개하는 TV 프로그램인 '러브인 아시아'에 성공 스토리가 소개되기도 했다. 5년간을 인하대병원에서 일하고 2016년 10월부터 부평 힘찬병원으로 자리를 옮겼다.

서씨는 이곳에서 국제팀 팀장 역할을 맡아 러시아와 몽골 등의 외국인 환자를 유치하고 있다.

러시아는 날씨가 춥기 때문에 남자들이 담배.술을 많이 하고 기름진 음식도 즐겨 먹는다. 50대가 되면 살이 많이 찌고 뼈가 약해져 디스크와 관절질환이 많이 생긴다. 이 때문에 정형외과 환자와 암 환자들이 한국을 많이 찾는다.

서씨는 의사 활동 경력을 살려 환자들에게 러시아.한국 의료수준을 비교해 설명하고, 어려운 의학용어도 쉽게 풀어서 설명해 준다.

서씨는 환자들이 안심하고 수술할 수 있도록 수술실까지 환자 손을 꼭잡고 들어가고, 수술 후 재활치료 시 환자 마음을 다치지 않도록 더 세밀히 신경 쓰고 이야기도 경청한다.


서씨는 "의사가 아니라서 비록 수술에 참여해 아픈 곳을 고쳐줄 순 없지만 제가 할 수 있는 일인 환자의 이야기를 들어주고 불편사항을 해결하는 데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수술이 잘 되어 환자가 꽃처럼 밝게 웃을 때와 환자가 치료를 마치고 귀국해 감사인사를 할 때 보람을 느낀단다.


서씨는 "환자 하나하나를 가족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짜증이 나지도 않고, 스트레스도 받지 않아요. 간혹 스트레스를 받을 때도 있지만 이럴 때는 '스트레스를 받지 말자'며 스스로에게 주문을 걸죠. 이렇게 하면 병원 이미지가 더 좋아져 환자들이 더 많이 찾아올 거라고 생각해요"라며 활짝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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