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바이애슬론 역사 쓴 랍신 '다리가 원망스러워'

      2018.02.15 22:48   수정 : 2018.02.15 22:48기사원문
2018 평창동계올림픽 바이애슬론 남자 20㎞ 개인 경기를 마친 티모페이 랍신(30·조인커뮤니케이션)은 무척 지친 표정으로 공동취재구역(믹스트존)에 들어왔다.

그는 헐떡이며 "굉장히 힘들었다. 여름에 시즌을 준비할 시간이 부족해서 (가장 주행거리가 긴) 개인 경기가 힘들다"고 말했다.



랍신은 15일 평창 알펜시아 바이애슬론센터에서 열린 경기에서 50분 28초 6으로 골인, 86명의 선수 가운데 20위에 올랐다.

지난해 초 러시아에서 한국으로 귀화해 한국 바이애슬론 역사를 새로 쓰고 있는 랍신은 원래 사상 첫 올림픽 메달까지 기대할만한 선수다.

월드컵에서 6차례 우승했을 정도로 정상급 기량을 뽐내는 그는 사격이 주특기다.

2017-2018시즌 랍신의 국제바이애슬론연맹(IBU) 월드컵 사격 명중률은 86%로 최정상급 선수와 견주어도 뒤떨어지지 않는다.

그러나 지난해 십자인대 수술을 받은 여파가 그의 발목을 붙잡는다.


수술과 재활을 마치고 8월에야 복귀했지만, 6개월이라는 시간은 그가 원래 기량을 회복하기까지 턱없이 부족했다.

랍신은 평창올림픽에서도 우수한 사격 솜씨를 뽐내고 있다.

11일 남자 스프린트 경기에서는 10발 중 1발을 놓쳤고, 역대 한국 선수 올림픽 최고 순위인 16위를 찍었다.

이날 개인 경기 역시 사격 20발을 모두 명중한 선수는 86명 중 3명에 불과하다.

1발을 놓친 랍신은 경기 중반까지는 상위권에서 버텼지만, 경기 중반 이후에는 스키 주행 속도가 급격하게 떨어졌다.

김종민 대한바이애슬론연맹 부회장은 "만약 무릎을 다치지 않았다면 메달권까지 충분한 선수라 안타깝다. 다른 선수는 사격에서 1발만 놓쳐도 나쁘지 않은 결과지만, 랍신은 모두 맞힌다는 각오로 경기에 나선다"고 설명했다.

랍신도 "좀 더 천천히 쏴서 실수를 안 했다면 좋았을 것이다. 한 발을 놓친 것도 완벽하지 않은 사격"이라고 아쉬워했다.

만약 랍신이 사격 1발을 놓치지 않았다면, 이날 경기에서 9위까지 순위를 올릴 수 있었다.

이제 랍신은 18일 15㎞ 매스스타트만을 남겨두고 있다.


한국 남녀 선수를 통틀어 매스스타트에 유일하게 출전하는 랍신은 "실수를 줄여 좋은 성적을 남기고 싶다"고 각오를 밝혔다.

pja@fnnews.com 박지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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