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FRS 발등에 불’, 보험사 부동산 유동화 속도낸다
2018.01.24 10:51
수정 : 2018.01.24 16:38기사원문
2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교보생명은 2016년부터 16개 사옥 매각을 추진한 결과 지난해까지 총 5곳의 사옥을 총 593억원 규모에 매각했다.
삼성생명의 부동산 매각 작업도 수년째 이어지고 있다. 삼성생명은 2016년 1월 부영그룹에 태평로 본사 사옥을 5000억원대에 매각한 바 있다.
같은 해 서울의 종로구 수송타워, 동여의도 빌딩에 이어 지난해에는 강남 메트로빌딩(861억원), 역삼빌딩(2109억원), 미아빌딩(190억원), 사당빌딩(351억원), 장안빌딩(150억원) 등 수 채를 매각했다. 현재 대구 덕산빌딩을 매물로 내놨다. 자산운용사인 GRE파트너스가 약 1200억원 수준으로 매입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한화생명도 작년 서울 강서구 화곡동 사옥을 373억원에 매각한 바 있다. 한화생명은 향후 4개 사옥을 추가로 매각한다는 계획이다.
한화생명 관계자는 "새 IFRS 대응을 위해 부동산 매각, 신종자본증권 발행 등 다방면으로 노력하고 있다"고 전했다.
보험사들은 대부분 이들 사옥을 팔았지만 재임차하는 세일즈앤드리스백 방식으로 선택해 매도 부담을 줄이면서 현금을 확보하고 있다.
금투업계 관계자는 "보험사들은 중장기적으로 고용 인원을 줄일 수 밖에 없다"면서 "매각이 빠를 수록 적정 가격 형성 측면에서 유리하다고 판단한 거 같다"고 설명했다. 작년 4·4분기에 MG손해보험도 강남구 역삼동 빌딩을 810억원에 매각을 완료했다.
이처럼 시장에선 사옥 매각이 활발한 것과 관련 IFRS 도입 대비와 보험사 인력 구조조정 이유가 가장 크다고 해석하고 있다.
보험사들은 2021년 보험 부채를 원가가 아니라 시가로 평가해야 하는 IFRS17 시행을 앞두고 있다. 시가로 평가하면 부채가 증가해 보험사의 건전성 지표인 지급여력비율(RBC)을 끌어내린다.
금융당국은 국내 보험사에 RBC 비율을 150% 이상으로 유지할 것을 권고하고 있어 각 보험사들은 대규모 자본확충이 필요한 상황이다. 또 비대면 금융서비스가 늘어나면서 보험사 인력이 줄어드는 것에 대한 대비라는 해석도 나온다.
보험사들은 이외에도 후순위채 발행 등을 통해 자본적정성 관리에도 나서고 있다. 최근 1~2년 사이 롯데손보, 현대라이프, 현대해상, 동부화재, 농협생명 등이 줄줄이 후순위채를 대거 발행했다. 국내외를 가리지 않고 신종자본증권(영구채) 발행도 확대하고 있다.
지난해 한화생명, 흥국생명, 교보생명이 줄줄이 신종자본증권 발행에 성공했다. 영구채는 만기가 정해져 있지만 발행하는 회사의 결정에 따라 만기 연장이 가능해 회계상 자본으로 인정되는 채권이다.
khj91@fnnews.com 김현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