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립선비대증' 날 추우면 더 심해진다
2018.02.08 19:49
수정 : 2018.02.08 19:49기사원문
겨울철에는 전립선비대증 환자들이 소변 보는 것이 불편해진다. 날씨가 쌀쌀해지면 교감신경계가 체온 유지를 위해 활성화되면서 전립선 주위의 근육이 수축돼 배뇨장애가 심해지기 때문이다.
고려대 구로병원 비뇨기과 문두건 교수는 8일 "소변이 자주 마렵고 참기 어려운 증상이 나타나거나 밤에 자다 깨 화장실을 가야 하며 소변을 보고 난 후에도 잔뇨감이 들면 전립선비대증을 의심해야 한다"며 "전립선비대증을 방치하게 되면 갑자기 소변을 보지 못하게 되는 급성 요폐 증상이 발생하거나 요로감염, 방광 내 결석 생성 등 다양한 문제가 발생할 수 있으므로 반드시 치료를 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40대 이후부터 증가…70대 70%가 환자
방광 아래쪽에 위치한 전립선은 밤톨(15㎎) 정도의 크기로 정액의 일부를 생산하는 일을 한다. 이 전립선이 커지고 비대해지는 것이 전립선비대증이다. 증상으로는 소변이 금방 나오지 않고 소변 줄기가 약한 것이 특징이다.
또 소변을 다보고 바지를 입을 때 다시 흘러내리거나 잔뇨감이 있으며, 소변을 자주 보게 된다. 특히 한밤중에도 소변 때문에 깨어 자주 화장실에 가야 하는 등 일상생활에 큰 불편함이 있다.
전립선비대증은 노화에 의한 남성호르몬 불균형으로 18~20g 크기의 전립선이 약 10배인 200g까지 비대해진다. 대한비뇨기과학회에 따르면 전립선비대증은 연령에 비례해 유병률이 증가한다. 40대 남성은 약 40%, 60대에서는 약 60%, 70대는 약 70% 이상에서 전립선비대증을 겪는 것으로 보고된다.
특히 기온이 떨어지면 골반근육과 전립선 부위 요도근육의 수축과 이완 작용이 제대로 되지 않아 평소 배뇨 기능이 좋지 않았던 이들은 소변길이 막히는 '급성 요폐'가 발생해 응급실을 찾기도 한다.
이는 땀으로 수분이 많이 배출되는 여름에 비해 겨울에는 주로 땀 대신 소변으로 수분이 배출되므로 방광에 소변이 차기 쉽기 때문이다. 또 환절기 자주 먹게 되는 감기약의 항히스타민성분도 알파수용체신경을 자극해 전립선 평활근을 수축시키는 것도 영향을 미친다.
■합병증 위험 증가해 조기발견 중요
전립선비대증을 노화에 의한 것이라고 방치하면 합병증이 발생할 수 있다. 따라서 조기에 치료하는 것이 좋다.
합병증으로는 방광이 예민해지는 과민성방광, 소변에 든 노폐물이 잘 배출되지 않아 요로에 쌓이게 되는 요로결석, 소변의 요독으로 인한 신장기능 저하, 이로 인해 혼수상태로 이어질 수 있는 요독증 등이 있다.
따라서 40대 이상 남성들은 평소 자신의 배뇨 상태를 체크하고 의심 증상이 나타나면 즉시 전문의의 정확한 진단을 받아야 한다. 전립선비대증을 진단하기 위해서는 개별적인 병력청취, 증상평가, 진찰 및 여러 가지 검사를 시행한다.
특히 전립선비대증은 초기에 발견하면 약물치료만으로도 증상이 호전된다. 약물치료로 요도 괄약근을 이완시키거나 전립선 크기를 줄여준다. 하지만 약 복용을 중단하면 증상이 재발되므로 꾸준히 복용해야 한다.
약을 복용해도 전립선 크기에 변함이 없거나 합병증이 생겼다면 전립선을 절제하는 수술 치료를 고려해야 한다.
수술 치료로는 요도경하 전립선 절제술과 레이저 절제술이 있다. 하지만 요도경하 전립선 절제술의 경우 출혈의 위험이 있어 요즘은 레이저 절제술을 더 선호하는 편이다. 레이저 절제술은 혈관에만 선택적으로 흡수되는 고출력 레이저를 사용해 비대화된 전립선 조직을 제거하는 원리다. 입원 기간도 짧고 약물에 비해 장기적인 치료효과를 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하지만 전립선 절제술과 레이저 절제술 모두 전신마취를 해야 한다는 단점이 있다. 이 때문에 고령 환자나 고혈압, 당뇨병, 비만 등의 기저질환이 있는 환자의 경우 수술을 받지 못하는 상황이 발생하기도 한다.
또 50~60대의 경우 수술 이후 발생할 수 있는 역행성 사정, 사정액 감소, 발기부전 등과 같은 부작용 위험도 있다. 따라서 전문의와 상의한 후 치료를 결정해야 한다. 또 최근에는 유로리프트(전립선결찰술) 등과 같은 새로운 시술을 시행하기도 한다.
겨울철에 전립선비대증의 증상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규칙적인 가벼운 운동과 체온을 유지할 수 있게 따뜻한 환경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특히 저녁 식사 후 수분 섭취를 피하고 식사시 채소 섭취량을 늘리고 탄산음료 및 커피, 맵거나 짠 자극적인 음식을 줄이는 것이 좋다.
또 전립선비대증 환자는 너무 오랫동안 앉아 있는 것을 피하고 요의를 느낄 때 참지 말고 화장실을 가도록 해야 한다. 따뜻한 물에 배꼽까지 푹 담그는 반식욕은 전립선비대증 증상 완화에 효과적이니 규칙적으로 실시하면 도움이 된다. 또 감기약을 복용할 때는 주치의와 상의하는 게 좋다.
pompom@fnnews.com 정명진 의학전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