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中-북한 석탄 밀거래 실태 공개.. "자동선박식별장치 끄고 北 입출항"

      2018.01.19 17:35   수정 : 2018.01.19 17:35기사원문
지난해 유엔 제재로 대부분의 무역 통로가 막힌 북한이 중국 국적 선박 등을 이용해 편법으로 밀무역에 나선 정황이 미국 정보기관에 의해 포착됐다. 공개된 자료에 따르면 중국과 러시아가 해당 거래에 관여한 정황 증거는 있지만 구체적인 개입 여부는 불분명한 상황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8일(이하 현지시간) 미국이 유엔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에 제출한 증거자료를 인용해 안보리 제재를 어기고 북한과 무역에 연루된 선박들이 더 있다고 보도했다.

앞서 미국은 지난달 안보리에 유엔 대북제재를 위반한 것으로 알려진 선박 10척에 대한 국제항구 접근 금지 조치를 요구했다. 그러나 안보리는 지난달 중국의 이의제기로 10척 가운데 북한 선적의 4척만 접근 금지 명단에 올렸다.
미 정부가 이번에 제출한 자료들은 나머지 6척의 불법행위를 뒷받침하는 증거들이다. 뉴욕타임스(NYT)는 6척의 선박이 중국뿐만 아니라 한국, 홍콩, 대만과 연관이 있다고 주장했다.

WSJ에 따르면 이들 선박은 밀무역을 위해 자동선박식별장치(AIS)을 끄고 운행했다. AIS는 선박의 항해정보를 위성과 지상 관리시스템에 전달하는 장비로 끄게 된다면 다른 선박이 가까이 접근하지 않는 이상 추적이 어렵다. 신문에 의하면 중국 국적의 글로리 호프 1호는 지난해 8월 5일 북한에 대한 석탄 수출을 전면 금지하는 안보리 결의 2371호가 통과된 직후 파나마 깃발을 달고 서해에서 대동강을 거슬러 올라 북한 송림항에 입항했다. 해당 선박은 8월 7일 송림항에서 석탄을 실은 뒤 중국 쪽 해안으로 빠져나왔고 AIS를 끄고 항해했다. 글로리 호프 1호는 같은달 15일 중국 롄윈항에 접근하면서 AIS를 켠 뒤 항구에는 들어가지 않은 채 주변 해역을 맴돌았다. WSJ는 이러한 행위가 북한이 아닌 중국에서 화물을 선적한 것으로 위장할 목적이었다고 풀이했다. 글로리 호프 1호는 롄윈항 주변에서 1주일 이상 머물다가 베트남 깜빠항으로 이동해 북한에서 실었던 석탄을 하역했고 베트남에 진입하면서 다시 AIS를 껐다.


NYT는 중국과 러시아를 언급하면서 양국이 그동안 북한 제재에 소극적인 모습을 보였지만 밀무역에 정부차원으로 개입했다는 증거는 빈약하다고 지적하다. 6척 가운데 하나인 홍콩 선적의 라이트하우스 윈모어호의 경우 선원 가운데 25명이 중국인이나 정부와 연계됐다는 증거는 거의 없다.
WSJ는 소식통을 인용해 중국 정부가 6척 중에 최소 4척에 대해 수사를 벌였으며 이 중 1척의 운영관계자를 구속 수사했다고 설명했다.

pjw@fnnews.com 박종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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